|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
| 유형 | 작품/설화 |
| 지역 |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
| 시대 | 현대/현대 |
| 성격 | 민담 |
|---|---|
| 주요등장인물 | 우는 어린 아이|어머니|호랑이 |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정착한 한인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민담 형태의 우화.
「곶감」 이야기는 고대 인도의 우화집 『관차 탄트라』 중의 「식인귀, 말 도적과 원숭이」라는 민담에서 기원하였다. 이 이야기는 자체의 해학성과 취미성으로 일찍 민간에 널리 유전되었다. 「곶감」형 설화가 전승되는 가운데 두 가지 유형 즉 중국, 일본의 「옥루」형과 한국의 「곶감」형으로 변형되었는데 모두 자체의 민족적 특색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한민족일 경우 전통 음식으로 늘 먹게 되는 곶감을 이야기 속에 삽입시킴으로써 더욱 인상적이며 범이 무섭다기보다 곶감으로 인해 아이가 울음을 그치는 장면은 한 방면으로 한민족의 풍속 생활과의 밀접성을 생생히 반영한 것이다.
옛날 늙은 호랑이 한 마리가 며칠 동안 먹지 못해 굶주리다가 밤이 되자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에 이른 호랑이는 살금살금 집집을 돌아보았으나 잡아먹을 짐승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린 아이라도 잡어 먹으려고 등불이 켜져 있는 한 초가집 마당에 들어가 방안을 엿보았다. 이 때 방안에서는 어린 아이가 울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아이를 달래다 못해 창문을 두드리며 ‘에비! 호랑이 온다’고 소리쳤다. 그래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호랑이가 온다는 말이 호랑이는 자기를 말하는 줄로만 알고 창문으로 들여다 보려 하는데 ‘옛다! 곶감이다’하고 어머니가 소리치니 아이가 울음을 딱 그쳤다. 호랑이는 곶감이 자기보다 더 무서운 물건이라고 여기고 비실비실 물러났다.
그러다가 외양간에서 ‘음매’ 하는 송아지의 울음소리를 듣자 호랑이는 살그머니 외양간으로 들어갔다. 이 때 소도둑이 한창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으면서 송아지를 찾던 중인데 뿔도 없는 미끈한 놈이 손에 집히는지라 도둑은 두 귀를 잡고 밖으로 내끌었다. 호랑이는 어둠속에서 자기를 끄는 이놈이 바로 곶감이겠다고 여기고 밖으로 냅다 뛰었다. 그런데 그놈이 날렵하게 자기 등에 올라앉아 발로 엉덩이를 걷어차는 것이었다. 호랑이는 이것이 영락없이 무서운 곶감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산중으로 냅다 뛰었다.
호랑이 등에 탄 소도둑은 호랑이가 뛰는 바람에 두 귀를 꽉 틀어잡고 ‘와! 와!’ 소리 지르며 멈추라고 하였다. 호랑이는 더욱 기를 쓰고 뛰었다. 얼마나 뛰었는지 동녘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오자 소도둑은 그제야 자기가 탄 것이 호랑이인 것을 알아차리고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라 두 귀를 놓는 바람에 땅에 굴러 떨어졌다. 호랑이는 이젠 곶감이 떨어졌으니 살아났다고 여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속으로 도망쳤다.
「곶감」형 설화는 중국 대륙과 한반도에 광범히 유전되었는데 서로 유사하면서도 각각이 특이한 점을 보인다. 중국의 곶감 이야기를 보면 첫째, 주인공은 가옥이 낡아 비가 새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둘째, 먹이를 찾으러 다니던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자기보다 더 무서운 동물이 있다고 여긴다. 셋째, 한 도적이 소를 훔치려 왔는데 그만 호랑이를 소로 잘못 여기고 그 위에 탄다. 호랑이는 도적을 ‘옥루(屋漏)’라 여긴다. 넷째, 호랑이는 ‘옥루’를 업고 달아난다. 일반적으로 호랑이의 조수는 원숭이였다. 다섯째, 결국에 호랑이는 도주하거나 지쳐서 죽는다.
한민족의 「곶감」형 설화는 내용에서 민담 고유의 맛과 해학을 충분히 띠고 있으며 민간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널리 유전되었다. 그 특이한 점을 보면 첫째, 가짜주인공들의 신분 관계는 주로 모자 관계로 나타난다. 둘째 피동적인 추구자는 중국의 「곶감」 이야기에서 늘 볼 수 있는 말, 노새, 돼지, 산양 등 가축이 아니라 성격이 온순하고 부지런한 소[牛]이다. 셋째, 이 이야기의 조수는 가끔 토끼로 등장된다. 넷째 이야기의 결말 부분은 복합식 혹은 첨가 형식으로 끝나는 장면이 매우 많다. 다섯째, 중국 대륙의 「곶감」 이야기에서 호랑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옥루’인데 한반도의 「곶감」 이야기에서는 평소에 즐겨먹는 곶감이라는 과일이다. 곶감은 조선민족의 명절이나 인생 의례에서 늘 활용되는 음식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