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별한 이야기

연변 민들레 마을과 전통 된장, 된장술[장로주]

한자 延邊 민들레 마을과 傳統 된醬, 된醬술[醬露酒]
분야 생활·민속/생활|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시대 현대/현대
된장술(장로주)을 아시나요?

2011년 7월 8일 오전, 연길시(延吉市) 의란진(依蘭鎭) 연화촌(蓮花村) 민들레 마을에서 제7회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과 전통 된장 오덕 문화절(五德文化節)이 연변조선족자치주 해당 부문 간부들과 문화 예술인, 기업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문화 산업과 경제 산업을 함께 발전시키자는 취지 아래 해마다 치뤄지고 있는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과 전통 된장 오덕 문화절은 지금까지 지속되어 오고 있는데, 이날 참석자들은 생태마을 현지답사, 된장 담그기 현지 체험, 및 된장술 생산 개업 행사도 가졌다.

된장술[장로주]은 이미 2010년 7월 심양(瀋陽)에서 개최된 글로벌 한상 대회에서 처음 선을 보인 바 있다. 전통 된장을 생산하는 연변 민들레 생태 산업 연구 유한 회사가 된장술을 개발한 것은 생태 축제 학술 세미나에 참석차 온 북한 원로 과학자의 제안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된장술은 이미 중국 정부에 발명 특허를 신청하였고, 2년간의 시장 조사를 거치면서 향후 술 소비 시장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겠다는 판단 아래 정식으로 생산선을 구축하게 되었다는 것이 행사 주최측의 설명이었다.

개업식 후 된장술인 오덕표 장로주의 발효 과정과 제조 과정을 참관한 사람들은 된장술이 발효 식품인 전통 된장과 술을 교묘하게 결합시킨 영양술로서 술 제조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연변 민들레 생태 산업 연구 유한 회사이동춘 사장은 이미 연변 전통 된장을 세계인의 식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된장 연합국’을 창설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동춘연변된장을 선택한 이유는 지극히 간단했다. 아직 세계적으로 전통 된장을 생산하는 기업이 없는데 반해 한인[조선족]들은 집집마다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각 농가는 기업이 제시하는 표준에 따라 ‘유기콩 재배→ 메주 생산→ 재래식 된장 생산’의 전통적 생산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기업에서는 ‘재숙성→ 정밀 가공→ 제품 포장→ 시장 판매’의 현대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제품을 기능성 건강 제품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연변을 세계 된장[발효 식품] 단지로 부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길시 의란진 연화동촌 ‘민들레 마을’

연길시 의란진 연화동촌 ‘민들레 마을’은 산중에 자리 잡은 산촌 마을이다. 민들레 마을은 한인[조선족] 농촌 살리기 운동과 생태 운동을 동시에 펼쳐온 민간 활동가 이동춘이 중심이 되어 미래 지향적인 생태 실험 마을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연변 민들레 마을은 1997년에 한국경기도 구리시두레 교회의 김진홍 목사가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의란진 연화촌에 투자하여 설립한 한국 독자 기업인 연변 두레 마을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김진홍 목사가 어려움에 처한 연변 두레 마을에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당시 공동체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북경에서 활동 중이었던 백두산 그룹의 이동춘 회장을 끌어들인 것이다.

이동춘 회장은 흑룡강성 태생으로 개혁개방 이후 한인[조선족] 농촌 인구의 도시 및 해외 진출로 농촌 마을이 해체되고 집체 경제가 무너져 나가는 형편에서 분산된 한인[조선족] 농촌 마을을 병합하여 집중촌을 건설함으로써 한인[조선족] 농촌 재조합 발전의 시대를 연 인물이었다. 그가 열정을 바쳐 일으켜 세운 해림시(海林市) 신합촌(新合村)은 흑룡강성 한인[조선족] 마을 가운데 제1 마을로 떠올라 흑룡강성의 모델촌이 되었으며, 이 덕택에 이동춘 회장은 2002년 제9기 중국 전국 인민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동춘의 업적을 접한 김진홍 목사는 연변 두레 마을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반드시 이동춘과 같은 지도력을 가진 현지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즉시 한국두레 공동체 운동 본부의 동북아 본부장인 북경중앙 민족 대학교 객좌 교수 임진철에게 이동춘과 접촉하도록 했다.

