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의 지명 유래 전설.

용정 지명에 관한 이야기로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최하층 사람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1990년에 김태갑이 북경 민족 출판사에서 펴낸 『조선족 전설집』에 「용정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다.

언제인지는 모르나 먼 옛날 해란강 기슭 오붓한 초가집에 두 모녀가 살고 있었다. 살림살이는 매우 가난했지만 앞 뜨락에 수양버들 심어놓고 수양버들 곁에 우물 파놓고 서로 극진히 보살피며 살았다. 처녀는 늙고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고 짬만 있으면 마을의 삯빨래를 하여 한푼두푼 얻은 돈으로 그날그날을 연명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처녀는 빨래터에서 조무래기 아이들이 뱀 한 마리를 잡아 쑥대가지에 매여 달고 노는 것을 보고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살려주었다.

며칠 후 처녀가 해란강가의 빨래터에서 그 얼룩뱀을 발견하였는데 알고 보니 용왕의 셋째 아들이었다. 이후 처녀는 용왕의 아들과 함께 용궁으로 갔는데 나중에는 용왕의 아들과 정분이 들기까지 한다.

그러나 처녀는 지상의 홀어머니 생각에 지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용왕이 반대한다. 결국 용왕의 아들은 백날 째 데리러 오겠다는 기약을 하는데 그동안 앞 뜨락 우물물이 맑거든 길조이지만 우물 물이 흐리면 불길할테니 잊지 말고 날마다 우물 안을 보아라는 당부를 한다.

하지만 100일째 되는날 우물 물은 흐렸으며 마침내 처녀가 우물에 뛰어들자 용왕의 아들은 바로 처녀를 받아 안고 우물을 나와 하늘 높이 날아 올랐다. 하늘로 날아오른 용왕의 아들은 처녀를 등에 업고 남모르는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그후 어머님을 모셔다 잘 살았다고 한다.

바로 용왕의 아들이 처녀를 안고 우물을 나와 승천하던 날 한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그 우물 이름을 용정이라 하였다.

바다, 강, 우물 등과 관련한 전설 등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용왕, 용왕의 아들, 이루지 못하는 사랑 등의 모티브를 찾아 볼 수 있다.

• 김태갑 편, 『조선족 전설집』(민족출판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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