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边朝鲜族自治州) 왕청현(汪淸縣) 동광향(東光鄕) 금성촌(金城村)에 있는 청동기 시대 고분군.

금성 고분군은 왕청현(王淸縣) 동쪽 동광향 금성촌 서쪽 약 20m 거리의 작은 구릉상에 위치해 있으며, 남쪽으로 500m 거리에 왕청하(王淸河)가 동에서 서로 흘러 알아하(嘎呀河)로 합류된다.

왕청하 양안은 동서가 넓고, 남북이 좁은 비교적 넓은 산간 분지이다. 고분군은 분지 동부 북쪽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뒤로는 동서로 길게 이어진 산맥과 인접해 있다. 고분군이 입지한 구릉은 북쪽의 높은 산에서 남으로 펼쳐진 자락의 말단에 해당되며, 높이가 10m 내외이다. 구릉 동·남쪽은 급경사로 경사도가 40°∼60°에 이르며, 서쪽은 비교적 완만하여 20°에 불과하다. 무덤은 모두 동·남쪽 구릉 정상부와 사면에 입지해 있으며, 서쪽 완만한 비탈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금성 고분군은 1979년 5월 길림성 고고훈련반(吉林省考古訓練班)이 왕청현 현내 문물 조사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7기의 무덤을 시굴하였다. 1989년에는 길림성 문물공작대 등에 의해 발굴이 이루어져 33기가 정리되어 모두 40기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무덤은 모두 흙을 파내 묘광(墓壙)을 만들고 상부는 돌로 쌓아 만든 토광봉석묘(土壙封石墓)이다.

금성 고분군은 두 구역으로 나뉘는데 동·남쪽의 가파른 비탈에 위치한 28기가 한 구역이고, 산 정상부의 열사탑 북쪽 12기가 또 다른 한 구역이다. 동남쪽 구역은 비교적 잔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며, 산 정상부 구역은 근년에 수로를 파내는 과정에서 대부분 훼손되었다. 고분군의 퇴적 층위는 비교적 단순한 편으로 표토층(表土層)를 제거하면 곧 무덤 상부의 봉석(封石)이 노출된다. 묘광 하부는 생토층(生土層)에 해당 된다.

무덤의 형식은 모두 토광봉석묘로 동일하다. 먼저 상부가 바닥에 비해 약간 넓은 형태의 장방형 묘광을 만들고 있는데, 벽면은 정연하게 가공되어 있지 않다. 묘광에 매장이 이루어진 후 흙으로 덮고, 상부는 크기가 다른 강자갈[河卵石]을 쌓아 봉분을 만들었다. 봉분은 묘실 입구보다 높게 쌓았으며, 모두 묘도(墓道)가 보이지 않는다. 묘광의 규모는 길이 1.8∼3m, 너비 0.8∼1.8m이며, 깊이 0.4∼1.2m이다. 무덤 내부의 인골은 대부분 부패되어 흩어져 있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한 7기의 경우 모두 앙신직지장(仰身直肢葬)이 사용되었다. 무덤에 안치된 매장 인수는 일정하지 않은데, 단인장(單人葬) 무덤이 22기, 쌍인장(雙人葬) 6기, 다인합장(多人合葬) 2기 등이 있으며, 나머지 무덤에서는 인골이 확인되지 않았다.

인골이 출토된 30기 무덤 가운데 5기 무덤은 자작나무 껍질로 시신을 감싸서 불로 태운 흔적이 발견되었다. 부장품 배치는 규칙성이 보이지 않으며, 묘광 바닥뿐만 아니라 봉분에 쌓은 돌들 사이와 상부에서도 인골과 유물이 출토된다.

금성 고분군 출토 유물은 매우 풍부한 편으로 종류로는 토기, 석기, 골기, 청동기, 장식품 등이 있다.

토기는 모두 손 빚음[수제(手製)]으로 거칠게 제작되었다. 대부분 태토에 굵은 모래가 혼입된 협조사(夾粗砂) 계통으로 기벽(器壁)이 두껍고 일정하지 않고, 구연부의 높이와 바닥면 역시 정리되어 있지 않다. 토기 표면과 내벽에 물손질이 이루어졌으나 광택은 나지 않는다. 토기의 색 역시 일정하지 않은 편으로 하나의 토기에서 갈색·적갈색·회갈색 등 다양한 색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종류로는 분(盆)·발(鉢)·관(罐)·완(碗)·배(杯) 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두형토기 받침[豆座] 잔편 1점이 출토되었다.

석기의 수량은 매우 많은 편으로 종류로는 석부(石斧)·석분(石錛)·석모(石矛)·석도(石刀)·석착(石鑿)·고리모양석기[環狀石器]·베틀북모양(梭形)석기·석서(石鋤)·석촉(石鏃)·갈판[磨盤] 등 10여 종에 이른다.

골기(骨器)는 수량이 많지 않으며, 종류로는 추(錐)·조각 골판(骨板)·구멍 뚫린 골판 등이 있다. 골추(骨錐)는 주로 동물의 요골(橈骨)을 이용하여 제작하였으며, 발가락뼈[趾骨]로 만들 경우 한쪽 끝은 관절면(關節面)을 그대로 두고, 다른 한쪽 끝은 뾰족하고 가늘게 갈아 만들었다. 조각 골판 1점은 쪼갠 동물의 장골(長骨)로 만들었으며, 중앙에 2개의 구멍이 뚫고, 표면에 직선과 교차하는 사선으로 조성된 도안이 새겨져 있다. 구멍 뚫린 골판은 1점으로 현재는 손상되어 일부분만 남아 있다. 쪼개진 동물의 장골(長骨)을 사용하여 전체를 갈아[磨製] 만들었으며, 양측에 일정한 구도에 따라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장식품은 수량이 비교적 많은 석관(石管)과 골관(骨管) 등을 제외하면 소량의 석추(石墜)와 석주(石珠)가 전부이다. 청동 단추[銅扣]는 2점이 발견되었는데 모두 주조(鑄造)로 제작되었으며, 원형의 무문(無紋)이며, 배면(背面)에 끈이나 실을 묶을 수 있는 뉴(紐)가 달려 있다.

금성 고분군의 두 무덤 구역은 무덤 형식이 서로 동일하며, 층위 양상도 일치할 뿐만 아니라, 출토 유물에서도 차이가 없어 동일 시기의 무덤으로 볼 수 있다. 이 고분군은 연변 지구에서 연길(延吉) 소영자(小營子) 무덤 다음으로 발굴된 무덤의 수량이 가장 많으며, 연변 지구 청동기 시대 문화상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금성 고분군의 무덤은 알아하(嘎呀河) 유역의 신화려(新華閭) 고분 및 천고령 고분과 구조상에서 일부 차이를 보이나 출토 유물에서는 동일한 문화 내용을 보이고 있다.

다만 토기의 제작 기법과 기형의 발전 단계가 늦은 편이며, 석부 역시 전체를 갈아 광택을 낸 것은 매우 드물게 확인된다. 이를 통해 볼 때 금성 고분군의 연대는 다른 유적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르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연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이다.

• 『汪淸縣 文物志』(吉林省 文物志 編委會 主編, 1983)
• 國家文物局 主編, 『中國文物地圖集』 吉林分冊(中國地圖出版社,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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