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百日紅 |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 지역 |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
| 성격 | 전설, 민담, 항일설화, 애정설화 |
|---|---|
| 형성 시기/일시 | 1963 |
| 채록 시기/일시 | 1953~1963 |
| 채록지 |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
1979년에 정길운이 수집·정리한 두 번째 민간 이야기집.
『백일홍』은 정길운의 두 번째 채록 설화집이다. 이 책자는 문화 대혁명 기간에는 민족주의와 매국주의를 고취한 반동 작품이며, ‘독초(毒草)’라고 비판받았던 설화집 『천지의 맑은 물』[연변인민출판사, 1963]의 죄명을 벗고 정치적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고자 내용 일부를 수정하여 재수록하고 수집한 것을 보완하여 38편을 수록한 책이다. 수록 작품은 「천수」, 「해란강」, 「용천골」, 「신랑의 옷」, 「이라」, 「행주치마」, 「힘센 총각」, 「박마누라」, 「백일홍」, 「네형제」, 「세털옷」, 「보쌈 막은 총각」, 「봉선화」, 「같지 않은 사람」, 「목동과 공주」, 「망두석재판」, 「나비 한쌍」, 「륙형제」, 「혹달린 두 늙은이」, 「임금의 귀는 말귀」, 「견우직녀」, 「우물안의 개구리」, 「금송아지」, 「류기장집의 야화」, 「눈」, 「의적」, 「사흘사또」, 「각자는 무상치」, 「수화상극」, 「때아닌 가을」, 「주먹재판」, 「천냥내기 거짓말」, 「별천지」, 「씨름판에서 있은 일」, 「어머니의 마음」, 「올가미 전투」, 「박지형」, 「정찰반장 김봉숙」 등이다.
『백일홍』은 1950년대부터 30여 년간 200여 편의 조선족 설화를 채록한 저자가 자신의 첫 번째 설화집인 『천지의 맑은 물』에 수록된 14편 가운데 12편을 포함하고, 새롭게 26편을 보충하여 38편을 수록하였다. 이들 설화는 수집자가 1950년대초부터 연변 조선족 마을과 노인들에게서 수집한 것이다.
정길운은 1953년 연변 문학 예술계 연합회 창립과 더불어 제1대 사무부주석, 중국 작가 협회 연변 분회 부주석, 『연변 문예』 주필 등의 직무를 맡았으며 이어서 연변 민간 문예 연구회 주석, 연변 조선족 민속학회 회장 등을 맡아 조선족 구전 문학을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1956년 8월 중국 작가 협회 연변 분회가 성립된 후 구전 문학 위원회가 만들어졌으며 1956년 12월에 훈춘현 제1차 조선족 민담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정길운, 주선우, 김례삼, 김태갑, 홍성동, 장동운 등의 민담 수집자와 김규찬 등 백여명의 구술자가 참석했다. 이곳에서 「백일홍」 등이 발굴되었다.
1961년 8월 연변 구전 문학 위원회는 정길운, 김례삼, 박창묵, 리상각, 우정석, 한원국, 리룡득, 김명한, 김충묵 등이 구전 문학 수집조에 참가하여 연변 각지와 흑룡강성, 요령 등지에 가서 민요, 설화를 망라하여 구전 문학 작품 2,400여 편을 수집하였다. 이 자료를 근거로 정길운은 김례삼, 박창묵과 함께 『조선족 구전 문학 자료집』 1.2 편찬에 참가하였고, 자신의 첫 저서 연변 민간 이야기 『천지의 맑은 물』(1962)도 출판하였다.
1963년에 연변 구전 문학 위원회는 백여 명이 참가한 민간 예인 좌담회를 열었고, 이 시기에 정길운은 성 우수 민간 공작자 1등상을 받았으며 그가 정리한 민담 「힘센 총각」과 「육형제」, 「백일홍」 등은 『중국 구전 문학 선집』에 수록되었다.
