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별한 이야기

연길과 용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연길 시민의 쉼터, 모아산

한자 延吉과 龍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延吉 市民의 쉼터, 帽兒山
분야 지리/인문 지리|지리/자연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모아산  
시대 현대/현대
신선의 모자가 산이 되다, 모아산

모아산(帽兒山)은 ‘신선의 모자가 떨어져 산봉우리로 변해 생겼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신선이 쓰고 있던 모자가 산이 되어서 그런지, 모아산 산속으로 들어가면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 든다.

모아산은 연길, 용정, 도문 지역의 생태 및 관광 중심 구역으로 동쪽으로는 연길 분지가 자리 잡고 있고, 남쪽으로는 해란강을 끼고 있는데 정상에 서면 연길과 용정이 한 눈에 들어온다. 1992년 국가 임업국에서 국가급 삼림공원으로 명명되었고 2009년 5월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었다. 모아산은 삼림 생태 환경, 자연 경관 및 향토 경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모아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조선족 민속원, 식물원, 약수터는 이색적인 정취를 가미하고 있으며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수부(首府)인 연길시에서 가깝다. 이처럼 모아산은 연길 시민들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지역적 관광 명소로 도심을 떠나 자연 속의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내기에 적당한 곳이다.

올해 9월 3일부터 모아산 2기 공사가 시작되었다. 800만 위안을 투입해 3천㎢에 달하는 주차장과 계단으로 된 등산길을 건설하는 중이다.

목동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산

모아산은 해발 고도 517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연길 분지와 용정의 세전이벌, 동불사벌 사이에 우뚝 솟아 있어서 연길 시내 어디에서나 한눈에 보인다. 모아산은 산봉우리 모양이 목동의 삿갓 모양처럼 둥글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모아산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온다. 먼 옛날 모아산은 현재의 모습과 달랐고, 이름도 같지 않았다고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커다란 버섯처럼 생겼다고 하여 버섯산이라고 불렀다. 가까이 가보면 사면은 깎아지는 절벽이고 꼭대기는 넙적한 청석으로 층층이 덮여 있어서 마치 양산을 씌운 듯하다. 산의 사면에는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구멍이 어찌나 많은지 벌집 같다. 삼복더위에도 돌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이며, 때때로 산 위에서 큰 바위가 떨어져 내려 산산조각이 나는 바람에 아무도 감히 그 산기슭으로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산의 기운이 마치 독을 품은 버섯 같다고 하여 사람들은 ‘독심산’이라고도 불렀다.

독심산은 수시로 세전벌에 재난을 가져왔다. 독심산에 안개가 낀 날에는 가마를 타고 곤룡포를 입은 사나이가 돌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그 사나이가 지팡이를 휘둘러보고 소리 없이 돌아가는 날은 무사했지만 지팡이를 휘두르며 너털웃음을 웃고 돌아가는 날이면 광풍이 휘몰아치고 우박이 쏟아져서 세전벌은 큰 피해를 입었다. 사람들은 이를 산신의 조화로 여겨 재난을 면하게 해달라고 독심산에 산신제를 지냈지만 아무런 효험도 보지 못했다. 어느 해, 세전벌에 대풍년이 들었다. 그 사나이가 산 아래로 여러 번 내려오긴 했으나 큰 재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나이는 다시 나타났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앙천대소하였다. 맑게 개었던 하늘에 순식간에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계란만한 우박은 잘 여문 곡식들을 사정없이 쓰러뜨렸고 우박은 녹아서 홍수가 졌으며 곡식들이 탐스럽게 익어가던 들판을 말끔히 쓸어가 버렸다.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대성통곡 하였다.

독심산 밑에는 삿갓을 쓰고 다니며 소를 모는 목동이 있었다. 목동은 힘이 천하장사였지만 종래 다른 사람들과 싸우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피땀을 흘려 지은 곡식을 잃은 사람들과 죽어버린 자신의 소를 보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목동은 도끼 한 자루를 들고 독심산으로 사나이를 물리치러 들어갔다. 곤룡포를 입은 사나이가 투구와 갑옷을 입고 장검을 비껴든 채 졸개들을 거느리며 나타났다.

