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집」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시대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상세정보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78년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4년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8년 6월 20일
채록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주요 등장 인물 남자|외동딸|사내|마을 사람|농부
모티프 유형 유령담
정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에서 고려인 사이에 전해 오는 유령이 산다고 믿었던 집에서 만난 남녀에 관한 설화.

채록/수집 상황

1978년에 소설가 김 아나톨리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에 있는 황만금 농장에서 고려인 노인들에게서 채록하였다. 2004년 알마티시 지벡 졸리(Жибек жолы) 출판사에서 러시아어로 간행된 『Невидимый остров. Проза и поэзия корейских писателей[보이지 않는 섬: 한인 작가들의 산문과 시집]』에 수록되었다. 2008년 이복규의 저작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구전 설화』[집문당]에 수록되었다.

내용

옛날 부인과 사별하고 딸 하나 데리고 혼자 사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과부인 한 여인을 새 아내로 맞이했다. 새 아내에겐 아들이 있었다. 그 여자는 집안의 계보를 남편의 딸이 아닌 자기 아들이 잇기를 원했고 남편의 딸을 내쫓고 싶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계모는 딸의 다리 사이에 털을 민 새끼 쥐를 살며시 놓아두고 아침에 남편을 불렀다. 그리고 딸이 더러운 것과 합하여 괴물을 낳았다고 했다. 만약 딸을 다른 사람과 함께 있게 하면, 그 더러운 것이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집을 통째로 손에 넣을 것이고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일을 막기 위해서는 더러운 딸을 집에서 가능한 한 멀리 데려가 죽여야 한다고 했다. 남자는 아내의 말에 동의했다. 한밤중에 딸을 산으로 데리고 갔으나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사람들이 유령의 집이라고 부르는 곳에 버려두고 떠났다. 그날 오후, 그 유령의 집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 가난한 사내가 찾아와 구걸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사내의 옷차림이 그리 나쁘지 않아 얼마 전 마을을 습격한 강도라 생각하고 사내를 붙잡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사내는 겨우 도망쳐 산에 몸을 숨겼으나, 밤에 다시 마을 사람들이 사내를 찾아내어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내가 외쳤다.

“그만 하세요! 당신들이 찾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사내는 강도들이 도적질한 물건을 호수에 던지는 것을 보았다. 마을 사람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지만, 사내가 강도 중 하나라고 확신하여 더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 사내를 죽이기로 했다. 많은 물건을 도둑맞은 농부가 사내를 죽이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농부는 차마 사내를 죽일 수가 없어 산속 유령의 집으로 끌고 갔다.

“저리로 가게나. 청년, 자네를 죽이고 싶지 않네. 나는 저곳의 유령에게 자네를 맡기겠네.”

사실 이 사내는 한 양반의 작은아들로 아버지의 죽음 이후 친족들에게 쫓겨난 젊은 시인이었다. 형은 사내를 쫓아내고 부모의 유산을 모두 차지했다. 사내가 무시무시한 유령의 집에 들어갔을 때 사내는 밝은 달빛 아래 한 젊은 아가씨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가씨는 예쁜 눈으로 사내를 쳐다보았다. 사내가 말을 걸었다.

“실례지만 당신은 마녀인가요?”

“아니요. 전 사람이에요. 당신은요?”

“저도 사람이에요.”

그들은 이 만남이 얼마나 기뻤는지 아침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유령의 집에서 첫 번째 밤에 함께 한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아침 햇빛에 눈을 떴을 때 그들은 어제는 보지 못했던, 바로 자신들 앞에 있는 벽에 매달린 종이를 보았다. 종이에는 멋진 글씨체로 시가 쓰여 있었다. 이들은 이 집의 주인이었던 한 무명 시인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이 집에서 한때 저, 시인 김시습이 살았다. 그때 나는 꿈을 꾸었다. 이 세상에서 가능한 행복을 누리는…. 나는 결혼했고 두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부인도 아이들도 모두 죽었다. 이게 이 세상에서 가능한 행복이란 말인가. 이제 나는 떠난다. 그리고 이곳에 들어온 당신들…. 이 집에 남아 살아 주길 바란다. 만약 당신들이 이 세상에서 가능한 행복을 믿는다면 말이다.”

이들은 이 세상에서 가능한 모든 행복을 믿으며 그 집에 남아 살았다. 몇 시간 뒤 마을 사람들은 유령의 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을 사람들은 악마와 유령들이 기뻐하며 잔치를 벌이는 것인지, 버려진 집에 누군가 살게 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그 집의 굴뚝에서는 줄곧 연기가 흘러나왔고 마을 사람들은 유령과 악마 따위가 그곳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마을 사람들이 유령이 산다고 믿고 있어서 아예 출입이 금지된 유령의 집에 우연히 아버지한테 버림받은 딸과 형에게서 버림받은 동생이 살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유령의 집에서 살아남았고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유령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되었다.

참고문헌
  • 이복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구전설화』(집문당, 2008)
  • 『Невидимый остров. Проза и поэзия корейских писателей』(Алматы: Жибек жолы,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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