조선족 설화는 발생 및 설명 전설, 역사 및 지방 전설, 신화 및 신앙 전설, 민담 전설로 나누는데, 이 책자에는 이에 속하는 작품이 많다. 특히 조선족 전설에는 대표적인 것이 백두산 전설, 수문 전설, 망향 전설, 식물 전설, 풍속 전설, 발해 전설, 항일 전설 등이 있다.
식물 전설을 제목으로 한 『백일홍』에 수록된 『천지의 맑은 물』 12편 설화 가운데 세 편은 원 제목을 수정하였다. 즉 「신랑의 옷」, 「이라」, 「의적」 등은 「신랑신부」, 「소는 어쩨 ‘이라’하면 가는가」, 「도적질 잘하는 사람」의 원 제목을 수정한 것이다. 이 책자에는 발생 및 설명형 지명 전설과 관련된 내용, 항일 전설, 민담 전설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1950년대 초부터 1960년대 초까지 현지 조사한 내용이 담겨 있다. 『천지의 맑은 물』에 수록된 설화 외에 새로 보충한 26편은 「해란강」, 「백일홍」, 「행주치마」 등 발생 및 설명 전설이 5편, 「별천지」, 「씨름판에서 있은 일」, 「어머니의 마음」, 「올가미 전투」, 「정찰반장 김봉숙」 등 항일 전설이 5편이며 나머지는 16편은 민담 전설에 속한다.
「해란강」은 한인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용드레촌 전설로서 이주 초기 한인들의 힘겨운 투쟁을 형상화하였다. ‘지하국 대적 퇴치형’ 전설로서 해와 란이라는 총각 처녀가 괴물을 제거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이야기다. 여기서 해와 란은 한인 개척민의 상징적 형상이며, 괴물은 노략과 수탈을 일삼던 만청 봉건통치자와 지방토호라고 할 수 있다.
「백일홍」은 1956년 12월 제1회 조선족 민담 대회에서 발굴된 조선족 식물 전설의 대표적인 것이다. 구연자 배선녀 할머니는 경상남도동해안에서 자랐는데 어렸을 때 그의 할머니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백일개화의 이 꽃의 유래는 옛날에 한 마을에 키잡이 총각과 고기떼를 쫓아내는 바다 속 삼두 이무기를 잡으러 간 어선의 키잡이 총각이 죽은 줄 알고, 마을 처녀도 죽었으나 거울에 비치 돛대에 피가 묻은 것을 잘못 보았던 것이다. 이 민담은 어릴 때부터 뱃전에서 같이 컸고 일하면서 정이 들어 백년가약을 맺은 어선의 키잡이 총각과 장 잘 담그는 처녀의 티없이 깨끗한 사랑을 노래하였다. 한인[조선족]들은 장독대에서 그들의 사랑을 담고 백일 동안이나 곱게 피는 꽃을 백일홍이라 한다.
「행주치마」, 「견우직녀」, 「임금의 귀는 말귀」 등은 한반도에 두루 알려진 전설들이고, 항일 설화 「별천지」, 「어머니의 마음」에서 전자는 박노인이 상처입은 항일 유격대원인 왕옥란을 구하고 별천지를 찾아 나서고, 후자는 지혜로운 어머니가 항일 유격대를 구해준 이야기로서 박노인과 어머니가 항일 투쟁에 참가한 것을 소재로 하였다. 또 「올가미 전투」는 항일 유격대원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적정을 정찰한 뒤 위만군 병영을 습격하여 무기 탈취에 성공하는 이야기로서 한인 항일 설화 문학의 대표적 작품이 되었다.
사회생활의 갈등을 그린 것으로는 「새털옷」, 「륙형제」, 「네형제」, 「혹달린 두 늙은이」 등이 있으며, 바보 이야기 유형에 속하는 「사흘사또」, 「각자는 무상치」, 「수화상극」있다. 지혜로운 사람 이야기 유형으로 이항복 이야기인 「주먹재판」과 머슴 총각이 옛말을 공짜로 듣기 좋아하는 노정승을 골린 「천냥내기 거짓말」은 도덕적 파탄 과정을 풍자하고 있다.
