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중 금기

한자 胎中 禁忌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시대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정의

중국 길림성(吉林省) 연변(延邊) 지역 이주 한인의 임신 중 조심하며 가리는 음식, 행위 및 이와 관련된 풍속.

개설

태중 금기란 임신 중의 여성이 태아의 건강과 순산을 위해 행하지 말아야 할 사항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태중 금기는 먹을거리, 다닐 자리 등의 형태를 띠어 음식과 행동의 금기 사항으로 나타난다.

현대에 이르러 연변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출산이 병원에서 이루어지며, 가정에서 출산하는 경우에도 마을에 배치된 보건위생원(‘접생원’)이 임산부를 주기적으로 검진하고 출산을 돕기 때문에 태중 금기가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나이 든 주민들은 전해지는 태중 금기를 알고 있으며, 또 금기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임신 중의 일부 동물을 먹는 것은 여전히 꺼리는 경향이 있다. 태중 금기는 장차 출생할 아이가 무탈하게 성장해주기를 기원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동시에 임산부가 음식이나 행동 등으로 인해 직면할지 모를 위험과 불행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태중 음식 금기

연변 지역에서 전해지는 태중 음식 금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돼지고기는 먹을 수 있지만 발은 먹지 않는다. 돼지의 발을 먹으면 태아의 발이나 손이 갈라진다고 생각한다.

② 오리고기는 원래 잘 먹는 음식이 아니지만 발은 먹지 않는다. 오리의 발을 먹으면 태아의 손가락이 붙는다고 생각한다.

③ 문어, 낙지, 오징어처럼 뼈 없는 해물은 먹지 않는다.

④ 꼬리 없는 고기는 먹지 않는다.

⑤ 가자미를 먹으면 시력 장애가 생긴다.

⑥ 뱀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 임산부가 뱀을 먹으면 태아가 뱀처럼 독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⑦ 말고기를 먹으면 눈 뜨고 자는 아이를 낳는다.

⑧ 칼로 잡은 고기는 먹지만 저절로 죽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

⑨ 토끼고기를 잘못 먹으면 언청이를 낳는다.

⑩ 닭은 껍질을 먹으면 안 된다. 피부가 닭살이 된다. 또한 닭은 젖이 없으므로 임산부의 젖이 마를 수 있다. 반면 닭은 영양가가 높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임신 중 행동 금기

연변 지역에서 전해지는 임신 중 행동 금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깨어지거나 갈라진 바가지나 그릇으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 이를 어기면 아이의 오관이 비정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② 임산부는 치마로 물건을 담거나 싸서는 안 된다. 아이가 커서 손과 발이 험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③ 임산부는 소나 말을 맨 줄을 밟거나 타 넘으면 안 된다. 말과 소는 12개월 만에 새끼를 낳으므로 아이도 10개월이 넘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④ 임산부는 부엌 아궁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아이가 장차 눈물을 잘 흘린다고 생각한다.

현대에 이르러 태중 금기에 대한 믿음은 거의 사라졌지만, 임신 중 뱀, 말, 오리, 토끼 등 일부 동물을 먹기를 꺼려하는 심리는 여전히 작용한다.

참고문헌
  • 김광억,「제6장-의례와 신앙생활-」(『중국 길림성 한인동포의 생활문화』국립민속박물관,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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