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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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카자흐스탄 알마티주 알마티시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2005년 5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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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8년 6월 20일 |
채록지 | 카자흐스탄 알마티시 |
성격 | 설화 |
주요 등장 인물 | 아버지|아들|며느리|손자 |
모티프 유형 | 효도담 |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서 고려인 사이에 전해 오는 불효막심한 아들과 며느리에 관한 설화.
2005년 5월 14일 이복규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서 리 타냐 할머니[1920년 생]에게서 채록하였다. 리 타냐 할머니는 원동에서 출생하였으나 강제 이주로 카자흐스탄에 오게 되었다. 2008년 이복규의 저작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구전 설화』[집문당]에 수록되었다.
부자로 사는 한 영감에게 아들이 없었지. 그래서 영감이 어디 가서 “원동에 가서 범 쓸개를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말을 들었지. 그래 원동에 가서 범 쓸개를 먹고 아들을 낳았어. 그런데 그 아이가 자꾸 아파서 어디 가서 물으니 “무슨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별의별 약을 다 해 먹였네. 그 아이가 커서 장가들 나이가 됐어. 그 아들 자랄 때 받들어 키우느라 일도 안 시키고 별나게 키웠지. 그런데 그 아들이 결혼해서 다시 아들을 낳았지. 그 아들이 자라서 군대에 가게 되었네. 그 아버지가 별난 시중을 다 들었는데 며느리를 얻었지. 고려인이었어. 그래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어찌나 미워하는지. 그런데 그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지. 상 치르고 그 아들하고 사는데, 그 며느리가 어떻게 그 아들한테 요사 질을 하는지. 그 집이 영감 집인데 집이 크고 좋았어. 영감이 그 아들 자라온 일을 생각하면 그런 괄시를 받을 짓을 아이 했지. 그래서 죽어 버리자 하다가도 노인들과 같이 앉아 그 이야기를 하면 자꾸 말리지.
“그래도 못쓴다고. 그래도 아들 봐야 한다고.”
그래 어떡해? 하루는 아들이 들어와서
“아버지, 이 집에서 그냥 살면 좋지 않다오. 점쟁이 말하는데 우리 집을 팔아서 다른 데로 이사가야 한다고.”
“그래, 너희 짐을 싸고 가라. 나는 마누라와 살던 이 집에서 그냥 살 테니. 너희가 짐을 싸 가지고 나가 살라고.”
“어떻게 아버지를 두고 우리끼리 나가 사느냐고. 우리만 따로 못 나간다고.”
“내 변두리로 가서 농사하겠다고.”
“아버지, 무슨 힘이 있어 농사하겠는가?”
“거기 가서 너희 세간살이도 도와주고 거기 가서 있겠다고.”
그래 며느리가 좋아서 거기 가서 집 하나 쪼그만 것 시아버지 살 집을 샀지.
“거기 가 있으면 음식이랑 싹 해서 갖다 주겠다.”고 했어. 그래 이 영감이 거기 가서 혼자 살다 병이 나서 죽었지. 며느리하고 아들이 음식 안 갖다 줬지. 그래 거기서 그냥 죽고 말았지. 그래서 그 동네에서 어떻게 알고 아들한테 알려 장사 지냈지. 장사 지내고 나서는 그 집에다가 표지해서 못 들어가게 해 놓았지. 그런데 이 아이가 군대에서 휴가 받아 왔지.
“어째 할아버지는 어디 갔는가? 저녁도 아니 잡숫고 그래.”
“할아버지는 변두리에 가서 산다.”
그래서 그 아들이 할아버지를 찾아갔더니 할아버지는 죽고 없는 거야. 그래 집에 돌아와서 애비 어미 앉혀 놓고 말했지.
“어째서 할아버지 그렇게 갖다가 죽게 했는가? 나도 너희 둘, 할아버지처럼 똑 그렇게 하겠으니 그런 줄 알라고.”
그리곤 군대 갔지.
어렵게 얻어 귀하게 키운 아들이 부모의 정성도 모르고 부인의 꾐에 넘어가 아버지를 외딴집에 두고 음식도 주지 않아 죽게 했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