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문화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CIS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정의

입관 절차, 장례 제사, 묘지 및 묘비 등 CIS 지역 고려인의 장례 문화.

개설

고려인의 장례 문화는 CIS 지역에서 고려인의 민족 정체성을 부각하는 기제의 역할을 하며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고려인 고유의 체계와 구조가 있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고려인은 대부분 ‘상조회’나 ‘장례 모임’에 가입되어 있는데, 회비는 지역이나 조직의 성격에 따라 다르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의 적은 액수이다. 시온고 콜호즈의 경우 1년에 한 가정당 약 5달러이다. 상조회나 장례 모임에 가입한 경우는 상조회나 장례 모임에서 장례식을 주관하거나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만 고려인도 장례 절차를 잘 안다. 현대 장례식은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을 혼합한 방식이다. 삼일장이 보편화되어 있는데 사흘 동안 아들, 딸, 형제, 가까운 사촌 형제 등이 서로 돌아가면서 밤새 시신 옆을 지킨다.

입관 절차

숨을 거둘 때가 되면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누이는데 상황이 허락하지 않으면 서쪽으로 누이지만 동쪽이나 남쪽은 삼간다. 숨을 거두면 시신을 가장 좋은 방에 누인 뒤 망자의 손과 발을 쭉 펴 차렷 자세로 하고 알코올로 몸 구석구석을 닦는다. 그 이후 망자의 혼을 가져간 정령들을 쫓아내면 망자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망자의 혼을 부르기 위해 지붕 위에 올라가 망자가 마지막 입었던 옷을 막대기에 걸고 “19○○년 ○○에서 태어난 ○○○ 오시오. 복! 복! 복!”이라고 외친다. 이 막대기는 장례식 3일 동안 계속 꽂아둔다. 이후 장남이 망자의 입에 쌀을 세 숟가락 넣으며 “백 석이오, 천 석이오, 만 석이오.”라고 외친다. 그리고 입이 열리지 않도록 턱에서부터 줄을 당겨 머리에 묶은 뒤 수의를 입히고 귀와 코를 솜으로 막고 손, 발, 등, 어깨를 묶는다. 관이 있으면 바로 입관하고 관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으면 칠성판 위에 시신을 모신다. 입관 전 한 번 절하고 입관 후 세 번 절하는데 관이 없으면 1번 절을 한다. 시신을 흰 천으로 덮고 바로 얼굴을 가린 뒤 가운데 붉은색 명정을 두르고 그 위에 흰 글씨로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는다. 여자가 명정에 적어야 할 내용이 더 많다. 남자는 자기 가문에 남아 있기 때문에 본(本)을 쓸 필요가 없지만 다른 가문 출신의 여자는 저승에서 친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본을 적어 준다. 이제 자식들은 수의를 입는다.

장례 제사

하루에 세 번 3일 동안 망자를 위해 상을 차린다. 망자를 위해 닭, 바비 무리, 갈비, 술, 감자채, 계란, 구운 생선, 지름굽, 보드카 같은 음식을 준비한다. 삼일장을 치른 뒤 묘지에 가서 매장한 뒤 음식을 성대하게 차려놓고 첫 제사를 지낸다. 3년 동안 기일마다 묘지에서 제사를 지낸다. 영구차가 장지로 출발하기 전 영구차 앞에 간단히 상을 차리고 제사를 올린다. 장남이 “혼은 이미 구차에 모셨습니다. 이제 가시면 볼 수 없습니다. 떠나시는 길에 예를 올립니다. 영면하소서.”라고 하며 술잔을 올리고 삼배를 한다.

매장 절차

장지에 도착하면 삶은 닭과 술을 진설하고, 산신제를 올린 뒤 산소가 될 지점의 네 귀퉁이를 살짝 파고 그 위에 제물을 진설하고 삼배를 한다. 관을 파 놓은 땅에 내려놓으면 장남부터 손으로 흙을 세 번 뿌린다. 봉분이 다 만들어지면 하산한다.

수의와 상복

수의는 가장 좋은 옷으로 입히는데, 요즘은 환갑 때 입은 한복을 수의로 입는 경우도 많다. 보통 수의는 관습적으로 부모님이 생전에 준비해 둔다. 상복을 입을 때 남자는 어두운색 옷을 입는데 보통 양복에 검은 완장을 팔에 두르며, 여성은 밝은색 옷을 입어도 무방하지만 머리에는 흰 수건을 둘러야 한다.

묘지와 묘비

부하라, 사마르칸트, 타슈켄트 등 고려인 묘지가 조성된 곳에서는 고려인 묘지에 매장한다. 고려인 사이에 비석을 세우는 풍습이 생긴 것은 1970년대 말부터이다. 비석을 세우는 기간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사마르칸트의 경우 한식날에만 비석을 세우고 타슈켄트에서는 사망하자마자 바로 비석을 세운다.

부조

비록 생시에 모르는 사이라도 같은 마을에 살고 있으면 장례식장을 찾아와서 조의를 표하고 부조를 한다. 보통의 경우 부조금이 제법 많아 부조금만으로도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금기 사항

죽음과 관련하여 몇 가지 금기 사항이 전해진다. 먼저 망자가 혼령이 되어 찾아올 수 있으므로 망자의 옷은 반드시 태워야 한다. 또 관이 집에서 나가기 전 집 안의 거울이나 텔레비전 등 상이 비치는 가구는 모두 처능으로 가려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자의 혼령이 그 속에 머무를 수가 있다. 그리고 제수(祭需) 음식을 구입할 때 절대 가격 흥정을 해서는 안 된다. 흥정한 음식은 조상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한 음식은 조상이 먹지 않기 때문에 제사 음식은 제삿날 새벽에 준비해야 하고 홀수로 차려야 한다. 이외에도 묘지에 갈 때는 반드시 양말을 신어야 한다, 묘지에 어린아이는 데려가지 않고 묘지에서 집에 돌아오면 손을 씻은 뒤 아이를 만져야 한다, 성묘를 다녀온 후 음식을 불 앞에 놓아 나쁜 기운을 정화한 뒤 먹어야 한다, 성묘 음식은 어른이 먼저 먹어야 한다 등의 금기가 있다.

현황

현대 장례식은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을 결합한 혼합 방식이며, 삼일장이 보편화하였다. 또 러시아 문화의 영향으로 장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으며 수의 대신 평소 망자가 즐겨 입던 옷을 입히기도 하고 매장보다는 화장으로 바뀌고 있다. 신세대 한인은 금기 사항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참고문헌
  • 임영상,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전통 명절과 문화 콘텐츠: '단오'축제를 중심으로」(『재외한인연구』20, 재외한인학회, 2009)
  • 안상경·이병조, 「독립국가연합 고려인 공동체의 한민족 민속문화 전승 연구: 우즈베키스탄 타시켄트 주 고려인 콜호즈의 민속 문화를 중심으로」(『슬라브연구』29-1,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2013)
  • Петров А. И., 『Корейская диаспора на Дальнем Востоке России. 60-90-е годы XIX века』(Владивосток,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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