이동춘은 임진철과 함께 중앙 민족 대학교황유복 교수가 주도해 온 중국 조선족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2003년 1월 북경에서 한인[조선족] 사회 지성인과 농촌 간부들, 한국의 농업계 인사들이 함께한 중국 최초의 한인[조선족] 농촌 발전 국제 학술 회의인 제9회 조선족 발전 학술 심포지움과 워크숍 겸 제1회 한중 녹색 경제 기술 합작 교류회를 열었고, 이 학술 회의를 성황리에 마쳤다.

김진홍 목사와 한국 두레 공동체 운동 관계자들은 이동춘을 신임하여 그에게 연변 두레 마을을 함께 건설하자고 거듭 제안해왔다. 그들의 끈질기고 진정어린 요청과 후한 투자 조건, 그리고 공동체 운동에 대한 유사한 비전에 마음이 움직인 이동춘은 마침내 두레 마을 건설에 동참을 결심하게 되었다.

김진홍 목사는 이동춘을 대표로 하는 중국 조선족 발전기금회 준비위원회[가칭]에 연변 두레 마을의 땅 400㏊ 중 100㏊를 무상 기증하기로 결정하고 2005년 5월 12일에 한국국회 의사당 소회의실에서 기증식을 성대하게 치렀으며 정착에 필요한 상당한 투자와 지원 약속도 하였다. 마침내 이동춘은 그해 12월 15일에 독자적으로 연변 민들레 생태 산업 연구 유한 회사를 설립했으며, 이로써 연화촌연변 민들레 마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과 세계 연변 한인조선족 전통 된장 축제

산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연변의 깊은 산중, 연화촌 민들레 마을. 외딴 섬이나 다름없는 민들레 마을에서 생태 산업, 농가 기업 육성, 세계 최대 조선민족 전통 장류 단지를 꿈꾸면서 문화와 산업의 융합이 시도되기 시작했다.

이동춘은 경제와 문화가 함께 가는 세상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2004년 연변 최초의 녹색 경제 문화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는 인류가 농경 문명, 산업 문명에 이어 21세기 생태 문명을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첫째로는 문화와 산업의 동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 둘째로는 경쟁을 회피하고 지역 농민들과 함께 발전해가는 기업, 셋째로는 사회 기여를 염두에 두는 이타적 기업상을 구상했다.

녹색 경제 문화 학술 세미나와 함께 제1회 귀향 아리랑 축제가 개최되었다. 새롭게 창작된 녹색 가요가 민들레 마을에 울려 퍼졌는데, 녹색 음악뿐만 아니라 생태 소설·생태 시·생태 수필·생태 촬영·생태 미술·생태 가요 작품이 나왔다.

2005년부터는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이 개최되기 시작했다. 이동춘은 늘 ‘아리랑’을 마음에 담고 살았다. 그는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을 귀향 아리랑 문화 예술절로 개최하면서 민들레 마을을 ‘귀향 아리랑’의 본향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가 작사하고 허동규가 작곡한 「귀향 아리랑」은 다음과 같이 시작 된다. “돌아가노라 돌아가노라 이 아들이 돌아가노라/ 고향산천 부모처자 그리워서 령을 넘어 돌아가노라.”

2007년 8월, 제3회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 행사가 개최되었다. 중국 조선족 발전 연구회·연변 일보·길림 신문·요령 신문·연변 생활 안내의 공동 주최로 생태 소설·시·수필·가요·미술·촬영 작품 현상 공모 및 시상식이 열렸는데, 동시에 제1회 세계 연변 민들레 전통 된장 축제와 생태 쌀, 생태 꿀 축제도 함께 치러졌다. 중국, 한국, 일본 등 각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보냈고 당일 현장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동춘은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을 연변 특색의 생태 문화 브랜드로 키움과 아울러 중국 국내[한족 지역 망라]와 국외에 널리 된장 문화를 홍보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연변을 명실공히 ‘세계 속의 최대 전통 장류 집산지’로 부상시키고자 한 것이다.

