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문화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CIS  
시대 근대/개항기|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상세정보
정의

CIS 한인들의 고유한 주거 문화.

개설

CIS 한인의 주거 문화는 한인 이주사와 맥을 같이한다. 한반도에서 러시아 연해주로, 다시 중앙아시아로 이주하면서 한인들의 주거 문화는 현지 풍토와 환경에 맞게 변천하였다.

주거 문화의 변천 과정

초기 러시아 극동의 한인들은 조국의 집 구조를 그대로 재현했다. 1937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 후 처음에는 현지인의 집에 함께 살거나 빈집에 들어가 거주했다. 또는 공동 주택에서 몇몇 가구가 공동으로 거주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땅을 파서 만든 토굴, 깔과 볏짚으로 지은 깔막 등에서 거주하는 한인도 있었다. 1940년대에는 볏장[흙벽돌]을 사용하여 집을 짓기 시작하였고, 1960년대부터는 대부분 주택이 러시아식으로 지어졌다. 이후 구들이 점차 줄어들고 페치카의 사용이 증가하는 등 한인 주거 문화에서 한민족 고유의 특징들이 점점 사라져 갔다. 특히 도시 한인의 주거 양식에서는 한국 전통 주거의 특징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주택의 유형

한인의 주택은 크게 단독 주택과 공동 주택으로 나누어진다. 단독 주택은 일반적으로 러시아 전통 주택이 기본이 되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외벽을 두껍게 만들었다. 공동 주택은 도시형 아파트인데, 소비에트연방 시절 국가가 건설하여 분배하였다.

단독 주택

단독 주택은 흔히 땅집이라 불린다. 개별적 차이는 있으나 본채를 중심으로 야외에는 텃밭, 반야[러시아식 사우나], 저장 창고, 화장실 등이 설치되어 있고, 부엌과 현관은 본채 내부에 설치되어 있다. 난방 시설로 구들이나 페치카를 사용한다.

단독 주택은 본채의 앞뒤에 텃밭을 갖추었다. 텃밭에서는 자급자족을 위해 배추, 상추, 감자, 양파, 가지, 토마토, 고추 등을 재배하며 텃밭 한쪽에서는 역시 자급자족을 위해 닭, 오리, 개, 염소 등의 가축을 키운다.

반야는 물을 데워 여유 있게 목욕을 즐길 수 있는 러시아식 전통 목욕실이다. 내부에 전용 페치카가 설치되어 페치카의 열로 욕실 한쪽의 자갈을 데우고 그 자갈에 물을 끼얹어 수증기를 발생시키는 증기식 사우나 방식이다. 본채 외부에 따로 설치한다.

러시아는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식료품이나 연료를 장기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저장 창고를 만들어야 한다. 저장 창고는 주택 내 지하 공간을 이용하기도 하고 외부에 땅을 파서 만들거나 별채로 짓기도 한다. 주로 감자, 양파, 무 등의 채소를 저장하며 김치나 장류의 저장 식품은 독을 따로 묻어 저장한다.

대부분 러시아의 단독 주택은 화장실을 본채 밖에 텃밭 한쪽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로 문과 벽을 세워 재래식으로 설치한다. 구덩이가 차면 흙으로 덮고 옆에 새로운 구덩이를 파서 사용한다.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이 도입된 이후 화장실이 주택 안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실내 화장실을 갖춘 단독 주택의 경우에도 야외 화장실은 여전히 존재한다.

주택 본채에서 살짝 튀어나오게 현관을 설치한다. 외관 장식용으로 설치하는데,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문화와 연결되어 현관에 신발장을 설치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부엌은 러시아 전통에 따라 여름 부엌과 겨울 부엌으로 구분된다. 겨울 부엌은 주택 본채 안에 페치카가 있는 공간에 설치하며 페치카에서 요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한다. 여름 부엌은 본채 외부에 따로 별채를 짓거나 야외에 부뚜막을 설치하여 사용한다. 여름 부엌은 휴식을 위해 답창[평상]이 사용되기도 한다.

구들은 한민족 전통의 온돌과 같은 개념의 난방 방식이다. 주로 좌식 생활을 하는 중앙아시아 지역 문화와 결합하여 한인들의 독특한 난방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으로 구들은 부엌에 아궁이를 만들고 방에 벽돌 바닥을 깐 뒤 아궁에서 연료를 태워 그 열기로 벽돌 바닥을 데우는 난방 방식이다. 현대로 오면서 아궁이 대신 페치카를 사용하고 방바닥에 온수 파이프를 깔아 페치카로 끓인 뜨거운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한인들은 구들방을 침실이 아니라 식사나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사용한다. 구들방에는 고려 상[밥상]과 목도 산[나무 간이 의자]이 놓여 있다.

페치카는 러시아 전통 벽난로 형태로, 조리와 난방을 겸하는 난방 방식이다. 과거 페치카의 연료는 나무와 석탄이었는데, 현대에는 전기나 가스가 사용된다. 전통적 페치카는 가열된 뜨거운 공기를 페치카와 연결된 벽 안의 통로로 보내는 난방 방식이었는데, 최근에는 가열된 물을 라디에이터를 통해 공급하는 온수난방 방식으로 바뀌었다.

공동 주택

한인의 공동 주택은 철저하게 러시아식을 따른다. 1917년 혁명 이후 러시아 도시는 심각한 주택난을 겪었고,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아파트와 가족 기숙사 같은 공동 주택을 건설하여 시민들에게 분배하였다. 공동 아파트는 여러 가족이 한 집에서 부엌과 욕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거 형태이다. 가족 기숙사는 가족별로 독립된 집에서 거주하지만, 욕실과 화장실은 다른 가족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거 형태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택난이 해결되지 않자 1955년 주택 공급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후 러시아 전역에 유사한 외형을 가지는 현대적 의미의 아파트가 대량 공급되었고, 도시에서는 민족별 거주 형태의 특징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참고문헌
  • 정근식,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생활과 문화」(『한국사회학회 사회학대회 논문집』, 한국사회학회, 1995)
  • 이영심·조재순, 「러시아 거주 고려인의 주거에 관한 연구」(『한국주거학회논문집』, 한국주거학회, 2004)
  • 김혜진, 「러시아 사료로 본 한인 이주민들의 생활: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자료를 중심으로」(『민족학연구』9, 한국민족학회,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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