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 항목명 | 言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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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言語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일본 |
시대 | 현대/현대 |
원어 항목명 | 言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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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 한인이 사용하는 언어의 변화.
재일 한인의 사용 언어는 세대에 따라 여러 견해가 있다. 우선 재일 한인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와 일본어를 주로 사용하는 올드커머(old-comer)와 1980년대 이후 일본으로 건너와서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는 뉴커머(new-comer)로 나눌 수 있다. 도항 세대에 속하는 올드커머는 조선어를 모국어로 하는 1세와 일본에서 출생한 2세 이후의 세대로 나눌 수 있다. 1세에서 2세로 세대 교체가 이어짐에 따라 재일 한인 사회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조선어에서 일본어로 바뀌어 갔고, 일상생활에서 조선어가 사용되는 경우도 줄었다. 2세 이후 세대는 귀속하는 민족적·국가적 측면에서는 조선어가 모국어이나, 언어 능력 측면에서는 일본어가 모국어이기 때문에 용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모국어가 일본어인 2세라도 1세와의 접촉 빈도나 내용에 따라 조선어를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은 하지 못하는 비대칭 바이링걸(bilingual)이 많고, 3세 이후에서는 일본어만 사용하는 언어 교체 과정이 관찰된다.
1세 재일 한인의 출신 지역을 보면,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한반도 남부 출신들이 많다. 재일 한인 집주지에서도 동향 출신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1세 재일 한인들의 출신지 사투리가 잔존·보유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재일 한인이 가장 많은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의 경우 제주도 출신이 다른 지역 출신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이쿠노구에서는 제주도의 생활문화나 사투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언어 형성기를 모국에서 보낸 1세 재일 한인들의 경우에는 학교 교육의 경험이 없고 일본어를 자연 습득했기 때문에, 규범 문법과는 다른 독자적이고 특이한 일본어를 쓰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여성 중에는 두 언어를 모두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남성보다 많아서, 고령에 야간 중학교나 식자 교실에서 문자를 습득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어를 주로 사용하는 2세 이후의 세대가 민족어로서 조선어를 습득하는 경로에는 가정과 민족 학교가 있다. 1세 재일 한인의 수가 감소한 현재에 와서는 가정에서 체계적으로 민족어가 계승되기는 어려워서 실질적으로 민족 학교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치부에서 대학교까지 독자적인 교육 체제를 갖는 조선 학교에서의 조선어 교육은 독자적인 바이링걸 교육을 통해 확실한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일본 사회와의 갈등, 제도적 제한 등으로 학생 수가 해마다 줄고 있으며, 조선어를 하는 사람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1980년대부터 계속해서 늘고 있는 뉴커머도 주목할 만하다. 뉴커머는 재일 한인 사회에 새로운 언어적·문화적 요소를 가져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미 재일 한인의 25%를 차지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조선어를 쓰는 사람의 증가에도 공헌하고 있다. 특히 뉴커머의 존재가 가장 가시적인 것이 길거리의 언어 경관이다. 뉴커머가 집주하는 도쿄의 신주쿠[新宿] 같은 지역에는 뉴커머의 경제 활동으로 인해 한글 사용이 증가하였다. 뉴커머를 의식한 일본 사회의 한글 사용이 눈에 띄며 공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차별이나 편견 때문에 가시적인 조선어 요소를 은폐할 수밖에 없었던 올드커머의 시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뉴커머의 존재와 언어 활동은 재일 한인 사회 전체에 새로운 언어적 요소를 제공하는 한편, 일본 사회의 재일 한인에 대한 의식 변화를 엿보는 단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