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김치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음식물/음식물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음식
재료 배추|무|고추|
계절 가을
정의

배추에 양념을 하여 저온에서 발효시켜 먹는 한국 전통 음식으로 동북 3성 한인들이 기본으로 먹는 대표적인 반찬.

개설

김치는 채소류를 소금이나 장에 담그거나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시켜 만든 음식을 말하는데 채소를 구할 수 없는 겨울철을 대비해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오랫동안 보관해두고 먹기 위해 발달하게 된 음식이다. 김치 중에서도 제일 대표적인 것은 배추 김치이다.

김치는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어떠한 채소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19세기 초까지도 김치의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된 재료는 무, 오이, 가지, 동아 등이 주를 이루었으나 1800년대 말부터 결구형(結球形) 배추의 재배가 보편화되면서 김칫소를 배춧잎 사이에 넣어 만드는 통배추김치가 김치의 대표가 되었다.

중국으로 이주한 한인들은 정착 초기부터 배추와 무를 이용해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었다. 초기에는 함경도 품종으로 만들었으나 중국 배추 품종이 좋았기 때문에 해방 전까지 대청방(大靑幇), 소청반(小靑斑), 대왕심(大汪心) 등 점차 중국 품종의 결구배추로 바꾸어 재배하였다. 1960년대에 배추는 통원(通園) 2호가 들어와 장기간 연변의 주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이 품종은 다 자라면 높이가 40cm 좌우가 되고 포기가 잘 앉아 김치에 적합하고 포기당 무게가 2~3kg정도 되었는데 연변사람들이 통이 잘 앉은 잎사귀가 풍성한 배추로 김치를 담그게 된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

배추는 한랭성 작물이므로 가을철에 재배하여 김장용으로만 먹을 수 있었으나 한국에서는 1980년을 전후하여 여름철에도 고랭지에서 배추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여름철에도 통배추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연변의 김치문화에도 한국산 고랭지 배추종자의 유입은 큰 영향을 미쳤다. 겨울에만 먹었던 통배추김치를 사실 연중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1987년 자치주농림국장 이택종(李澤鐘)이 한국으로부터 더위에 강한 하포심배추(夏包心白菜) 종자를 수입하여 재배하기 시작했고, 이듬해부터는 대량 파종하여 큰 성공을 거두면서, 몇 년 뒤에는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등 동북 3성뿐만 아니라 멀리 장강 이북 지역에까지 널리 퍼져나갔다. 1997년에는 연길시 소영진 채소판공실에서 북경신3호라는 배추 품종을 들여왔으며, 작황이 좋아 3년 뒤에 전 주에 보급되어 기존의 통원2호와 통원4호를 대체하고 주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로부터 김장용에는 큰 배추가 등장하여 초절이를 할 때 배추를 절반 갈라서 만드는 제조법으로 바뀌었다.

연원 및 변천

김치의 어원은 ‘딤채’이다. 이를 한자어로 표기한 것이 ‘침채(沈菜)’로 중국어에는 없는 단어이다. 김치라는 음식을 한자로 표기하기 위해 만든 한국식 한자 조어(造語)이다.

겨울이 되기 전 대량의 김치를 한꺼번에 만드는 작업이 김장이다. 김장김치의 주인공은 단연 배추 김치이기 때문에 이 모든 작업에 막대한 노동력이 투입된다. 10월 하순이 되면 배추를 들여와 초절이[절임]를 시작한다. 예전에는 2, 3일이 보통이고 길면 5, 6일까지 하는 집도 있었다. 먼저 배추를 쪼개지 않고 통째로 속에 소금을 쳐 놓았다가 소금물을 끓여 식힌 다음 초절이[절임]를 했다.

이주 초기에는 배추의 통이 작았기 때문에 절단하지 않고 김치를 담갔다가 먹을 때 썰어서 접시에 동그랗게 담아 상에 올렸다. 무는 채로 썰지 않고 손바닥 크기로 저며서 배추 김치 사이사이에 서너 개씩 넣었다. 배추의 통이 커지면서는 배추를 2등분이나 4등분하는 작업도 추가되었고, 무를 채로 쳐서 넣게 되면 일거리는 더 늘어났다. 완성된 배추 김치는 독에 넣고 돌로 눌러놓은 후 김치가 잠길 정도로 소금물을 부어 넣었다. 이 지역의 외부온도가 영하 30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곳이 많기 때문에 항아리를 땅에 묻는 것만으로는 김치 보관이 불가능하고 따로 김치움을 지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10월 말일이면 가을배추를 실은 차가 연길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녔으나, 그 이후로는 이런 정경은 사라졌다. 아파트 생활자가 많아지면서 더 이상 김치움을 따로 짓지 않았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많이 제고되어 대부분 가정에서 그때그때 사 먹기 시작했다. 도시에 사는 한인들은 50포기 이상 대량으로 김장하지 않으며, 한국의 겉절이와 같은 즉석 김치를 수시로 담가먹거나 또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포장된 김치를 사서 먹는다. 또는 농촌에 계신 부모님이 보내준 김치를 먹기도 한다.

만드는 법

먼저 배추를 손질하여 깨끗이 씻은 다음 소금물에 넣어 하루 정도 절인다. 배추의 숨이 죽으면 배추 잎 사이에 고운 소금을 뿌리고 여덟 시간 정도 더 절인다. 배추가 충분히 절여지면 깨끗한 찬 물에 서너번 헹구어 내고 물기를 뺀다. 싱싱한 무를 골라 깨끗이 씻고 채썰기 하고 4㎝ 정도로 자른 갓과 미나리를 함께 넣어 소금에 절인다. 생강, 마늘, 붉은 고추, 사과, 배, 잣, 들깨, 고수나무의 씨를 갈아 두고 찹쌀로 풀을 쑤어 식힌 후에 모든 재료를 섞어 배추 속에 넣고 버무린다. 김치 양의 두 배 되는 물에 소금과 설탕을 넣고 김치물을 만들어 하룻밤 정도 두었다가 김치에 붓고 발효시킨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김치는 시원하면서도 다채로운 맛을 낼뿐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유익하다. 한인 속담에 열 두 가지 김치를 담글 줄 알아야 훌륭한 며느리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을 통해 김치가 한인의 음식 문화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겨울철 두부를 만들고 난 비지에 김치를 넣고 끓여 먹거나 아주 시어버린 김치를 씻어서 볶아 먹기도 했다. 감자볶음을 할 때 김치를 넣고 만든 김치감자볶음은 도시락 반찬의 주 메뉴였다. 감자국[감자장물]을 만들 때 썬 김치와 돼지고기, 감자를 넣고 끓여 먹기는 하였으나 한·중 수교 이전에 연변에서는 김치찌개라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참고문헌
  • 『조선족 전통 요리』(연변인민출판사, 2007)
  • 『중국 조선족 풍속』(민족 출판사, 2008)
  • 박채린, 『조선시대 김치의 탄생』(민속원, 2013)
  • 최민호, 「연변조선족 김치문화의 특징과 변천」(『김치, 한국인의 흥과 한』, 세계김치연구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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