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 | 생활·민속/민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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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 지역 |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
| 성격 | 의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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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례시기/일시 | 대례(大禮) 전 신랑이 신부집에 도착했을 때 연행 |
길림성 지역 한인의 전통 혼례에서 결혼 당일 신랑이 대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 집에 갈 때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초례상 위에 놓고 절을 하는 의례.
혼례 당일, 신랑이 기러기를 드리는 의식을 전안례(奠雁禮)라 하며, 이 의례는 기러기가 뜻하는 세 가지 덕목을 사람이 본받자는 뜻을 담고 있다.
첫째, 기러기는 짝을 잃으면 결코 다른 짝을 찾지 않고 홀로 지내는 습성을 생각하여 결혼하는 부부에게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키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둘째, 기러기는 상하의 질서를 지키고 날아갈 때도 행렬을 맞추어서 날아가는데 앞서 가는 기러기가 울면 뒤따르는 기러기도 화답한다. 이러한 행동은 신랑·신부가 시부모를 잘 섬기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셋째, 기러기는 흔적을 분명히 남기는 속성이 있다. 이러한 기러기를 본받아 훌륭한 삶의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기러기를 놓고 예를 올린다.
신랑이 맨 땅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부의 집에서는 대문에서 큰상을 차린 방문 앞까지 ‘도수’[짚으로 짠 자리 혹은 가마니로 만든 자리]를 깔아놓는다. 신랑은 신부집에 도착하면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깔아놓은 멍석 위에 놓고 이를 부채로 밀어서 큰상을 받을 방 앞까지 가져와야 한다.
이때 기러기가 넘어졌다고 해서 혼인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기러기가 넘어지지 않게 한다. 이는 가볍고 불안정한 기러기를 넘어지지 않게 모셔오는 것으로 신랑의 용의주도함이나 침착성 그리고 지혜를 평가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기러기를 어느 정도까지 밀어서 움직여 오면 신부집의 여자가 치마로 감싸 안고 들어간다.
조금 더 격식을 차리는 경우에는 문 앞에 상을 마련한 다음 신랑이 가지고 간 나무 기러기를 일단 상위에 놓고 절을 한 번 한 후, 부채로 서너 번 안쪽으로 민다. 신부 집안의 여자가 그것을 받아서 들어간다.
예전 속신(俗信)에 기러기는 일단 짝을 잃게 되면 다시 배필을 얻지 않는다는 것에서 생긴 의례로서 혼례를 통해 신랑 신부가 백년해로(百年偕老)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