「백일홍」에서는 아낙네들이 장독대 가장자리에 뱀이 못 오게 하게 하기 위해서 백일홍을 심는다. 백일홍이 피는 곳에는 독사가 얼씬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은 장 잘 담그는 솜씨 있는 처녀가 죽어서 핀 꽃이기 때문이라 전한다. ‘하장동저(夏醬冬菹)’라 하여 여름에 장을 담그고 겨울에 김장하는 풍습을 지닌 한민족의 장 담그는 풍습을 이 내용에 담고 있다.
이 책에는 속담도 많이 등장한다. ‘북데기 속에 낟알있다’ (「박마누라」), ‘솔밭에서 솔난다’ (「봉선화」), ‘죽일 소도 물 먹여 죽여라’, ‘황금이면 호랑이 산 눈썹도 산다’ (「목동과 공주」),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동으로 흐르는 대하장강은 거꾸로 올리 흐를 수 없다’(「륙형제」)
연변 조선족 민간 이야기책 『백일홍』에 수록된 내용은 구전 문학의 집단성, 구두성(口頭性), 무명성(無名性)의 원칙을 준수하여 임의적 개편이나 재창작을 차단하고 원형론에 입각하였다.
1919년 충청북도 영동군에서 출생한 정길운은 문학에 뜻을 두었으나 19세에 서울 공전을 졸업하고 일본동경 고등 공고 토목과를 다니고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1943년 고향으로 돌아와 러시아어를 공부하던 중 중국강소성 회음현에 있던 이모사촌형의 주선으로 중국으로 갔으며 중국 인민해방군 정치 위원을 역임하고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정착하였다.
1953년 연변 문학 예술 창립과 더불어 많은 직무를 맡았으며 본격적으로 민간 문예에 몰두하여 조선족 구전 문학을 수집·정리·연구하는 사업을 밀고 나갔다. 1947년 혁명 가곡 「송화강 칠백리」를 작사하였으며, 구전 문학 사업을 통해서 민족의 얼굴과 넋을 찾고자 하였다.
정길운은 1954년부터 민간 문학을 발표하기 시작하여 『연변 문예』 잡지에 「주먹담판」, 「힘센 총각」을 처음 발표하고 1956년 훈춘에서 개최된 제1차 조선족 민담 대회에서 구연자 배선녀로부터 「백일홍」을 수집하는 등 200여 편을 수집·정리하였다.
1962년 『천지의 맑은 물』을 필두로, 1963년 『백일홍』, 『인삼 처녀』(합작) 등 책자 세 권을 엮었고, 중편 소설 『왕자 호동』, 『조선족 민속』 등을 발표하였다. 『백일홍』에는 아름다운 고향에 대한 향토 전설, 지게를 지고 물줄기를 따라 용천골을 찾아가는 초동이, 소 몰고 정든 고향 산천을 찾는 새 각씨, 일 잘하고 솜씨 좋은 행주아낙네, 장 잘 담그고 마음씨 고운 백일홍 처녀, 하루에 벼 모를 열 마지기씩 내는 대걸 총각, 활 잘 쏘는 명사수, 부지런한 농군, 꾀 많은 머슴, 근면하고 용감한 노동자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자는 정길운의 두 번째 단독 설화집으로서 『천지의 맑은 물』이 절판된 것을 보완하여 1950~1960년대 조선족 설화를 집성한 것이다. 정길운은 1966년부터 1976년까지의 문화 대혁명 기간에 ‘잡귀신’, ‘특무’로 몰려 모진 고난을 당했다. 그가 수집한 민간 설화는 ‘독초’로 비난받았으며 수집된 자료는 모조리 소각되는 참변을 당했다. 이른바 민족주의와 매국주의를 고취한 반동 작품이라는 명목으로 대소탕, 대토벌이 4인방 무리들에 의해 진행되어 60년대 활발했던 조선족 구전 문학 사업이 찬 서리를 맞았다. 이와 같이 땅속에 묻히고 불태워진 정길운의 조선족 구전 설화는 고난의 시기를 거쳐 1979년에 되살아나 『백일홍』으로 환생하였으며, 중국으로 이주한 한인과 그들의 이야기가 이 책자를 통해서 정리됨으로써 민족적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