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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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 인물/예술인 |
지역 | 일본 |
시대 | 현대/현대 |
출생 시기/일시 | 191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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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시기/일시 | 1991년 |
활동 시기/일시 | 1991년 |
특기 사항 시기/일시 | 2006년 9월 28일~2006년 9월 30일 |
학교|수학지 | 일본 효고현 고베시 |
성격 | 화가 |
성별 | 여 |
일본에서 활동한 재일 한인 여성 화가.
염명임[1912~?]은 1912년 서울에서 태어나 10살 때 일본 오사카에 건너온 재일 한인이다. 염명임은 재일 한인 여성 1세 중에서 드물게 세이와대학[聖和大學]의 전신인 고베여자신학교[神戶女子神學校]를 졸업하고 해방 직후, 오사카에 백두학원(白頭學園)이라는 민족 학교를 설립한 남편 이경태와 함께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염명임은 60세가 되어 학교를 퇴직한 후, 화가에게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염명임은 남편과 함께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로 분단되지 않은 하나의 조국을 지향하는 민족 교육을 지지했다. 염명임은 자신의 사상적 이념을 반영하듯 조국 분단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조선인 어머니의 모습을 사회주의 리얼리즘 방식으로 표현하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내는 등, 재일 한인 사회의 사회 운동에 기여하고자 했다. 분단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흰 저고리를 입은 노모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연이어 일본 화단에 발표했다.
염명임이 1991년 조국의 통일을 기원하는 할머니를 그린 「다리 없는 강[橋のない川]」이라는 작품이 제57회 도코텐[東光展]에 입상하여 재일 한인 사회와 일본 사회의 주목을 받은 받았다. 연이어 같은 해에 조국의 통일이라는 같은 주제로 발표한 「분단의 아픔」이라는 작품도 제4회 간사이 지역 도코텐에서 입상했다. 재일 한인 여성 1세로서 고령의 나이에 일본 화단에 작품을 출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나아가, 흰 저고리라는 민족 의상을 입은 나이 든 조선의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표현한 작품이 입상한 것도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다. 『아사히신문』을 비롯하여 재일 한인 신문에서는 염명임의 도코텐 입상 및 작품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 한인 문제를 환기했다. 특히 염명임의 작품에서는 ‘조국은 하나’라는 한반도 분단 문제에 대한 인식과 통일에 대한 강한 염원이 담겨 있다. 이는 남편과 함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하나의 한민족’을 지향하는 민족 학교를 세우고 평생 교편을 잡았던 염명임의 이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염명임의 대표작인 「다리 없는 강」은 흰 저고리를 입은 나이 든 어머니가 찢어진 장구를 가지고 슬픈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이 커다란 화면에 강렬하게 그려져 있다. 배경으로 분단의 상징인 38도선의 철조망과 임진강이 그려져 있고, 젊은 한민족 여성들이 화려한 민족 의상을 입고 장구춤을 추고 있다. 이는 단순히 분단의 아픔만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과 기약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염명임은 분단 조국에 대한 아픔을 표현하면서도 통일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화면에 함께 배치하고자 하였다. “어두운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늘을 보세요. 이 색상은 희망을 의미합니다.”라고 밝힌 인터뷰는 이러한 의도를 잘 보여 준다. 「분단의 아픔」에서 표현된 흰 저고리의 나이 든 어머니의 모습은 「다리 없는 강」보다 조국 분단에 대한 절망이 처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다리 없는 강」과 같이 38선을 배경으로 하여 흰 저고리를 입은 나이 든 어머니가 분단된 조국의 두 국기를 부둥켜안고 절망하듯 쓰러져 있기 때문이다. 두 국기 사이에 포개진 두 손에는 가족사진처럼 보이는 작은 종이가 살짝 삐져나와 있다. 이는 「분단의 아픔」이라는 작품의 주제가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대한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둘로 나뉜 조국과 고향의 이산가족과의 재회에 대한 절망을 의미하는 슬픈 정서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이처럼 염명임의 대표작은 모두 흰 저고리를 입은 나이 든 어머니의 모습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오랜 세월 일본에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재일 한인 어머니의 심정이 표현되어 있다. 돌아가고 싶은 조국은 분단되어 돌아갈 수 없으며, 결국 조국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 어머니가 오직 할 수 있는 행위는 해질녘까지 고향을 향해 앉아 소리없이 바라보는 것밖에 없다. 이는 일본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한민족에 대한 애착, 돌아가고 싶은 조국을 향한 그리움을 상징한 것으로, 이른바 재일(在日)의 경험이 어머니의 시선으로 표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동덕미술관 갤러리에서 개최한 제10회 우리겨레여성전에서 염명임의 「아픔」과 「내일」이 전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