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동북3성 지역 한인이 찐모를 실어 나르는 기구.

발이 빠지는 수렁논에서 찐모를 실어 나르는 기구이다. 사람은 모를 발기 위에 싣고 끌고 다니면서 모를 심으며,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뭉치를 던져주기도 한다. 발기는 발구의 사투리로 수렁논 위로 미끄러져 움직이는 까닭에 이같이 부른다.

발기의 전체적인 모습은 썰매와 비슷하다. 잘 미끄러져 나가게 바닥에는 대나무를 초승달 모양으로 대고, 그 위에 널쪽을 얽어서 바닥을 삼았다. 크기는 가로 52㎝, 세로 52㎝이고, 높이는 14㎝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를 나를 때 ‘끌배’를 이용하여 옮겼다. 끌배는 장방형으로 그 안에 많은 찐모를 싣고 밀어서 운반하였다. 끌배는 요령성(遼寧省) 한인이 사용한 발기와 달리 상당한 양의 모를 운반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모를 너무 많이 실으면 운반하는 데 힘이 들기도 한다. 발기는 썰매의 기능을 이용한 운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 『중국 길림성 한인 동포의 생활문화』(국립 민속 박물관, 1996)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