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한자 洪範圖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카자흐스탄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12년 3월 14일
저자 몰년 시기/일시 2001년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65년
편찬|간행 시기/일시 1989년
편찬|간행 시기/일시 1990년
성격 장편 소설
작가 김세일
정의

1968년부터 1969년까지 『레닌기치』에 실린 홍범도 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고려인 작가 김세일의 장편 소설.

개설

『레닌기치』에 1968년부터 1969년까지 연재된 김세일『홍범도』는 연재 당시부터 고려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레닌기치』에서 실시한 문예현상 모집 소설 부문에서 1등으로 당선된 작품으로, 중앙아시아 고려인 작가가 쓴 최초의 장편 소설이다. 소설 『홍범도』는 1989년 신학문사에서 간행된 전 3권의 『홍범도』와 1990년 제3문학사에서 간행된 전 5권의 『홍범도』 두 종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신문학사 판본은 『레닌기치』에 실린 부분을 국내에서 활자화한 것인데 반해, 제3문학사에서 간행한 『홍범도』『레닌기치』에 발표된 내용을 일부 보완하고 ‘한국의 독자’를 위해 새로 작품의 후반부를 완성하여 간행한 것이어서 두 판본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통상적으로 고려인 문인들은 자신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할 때 일정한 자기 검열을 실시하는데, 제3문학사에서 간행한 판본은 이러한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구성

홍범도 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김세일의 장편 소설 『홍범도』는 총 4편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1편은 1장 ‘어린 시절’부터 7장 ‘금강산 중이 되다’로 구성되어 있고, 2편은 1장 ‘다시 속세로’에서 시작하여 11장 ‘승리’로 끝을 맺고 있다. 3편에서는 1장 ‘의병 선서식’을 시작으로 14장 ‘다들 우리 의병들이고 형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4편에서는 1장 ‘연화산 회의’에서 시작하여 43장 ‘레닌과의 역사적 만남’으로 끝을 맺는다. 구성상으로 볼 때 4편이 다른 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적인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김세일의 장편 소설 『홍범도』홍범도의 출생부터 1921년 홍범도가 모스크바에서 레닌을 직접 만나고 돌아오는 장면까지를 다루고 있다. 항일 무장 투쟁과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 활약한 홍범도홍범도 부대원들의 전설적인 투쟁을 중심으로 다룬 이 작품은 빈약한 무기와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비상한 능력과 계략으로 몇 배의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 홍범도의 영웅적인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내용

김세일의 장편소설 『홍범도』는 고려인들의 기억 복원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불러낸 상징 기억의 종합이다. 『홍범도』는 항일 무장 투쟁사에 있어 전설적인 인물이자 철저한 국제주의자[공산주의자]로 살았던 홍범도가 레닌을 만나는 과정까지를 다룬다. 소설 『홍범도』는 역사 속 인물인 홍범도홍범도가 수행했던 수많은 투쟁들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한다는 측면에서 역사 소설이자, 이인섭이란 실존 인물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록[기록 문학]의 성격 또한 지니고 있다. 저자 역시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의 순수한 창작물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봤을 때, 이 작품은 역사 소설과 실록의 경계에 있다.

김세일『홍범도』는 전반적으로 애국주의를 통한 혁명 영웅의 형상화와 민족 정체성 부정을 통한 소련으로의 동화 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김준『십오만 원 사건』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당시 고려인들의 현재적 처지가 창조되어 드러나는데, 대표적인 부분이 알렉산드라 김의 활동을 유독 강조하는 부분이다. 알렉산드라 김의 존재는 영웅적인 활약을 한 최초의 여성 의병인 ‘영란’과 더불어 남성 중심의 항일 무장 투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역할을 복원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홍범도는 알렉산드라 김의 존재를 통해 “소비에트 정권을 위하여 나도 목숨 바쳐 싸우련다.”라고 결심까지 한다. 항일 독립군 지도자였던 홍범도를 혁명가로 변모하게 한 원인들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알렉산드라 김의 존재는 일정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세일은 서사의 필연성을 깨뜨리면서까지 굳이 알렉산드라 김의 활동을 담은 부분을 독립된 장으로 구성한다. 이러한 작가적 태도에는 정치적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고려인들의 열등감 극복을 위한 욕망이 내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징

민족 반역자를 대하는 홍범도의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다. 홍범도는 전장에서 마주친 러시아 빨치산은 물론이고 홍의군과 심지어 일본군의 처지까지도 이해하는 태도를 종종 보인다. 하지만 홍범도는 유독 일진회 회원과 민족 반역자들만큼은 무자비할 정도로 가차없이 처단한다. 친일 단체인 일진회 회원이란 이유만으로 마을 사람 30여 명을 죽이는 ‘치양동’ 사건을 비롯해 작품 곳곳에서 민족 반역자에 대한 단죄가 나타난다.

홍범도는 “너희들은 조선 사람의 피와 조국 강산의 정기를 타고난 놈들이 어찌 나라와 동포를 배반하고 반역 행위를 한단 말이냐? 그러니 너희놈들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인용문에서 보듯이 홍범도는 민족 반역자에 대해 가차없는 단죄를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항일 무장 투쟁과 같은 민족 서사에서는 민족 반역자들에 대한 엄격한 단죄를 통해 민족적 순결주의를 강조하는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자신과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동료들까지 반역이 의심된다고 가치없이 처단한 것은 좀더 세밀한 독법이 요구된다. 홍범도의 행위는 일종의 강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민족의 배반 또는 배반은 곧 죽음이라는 강박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일제의 간첩’이라는 혐의로 고통받았던 고려인들의 상처가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의의와 평가

장편 소설 『홍범도』를 통해 김세일이 강조한 것은 홍범도 같은 전설적인 항일 무장 투쟁의 영웅이 지금 현재 중앙아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들의 직접적인 선조라는 것에 대한 일관된 자긍심이다. 이러한 자긍심을 통해 고려인들은 자신들이 간첩 의혹에 대한 보복으로 중앙아시아 유폐된 존재들이 아니라 항일 투쟁과 사회주의 혁명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회주의 건설 과정의 당당한 일원이라는 점을 복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평론가 정상진김세일의 장편 소설 『홍범도』는 고려인 문학의 가장 빛나는 작품 중에 하나이지만, “홍범도를 사람이 아닌 신화에서나 등장하는 영웅으로 그림으로써 리얼리티를 상실한 점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하였다.

참고문헌
  • 강진구, 「구소련권 고려인 문학에 나타난 역사 복원 욕망 연구-김세일의 장편 소설 『홍범도』를 중심으로」(『민족문학사연구』25, 민족문학사연구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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