사나이의 장검에 목동의 도끼가 두 동강이 났다. 쓰러졌던 목동은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신기하게도 목동은 둘이 되어 있었다. 목동이 몇 번을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니 순식간에 몇 백 명이 되었다. 사나이는 황급히 산속으로 도망쳤고 셀 수 없이 많은 목동들이 그 뒤를 쫓아갔다. 산속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윽고 천지를 진동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독심산이 터졌고 바위들이 사방으로 날렸다. 얼마가 지났을까? 먼지가 사라진 다음에 보니 독버섯처럼 생겼던 독심산은 둥그런 모양의 산으로 변해버렸다. 사람들은 후에 독심산 기슭에서 목동의 삿갓을 찾아냈고 그 삿갓을 산꼭대기에 묻고 목동의 넋을 기렸다. 그 후 독심산은 음산한 기운이 없어지고 세전벌에도 아무런 재난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산이 멀리서 보면 목동의 삿갓과 비슷하다고 하여 모아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도심을 벗어나 달콤한 휴식을 꿈꾸는 연길 사람들의 천국, 모아산

연길 시내를 벗어나 서쪽으로 차를 타고 십분 쯤 달려가면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자그마한 길이 하나 나온다. 가로수가 우거진 낭만적인 길도 아니고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길도 아니지만 계절마다 울긋불긋한 들꽃들이 피어있는 운치 있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가면 민속촌이 나오고, 끝까지 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연길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기 위해 즐겨 찾는 모아산 국립 삼림공원이다. 웅장한 호랑이 석상이 지키고 있는 입구 옆에는 돌비석에 커다랗게 ‘연길 모아산’이라고 써놓았다. 입구로부터 시작되는 나무 계단을 따라서 조금 올라가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나무로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표지판에 상행선(上行線), 하행선(下行線)이라고 씌어져 있다. 등산로와 하산로가 나뉘어 있는 것이다.

모아산에는 기암 괴석도 없고 아름드리 노송도 없지만 그리 높지 않고 등산 코스도 완만한 편이라 산책하기에 적당한 산이다. 십 여 년전 만 해도 모아산에는 등산로가 별로 없었고 있다고 해도 작은 풀이 덮인 가느다란 오솔길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아산 기슭으로부터 정상까지 나무 계단을 조립해 놓은 전용 등산로가 만들어졌고 등산하면서 가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나 작은 정자도 생겼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청량한 공기와 산뜻한 숲 내음이 가슴을 한가득 채운다. 소나무들 사이로 재빠르게 옮겨 다니는 다람쥐의 모습도 보이고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린다. 더없이 평화로운 선경(仙境)에 들어선 느낌이다. 계단과 손잡이 모두 원목으로 만들어진 등산로는 주변의 나무와 숲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모아산 등산로의 또 다른 하나의 풍경으로 군데군데 쌓여있는 돌탑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돌탑은 산에 널려있는 돌들로 쌓아 놓은 것으로 등산객들이 자신의 소망을 빌기 위해 얹어 놓은 것인데,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신앙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함경도 사람들은 돌을 쌓아놓거나 돌로 탑 모양을 만들어놓고 ‘국사당’이라 칭하고 거기에 절을 하며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이는 조선족의 토속 신앙이며 원시적인 종교이다. 모아산의 크고 작은 돌탑들은 아마 거기에서 기원되었으리라. ‘엄마, 아프지마.’, ‘대박날꺼야.’, ‘무조건 합격!’ 등 돌에 열심히 적어놓은 소망들에서 따스한 정과 친숙함이 묻어난다. 모아산에 가면 사람과 자연이 소통하는 친환경적이고 토속적인 짙은 문화적인 내음을 맡을 수 있다.

