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타기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놀이/놀이
지역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시대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민속놀이
정의

중국 동북3성의 한인 사회에서 아이들이 겨울철 눈이나 얼음판 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노는 놀이.

개설

썰매는 직사각형 나무판 밑에 대나무나 철사를 박아 만든 것이다. 따라서 눈이나 얼음 위에서 잘 미끄러지도록 되어 있다. 썰매를 탈 때는 양손에 기다란 꼬챙이를 쥐고 바닥을 찍으며 썰매를 앞으로 전진, 전환, 정지시킨다.

썰매는 어린이 놀이용 썰매, 물건 운반용 썰매, 신에 신는 스키 형태의 썰매 등으로 나뉜다. 지역에 따라 명칭이 다른데 서르매, 산서르매, 설매라고도 부른다. 한자어 설마(雪馬), 설응(雪鷹)에서 알 수 있듯이, 눈 위를 말이나 매처럼 빠르게 달린다는 뜻을 지닌다.

연원

아이들 놀이용 썰매가 언제부터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물건 운반용 썰매는 이미 조선 시대에 공사 자재의 운반용으로 사용되었다. 16세기 수원 성곽 공사에서 썰매 9틀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17세기 창경궁, 창덕궁의 재건 공사 기록에서도 물건을 나르는 도구로서 썰매를 사용했다. 이런 점에서 겨울철 어린이용 썰매는 훨씬 이전으로 볼 수 있는데, 한자어 설마(雪馬), 설응(雪鷹)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썰매를 타려면 썰매 몸체와 2개의 꼬챙이가 필요하다. 썰매의 모양은 어린이가 앉을 정도의 직사각형 나무판의 양쪽 가에 각목을 나란히 댄다. 그리고 그 밑에 철사나 쇠날, 대나무 등을 단다. 이때 빨리 달리도록 하려면 날이 정확하게 평행을 이루어야 한다. 날은 썰매를 타는 지형적 특성에 따라 선택한다.

꼬챙이는 손에 쥘 수 있는 한 뼘 이상의 막대기에 못이나 철사를 박아 만든 것으로 송곳 모양이다. 꼬챙이는 바닥을 잘 찍기 위해 끝을 뾰족하게 만든다. 보통 못의 대가리를 납작하게 해서 나무에 거꾸로 박아 사용한다.

놀이 방법

썰매는 양손에 2개의 꼬챙이를 쥐고 바닥을 찍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혼자 타는 경우도 있지만, 2인 이상이 일정한 결승선을 정한 다음에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로 승패를 결정한다. 목표 지점을 돌아 원위치에 먼저 돌아오는 것을 겨루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이 두 편으로 나누어 이어 달리기로 타는 경우도 있다. 한편 범이라는 술래를 정하고 그가 다른 사람을 앞지르면 뒤진 사람이 도리어 범이 되어 다시 다른 사람을 따라잡는 방식도 있다.

승패는 꼬챙이를 얼마만큼 빠르고 요령있게 찍느냐에 달려 있다. 또한 썰매 날의 평행 여부, 날의 성능, 썰매 위의 아이의 몸무게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보통 혼자 타지만, 경우에 따라 두 사람이 타는데, 이때 한 사람은 앉고, 또 한 사람은 서서 탄다. 또한 기차처럼 여러 썰매를 한 줄로 이어 붙여서 밀거나 당기며 놀기도 한다.

타는 방식도 앉아 타기, 쪼그려 타기, 무릎 꿇고 타기, 서서 타기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다. 서서 탈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꼬챙이가 길어야 한다. 한편 비탈진 장소에서는 엎드리거나 누워서 타기도 한다. 꼬챙이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썰매의 좌우 양끝에 못이 박힌 주걱 모양의 나무를 붙여서 방향을 바꿀 때 이것을 잡아당기도록 고안한 것도 있다.

눈이 많은 곳에서는 굵은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어 구부린 다음 댓가지에 양발을 얹어 타기도 한다. 좁은 곳에서는 썰매 자체의 바닥을 높게 하고 나무토막을 앞에 붙여 사용하는데, 이것은 썰매가 서로 부딪칠 때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썰매 타기는 겨울철에 아이들이 추위에 움츠러들지 않고 얼음판이나 눈 위에서 놀 수 있는 신체 단련형 놀이이다. 남녀 구분 없이 놀이를 즐겼으며, 대개 썰매와 꼬챙이는 집에서 만든다. 놀이 인원에 제한이 없고 놀이 방식도 다양하여, 추위를 이길 수 있는 겨울철 대표적 어린이 놀이라 할 수 있다. 얼음이나 눈 위에서 타다가 넘어지고, 또한 깨진 얼음에 빠지기도 하여 옷이 젖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주위에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인 다음에 다시 놀이를 한다.

현황

중국의 한인 마을에도 썰매 타기는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겨울철 놀이였다. 요령성(遼寧省) 환인현(桓仁縣) 우가촌 와니전자촌에서는 겨울철에 아이들이 강과 강변에서 썰매 타기를 비롯해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 찍찍이, 짱께[스케이트 타기], 팽이치기 등을 즐겼다. 한편 길림성(吉林省) 유하현(柳河縣) 강가점향(姜家店郷) 경기촌(京畿村)은 경기도 사람의 집단 이주지인데, 이곳에서도 썰매 타기가 겨울철 어린이들의 주요 놀이였다. 박경휘의 『조선족 민속사 연구』를 보면, 아동놀이에 썰매 타기가 중요 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한인 마을에서도 썰매 타기가 어린이의 겨울철 놀이 중 중요한 하나였음을 예상할 수 있다.

썰매 타기는 근래에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스케이트가 나오면서 이에 밀려 외면받고 있으며, 겨울철 실내 놀이가 다양화되면서 더욱 보기 힘들어졌다. 일부 지방에서 아이들이 간혹 썰매를 타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민속촌이나 일부 스케이트장에서 썰매를 대여해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근래 한국에는 대형 놀이동산에서 경사면에 눈썰매장을 만들어 개량된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놀이가 유행한다. 이를 통해 썰매 타기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참고문헌
  • 박경휘, 『조선족 민속사 연구』(요령민족출판사, 1988)
  • 『중국 길림성 한인 동포의 생활문화』(국립 민속 박물관, 1996)
  • 이상호, 『전래 놀이 101가지』(사계절, 1999)
  • 김선풍·정형호 외, 『재중 교포의 민속-경기 출신 집단마을 조사 보고서-』(국립 문화재 연구소, 2002)
  • 『한국 세시 풍속 사전-겨울편』(국립 민속 박물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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