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馬射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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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 유형 | 놀이/놀이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고대/삼국 시대/고구려 |
| 성격 | 민속 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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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희(馬射戱)란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화살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마상 궁술 놀이를 지칭한다. 『삼국사기』와 고구려 고분 벽화, 중국 측 기록을 통해 한국의 고대 사회 전반에 기마 문화가 수용·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기(馬技), 마희(馬戱)라는 용어가 『삼국사기』에 보이는데, 이는 말을 타고 벌이는 기예 또는 놀이를 의미한다.
‘희(戱)’는 본래 고대에 군사들이 실제 전투를 행하기 전에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호랑이 머리를 장식한 기물을 창으로 치는 제의적인 무용에서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희(戱)’는 고대 전쟁과의 관련 속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기와 마희 등은 부여를 비롯한 고구려 주변 나라들과 세력을 형성한 무리들 사이에서 행해졌을 것으로 본다.
평안남도 남포시의 덕흥리 고분에 그려진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화살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마사희는 마희의 일종이다. 또한 집안현의 무용총과 장천 1호분의 수렵 장면 역시 마희 내지 마사희와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그 이유는 고분 벽화인 수렵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활 솜씨가 기예에 가깝고 말을 달리는 인물들의 씩씩한 모습에서 속도감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사희는 마술과 궁술을 하나로 합한 기예로써 고대의 군사 훈련에서 빠지지 않는 무예였다.
이와 같이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마사희와 수렵도를 살필 수 있음은 고구려가 기사(騎射)를 바탕으로 한 유목 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말해준다.
고구려인은 마상 궁술 놀이인 마사희와 사냥을 즐겼다. 큰 산과 깊은 골짜기가 많은 척박한 생활 환경에서 삶을 영위했던 고구려인에게 마사희와 사냥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무사로서의 기량을 연마하고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군사 훈련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후 후대까지 전승되어 온 마사희는 조선 시대에 이르러 무과(武科)의 한 과목으로 채택되었는데, 과녁 5개 중 3개 이상을 맞혀야 합격이 되었다.
마사희 놀이에 필요한 것은 말, 화살, 과녁, 기록을 적는 나무판 등이다. 덕흥리 고분 벽화에 그려진 ‘마사희’ 장면에 “서쪽 뜰 서원(西園)에서 행해지는 마사회”라는 설명이 적혀져 있어 고구려고분의 묘주인 왕과 귀족이 기거하는 궁궐 또는 저택에서 이러한 놀이가 일상적으로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덕흥리 고분의 널방 서벽 상단에는 ‘마사희’ 장면이 잘 나타나 있다. 이 그림을 보면 마사희는 두 사람과 대기조 두 명이 겨루는 2인 1조의 경기로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아 나무 기둥 위에 설치된 5개의 네모진 과녁을 맞히고 있다. 한 사람은 말을 달리면서 앞을 향해 시위를 당기는 자세를 취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몸을 돌려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한편 그 뒤로는 2명의 심판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고, 붓대를 쥔 사람이 나무판에 기록을 적고 있다. 그림의 내용으로 보아 화살로 과녁을 가장 많이 맞힌 사람이 이기는 놀이로 보인다.
고구려는 세력을 넓히고 영역을 장악하는 기동력이 말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여겼기 때문에 말을 소중히 여겼다. 또한 고구려에서 사냥은 생존을 위한 생활 수단이었고, 아울러 왕과 귀족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오락이었다.
이런 까닭에 고구려인들은 사냥을 통해 기마 능력과 활 쏘는 기량을 키웠고, 명궁의 나라로 일컬어질 만큼 활의 명장들을 배출했다. 고구려의 시조(始祖)인 ‘주몽(朱蒙)’의 이름이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녔음을 통해 고구려가 명궁의 나라였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옛날에 한족(漢族)은 우리를 동쪽의 오랑캐라는 의미로 ‘동이(東夷)’라 불렸다. 동이의 ‘이(夷)’는 큰 대(大)와 활 궁(弓)의 합성어로 ‘이(夷)’는 활을 잘 만들고 활을 잘 쏘는 동이의 특성을 글자에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기사(騎射) 풍습이 놀이의 형태로 발전한 것이 바로 마사희이다.
2012년 8월 속초시영랑호에서 열렸던 세계 기사 선수권 대회에서 ‘마사희’가 시범 경기로 첫 선을 보였다. 여기에서 선보인 ‘마사희’는 고구려덕흥리 고분 벽화의 마사희를 분석하여 현대에 맞게 개량한 것이다. 관중들의 호응도 좋아 몇 가지 문제점만 보완하면 훌륭한 기사 경기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속적인 연구를 시행하다면 향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