모아산에서 조선족 민속원으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는 약수터는 자주 다니는 등산객들이 필수로 찾는 코스이다. 일 년 사시사철 퐁퐁 솟아오르는 샘물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사람들을 반겨준다. 사람들은 모아산 약수터에서 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길어간다. 산 정상에 오르면 3층 목조탑이 있다. 바람이 센 날이면 조금씩 흔들리기도 하지만 등산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풀어 오순도순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3층 탑 꼭대기에 올라가 연길과 용정의 전경을 한 눈에 굽어보며 두 손을 입에 모으고 ‘야호~’를 외치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야말로 도심을 벗어나 달콤한 휴식을 꿈꾸는 연길 사람들의 천국이라 하겠다.

소담한 자연과 친근함이 녹아 있는 휴식처, 모아산의 이모저모

연길 사람들에게 모아산은 없어서는 안 될 휴식 공간이다. 모아산 근처에 위치한 민속촌에는 조선족의 풍속을 그대로 반영해 놓은 놀이터와 음식점들이 손님들을 맞고 있으며, 멋진 수석(水石)들을 진열해 놓은 박물관도 있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겨울에는 썰매장과 스키장을 만들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2007년부터 연길시 정부에서 거액의 자금을 들여 모아산에 등산로와 화단을 만들고 탑을 세우는 등 공사를 벌이면서 모아산은 연길 시민의 문화 및 레저 스포츠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모아산은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갓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는 아이들부터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까지 다양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산세가 별로 가파르지 않은데다가 부드러운 나무로 만들어진 목조 계단 덕분에 따로 등산화와 같은 등산 장비들을 갖추지 않아도 언제든지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때문에 예쁘게 차려입고 도시락을 싸들고 데이트를 하는 젊은 남녀들의 모습도 익숙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편한 옷차림으로 간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기에 사람들은 여유 시간을 내서 자주 찾아오고 있다. 아침 출근 전에 조깅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퇴근 후, 하루의 일과를 끝마치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가벼운 운동을 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주말을 맞아 한 집 식구가 소풍을 오는 경우도 많으며 모아산을 찾아 동호회 활동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모아산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등산로 입구에는 이전에 없던 작은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또한 등산로 곳곳에서 생수와 아이스크림, 심지어 찐 고구마나 옥수수 같은 간식거리를 팔고 있는 노점상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민속촌은 그 안에서 모아산을 장식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색적인 풍경인데 이곳에서 사람들은 조선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를 찾아본다. 한국의 민속촌을 방불케 하는 그곳에서 사람들은 명절 때면 씨름판을 벌이기도 하고 그네를 뛰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모아산은 연길 시내와 가깝고 산세가 완만하여 누구나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백두산 관광차 왔던 국내외 손님들이 일부러 들려 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소담한 자연과 친근한 사람들의 모습이 녹아 있는 모아산의 정취에 빠져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평화로운 모아산 아래서 미래를 열자

연변 지역 조선족들의 명소로 모아산이 거듭나게 된 것은 모아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더불어 독특한 민속적 정취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 원시적인 자연 경관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모아산이 오늘날 자연과 사람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모습으로 변화한 것은 무엇보다 연변 지역 조선족들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의 향상과 가치관의 변화 덕분이다. 한 세기 전 한반도에서 넘어와 타향에서 억척스럽게 살아남은 조선족은 이제 그 고난의 대장정을 마치고 여유롭게 삶의 터전을 가꾸며 즐기고 있다. 중국 땅에서 살면서도 자신의 핏줄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연변의 조선족들, 오늘도 평화로운 모아산의 정취 아래 휴식을 취하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있다.

참고문헌
  • 김호웅, 『재만 조선인 문학 연구』(국학자료원, 1998)
  • 「모아산 등산지 환경 좋아져」(연변인터넷방송, 2007. 10. 2.)
  • 「연길 모아산, 휴식의 한때를 즐기는 명소로」(연변인터넷방송, 2009. 9. 15)
관련항목
이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