2008년 8월에는 민들레 마을에서 제4회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과 제2회 세계 연변 한인[조선족] 전통 된장 축제가 개최되었다. 이는 연변에서 열리는 유일한 생태 경제 문화 축제로서 생태 가요 및 생태 구연 작품 응모가 이루어졌다. 민족 전통 문화와 전통 산업의 재발굴을 통해 연변을 '생태 한인[조선족] 자치주'로, 세계 속의 생태 문화 산업 및 한민족 전통 산업 단지로 부상시키는데 밀알의 힘이 되고자 하는 것이 생태 문화 예술절과 전통 된장 축제를 동시에 개최한 배경이었다.

된장술의 탄생

문화가 살아 숨쉬는 전통 발효 식품을 세계인의 식단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이동춘의 지론이다. 그는 이 목표 과제를 스스로 안고 전통 식품의 세계화를 추진하며 부단하게 페스티벌을 개최해 왔다.

뚜렷한 목표는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기폭제로 작용했다. 북한의 원로 과학자가 조선족의 음식 중에서 두 가지 식품이 오래 두어도 영원히 변질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맛과 기능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발효 식품인 전통 된장과 술이라는 것에서 이동춘은 힌트를 얻었다. 연변 민들레 마을의 장인들은 콩 발효 성분[된장]과 그 발효 공법을 활용하여 술을 만들고자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 나갔다.

한민족은 술을 매우 즐기는 민족이다. 이튿날까지 풀리지 않는 숙취 현상을 된장국으로 해소시켜왔다. 해장국의 기능이 고스란히 된장술 속에 녹아있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된장술은 마시는 순간부터 위와 장에 단백질 영양가를 제공하게 되므로 위장이 윤활해지면서 위장과 간이 보호를 받게 된다고 하는데, 현재 ‘된장술 양조 기술’은 이미 양산에 들어갔다. 된장술이 처음 일반인들에게 소개된 것은 2010년 7월 5일부터 8일까지 심양에서 개최된 글로벌 한상 대회에서이다. 이동춘은 ‘길림성 무형 문화재’로 등록된 전통 된장과 그 계열 제품으로 새 상품 장로주[된장술]를 출시하였다.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과 전통 된장 오덕 문화절

이동춘은 100% 콩으로 만드는 전통 된장 속에 ‘오덕 문화(五德文化)’가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동춘이 말하는 전통 된장의 ‘오덕’이란 단심(丹心), 화심(和心), 항심(恒心), 선심(善心), 불심(佛心)이다. 이동춘이 일컫는 된장의 ‘오덕 문화’를 풀이하면, 단심이란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서 다른 음식물과 화합을 잘하면서도 자기 맛을 잃어버리지 않고 뚜렷하게 나타내는 것이고, 화심이란 ‘구동존이(求同存異)’로서 자기 맛을 지키는 동시에 다른 음식물의 맛도 살려주는 것이며, 항심이란 ‘항구불변(恒久不變)’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도 변질하지 않고 오히려 맛과 기능을 배로 증식시키는 것이고, 선심이란 ‘동화열성’으로 된장국에 매운 고추를 넣으면 그 매운맛을 순화시켜 주는 것이며, 불심이란 ‘구성제유’를 의미하니 물고기의 비린맛과 육류의 기름기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은 그간 연변의 수많은 한인[조선족] 문학 예술인들의 창작 적극성을 촉발시켰다. 생태 소설·시·수필·미술·촬영·가요·구연 작품 등 생태 문화 예술 작품 응모 활동을 활발하게 열어 근 4,000여 편의 작품이 응모되었고 인간 생존질서 재정립을 위한 생태 이념을 수립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하였다.

