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길림성 지역에서 결혼 후 신랑이 신부의 집에 일정 기간 기거하다가 신부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혼인 풍습.

조선 초기까지 혼례 풍속은 대부분 신부의 집에서 예식을 마친 뒤 신랑이 일정 기간 처갓집에 머물다가 신부와 함께 시댁으로 들어오는 ‘남귀여가(男歸女家)’가 주를 이루었다. 이후 조선 중기부터는 의례의 기본서로 정착한 『가례(家禮)』의 친영(親迎)이라는 예법에 따라 신랑의 집에서 혼례를 치르고 이를 위해 신부를 맞아들이는 절차를 지키도록 강조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서 혼례를 치른 후 3일여 간을 기거하다가 같이 시댁으로 돌아오는 일명 ‘반친영(半親迎)’의 풍속을 따랐다. 중국으로 이주한 한인들 사이에서도 1950년대까지는 이러한 모습이 유지되었다.

과거 조선 시대에는 혼례를 치른 뒤 신랑이 신부의 집에서 기거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신부를 데리고 신랑의 집으로 돌아가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 일반적이었다. 그것은 당시 유학자들의 비판이 대상이 되었는데, 『가례』에 기록된 혼례 절차인 친영의 예법에 어긋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친영을 혼례의 정법으로 규정하였고 그 본보기로 1435년(세종 17) 파원군(坡原君)윤평(尹泙)과 태조(太祖)의 딸 숙신 옹주(淑愼翁主)의 혼례를 친영의 법도를 지켜 치르기도 하였다.

서민 계층이 친영 제도를 지킨 것은 그보다 더 늦은 시기였다. 1518년(중종 13) 평민 계층의 김치운(金致雲)이라는 사람의 혼례 기록이 가장 첫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서민 계층에게까지 친영의 예법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친영 제도의 공표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혼례법은 계속 유지되었고 이것이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로 계속 문제시되자 일명 ‘반친영(半親迎)’이라는 절충안이 등장하였다. 명종 때의 성리학자 문정공(文貞公)조식(曹植)에 의해 주창되었다고 전해지는 반친영은 대례(大禮)를 신부의 집에서 지내고 다음날이나 혹은 삼일째 되는 날 신랑의 집에서 구고지례(舅姑之禮)[폐백]를 지내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를 따로 구분하여 속례(俗禮)라 하였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반친영은 서민 계층의 주도적인 혼례 방식이 되었으며 중국으로 이주한 한인들 사이에서도 지켜져 오다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이후에 예전의 친영법과 비슷한 방식인 혼례 당일 신랑과 신부 모두 시댁으로 오는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신랑이 혼삿날 신부의 집에서 초례(醮禮)를 치른 뒤 이틀 동안 기거하다가 3일째 되는 날에 신부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폐백(幣帛)을 올린다.

예부터 지속되어 온 혼인 풍습으로 한인의 중국 이주 후에도 일정 기간 유지되다가 현대식 혼례를 치르는 오늘날에는 혼례를 마친 당일 신랑과 신부 모두 신랑의 집으로 오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 천수산, 『중국 조선족 풍속』(북경 민족 출판사, 2008)

• 친영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