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 | 생활·민속/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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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 지역 |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
| 성격 | 농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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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3성 지역에서 한인이 논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데 사용하는 농기구.
번지는 흔히 써레[걸기]에 좁고 긴 널쪽을 대어 쓰지만, 장재(長財) 마을에서는 전용의 번지를 쓴다. 널쪽 뒤에 홈을 붙이고 나루채의 양끝을 꿰어서 고정시킨다. 번지는 소가 끌며, 하루에 논 2,500여 평을 고른다. 요령성(遼寧省)·연변(延邊)번지는 채가 멍에에 연결된 긴 번지인데, 이는 고향인 함경도의 번지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긴 채의 번지를 사용하는 지역은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농사직설(農事直說)』[1429]에 번지를 ‘반노(板撈)’, ‘번지(翻地)’라고 표기하고, 볍씨를 덮는 데에 이용하였음을 적고 있다. 이것은 번지가 15세기에는 못자리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 용도보다는 볍씨를 덮는 데 사용하였음을 말해준다. 당시에는 볍씨를 뿌리는 직파법이 유행하였기에 번지가 볍씨를 덮는 데 이용되었다는 것은 일리가 있다. 또한 이전 시기의 농서에 번지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그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 번지에도 채가 긴 것과 짧은 것의 두 종류가 있다. 단번지는 채의 길이가 50㎝ 정도이고, 장번지는 채가 멍에까지 이른다. 장번지는 큰 논판에서 쓰기 편하나, 한쪽 가장자리에 이르렀을 때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앞으로 밀고 나갈 때 흔들거리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짧은 번지는 들어 옮기기 쉽고, 좁고 구불구불한 논에서 쓰기에도 알맞다.
장번지의 손잡이 길이는 102㎝이고, 나루채 길이는 250㎝, 널의 높이는 20㎝, 길이는 259㎝이다.
우리 민속 가운데는 ‘써레 씻이’라는 풍속이 있다. 이것은 써레를 씻어 걸어둔다는 뜻인데, 힘든 노동이 끝났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호미씻이’ 풍속도 같은 의미이다. 그리고 땅을 고르는 것을 ‘번지 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