2010년 제6회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은 ‘연변 조선족 전통 된장절’이 아닌 ‘전통 된장 오덕 문화절’과 함께 개최되었다. ‘연변 조선족 전통 된장절’이 ‘전통 된장 오덕 문화절’로 개칭된 것이다. 한인[조선족]전통 된장 속에 스며든 단심, 화심, 항심, 선심, 불심 등 오덕 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발굴하여 장인합일(酱人合一)의 전통 문화를 적극적으로 선양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시기 입선된 우수 가요 콩쿠르와 더불어 연변의 여러 민족 서예가들과 함께 서예 작품 필회를 조직하여 작품 전시를 하면서, 문화와 경제가 함께 발전하고 육신과 정신이 동시에 건강해지는 신개념의 문화 식품 시대 창출을 시도하는 데 적극적인 의의를 두었다. 2010년 행사는 연변 국제회의 중심과 연변 텔레비전 방송국 스튜디오 홀에서 행사 1부와 2부로 나누어 서예 작품 및 전시 그리고 생태 문화 예술 문예 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졌다.

연변 된장술, 한국에 소개되다

2009년 7월 연변 민들레 마을을 방문해 이동춘 회장이 건네준 된장술을 맛보았다. 된장술이라고 해서 된장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중국 사람들이 즐겨먹는 ‘백주’와 닮았다. 다만 알코올 도수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민들레 마을의 전통 된장 생산 공법은 이미 2009년에 길림성의 성급 무형 문화재로 등록된 상황이다. 이동춘은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유한 회사의 사장으로 직접 된장술을 홍보했다. 이동춘은 “전통 된장은 최고의 기능과 영양이 담긴 식품이지만, 한국에서는 그 가치를 아는 이가 드물다.”라고 하며 “특히 개량 된장을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유명 기업들은 전통 된장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는 것을 막기에 급급하다.”라고 지적했다.

2011년 9월 17일 서울 구로구가리봉동 차이나타운에서 추석맞이 한·중 문화 교류 잔치 한마당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 ‘연변조선족자치주 전통 식품 전시회’가 주 종목을 이루는 가운데 연길시 민들레 마을에서 생산한 된장술[장로주]을 위주로 하는 연변의 기업 제품도 출시되었다.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유한 회사도 주최단의 일원으로 참석해 연변의 생태 문화 홍보에 나선 것이다.

구로구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은 사실 중국 동포 타운, 연변 거리와 다르지 않다. 지금 연변에서는 이미 된장술이 기능술로 인정받은 상태로 점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동춘이 그려온 바 연변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된장 연합국’에 한국, 한국의 연변 거리가 어떻게 호응하고 나올지 궁금해진다.

참고문헌
  • 이동춘, 「연변 민들레 생태 산업 시범 기지가 걸어온 3년」(『제3회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 특집 중국 조선족 발전 연구회 학술 세미나』, 2007)
  • 「전통 된장 대규모 생산적지는 오로지 연변뿐」(『길림 신문』 2007. 8. 30)
  • 「연변 전통 된장과 ‘귀향 아리랑’」(『길림 신문』 2008. 1. 11)
  • 「인간 자연 조화의 생태 축제」(『길림 신문』 2010. 12. 17)
  • 「˂인터뷰˃ 中 옌볜 민들레 산업 공사 이동춘 회장」(『연합 뉴스』 2011. 6. 22)
  • 「연변 민들레 생태 문화 예술절 및 전통 된장 오덕 문화절 개막」(『길림 신문』2011. 7. 8)
  • 「연변 된장술 2011년 한가위 맞이 한중 문화 교류에 출시」(『흑룡강 신문』 2011. 9. 06)
  • 「된장술의 탄생과 그 산고」(『연변 생활 안내』제43호 2011. 11. 7)
  • 「깨끗하고 아름다운 연변 생태 문화 예술의 맥을 이어 사라져가던 만담, 재담 다시 무대에」(『연변 일보』 201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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