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 東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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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고대/삼국 시대/고구려 |
| 성격 | 제천의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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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에서 10월에 행하던 제천 의례.
고구려는 10월에 동맹(東盟)이라는 제천 의례를 거행하였다. 그와 관련된 사실은 『삼국지(三國志)』 동이전(東夷傳)에 비교적 상세히 전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0월에 지내는 제천 행사(祭天行事)는 국중 대회(國中大會)로 ‘동맹’이라 이름한다. (중략) 그 나라의 동쪽에 큰 동굴[大穴]이 있는데 그것을 수혈(隧穴)이라 부른다. 10월에 국중 대회 때에 수신(隧神)을 맞아, 나라 동쪽 물가로 모셔 와서 제사를 지낸다. 나무로 만든 수신을 신좌(神坐)에 모신다.”
국중 대회의 국(國)은 당시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國內城)으로, 중국의 길림성[吉林省] 지안시[集安市]에 위치하고 있다. 지안시 동쪽 17㎞ 정도 떨어진 산 중턱에 ‘통천혈(通天穴)’이라 불리는 큰 동굴이 있고, 그 산 아래의 기슭으로 압록강이 흐르고 있어, 사료에서 언급된 수혈이 바로 그곳이며 동맹제가 거행된 장소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동맹은 고구려의 수도에서 거행한 대규모 제천 의례였으며, 천신(天神)과 수신(隧神)이 그 제의(祭儀) 대상이었다. 제천의 대상인 천신은 일신(日神)이었을 것이고, 일신제가 거행된 뒤 수신제가 거행되었을 것이다. 수신제는 수신을 모셔와 제사지내는 것으로 그 신은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혈(大穴)은 유화가 주몽을 잉태한 장소인 ‘압록변(鴨綠邊)의 실중(室中)’과 상통하고 『주서(周書)』에서 시조인 등고신(登高神)과 그 어머니인 부여신(夫餘神)의 신묘(神廟)가 있다고 한 것에서도 유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수신을 맞이하는 장면은 그들의 신화를 재연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신(天神)과 수신(隧神)[지신(地神), 수신(水神)과 같은 맥락]의 결합 과정을 재연함으로써 그 결합의 소산으로서의 천손(天孫)인 지배자는 의례를 통해 정치적으로는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자로, 또는 천상과 지상을 매개로 하는 최고의 사제(司祭)로서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
한편 고려 시대에는 10월 보름에 소찬을 차려 놓고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면서 그것을 팔관재(八關齋)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행사를 목격했던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1091∼1153]이 전대(前代)의 동맹 이야기를 관련 사실로 남기고 있고, 제의의 시기상으로도 동맹과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어, 고구려 동맹이 고려의 팔관회로 계승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