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 문화 어디까지, ‘한류’와 ‘혐한류’ 그리고 헤이트 스피치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일본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정의

2000년대 이후 일본에서 붐을 일으켰던 한류와 한국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혐한류, 그리고 재일 한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증오와 폭력적 표현의 양상을 개괄.

개설

한류란 21세기에 들어와서 한국에서 제작된 TV드라마나 영화가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히트하거나, 한국인 팝스타와 배우가 두드러진 활약을 하게 된 현상을 가리킨다. 혐한류란 이러한 한류에 반발하듯이 일본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혐오와 멸시의 논조, 감정의 노출 등을 가리킨다. 헤이트 스피치는 특정 국적이나 민족, 종교, 성적 지향, 장애와 관련한 사회 집단에 대해서 증오를 드러내며 폭력을 일으키는 ‘증오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표현의 표출을 가리킨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서 제작된 텔레비전 드라마나 K-POP이 일본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며 한류 붐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 무렵부터 일부에서는 역사 문제에 대한 한국과 한국인의 대응에 대한 비판 등을 내세우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혐한류의 움직임도 눈에 띄기 시작하였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호감도가 상승한 것은 재일 한인에게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혐한류에는 재일 한인이 부당한 권리를 얻고 있다는 선전도 있기 때문에 재일 한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2010년대부터 재일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헤이트 스피치가 행해지게 되면서 사회 문제로 인식되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 일본 시민의 항의 행동도 전개되고 동시에 법적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2016년에는 헤이트 스피치 규제법이 성립되었다.

한일 문화 교류 관계의 개선과 우호 분위기 조성

20세기 말까지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일본인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물론 전전과 전쟁 중에 활약하면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도입한 무용을 선보인 최승희가 일본인에게 인기를 얻은 적도 있고, 전후에도 1980년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히트하였으며 그 후에도 한국 가수가 일본에서 활동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 사회에서 이러한 한국 문화의 수용은 일부 스타에 한한 것이고 단기적이며 팬들도 일부 계층이나 연령에 그쳤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사회에서 한국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나 외교, 안보 보장, 식민지 시대의 역사라는 거의 한정된 분야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 속에서 이러한 상황은 약간 변하였고 한국 사회의 실정이나 영화나 음악 등의 소개도 시작되었지만, 그것에 주목하는 일본인은 21세기 이후에 비하면 역시 소수였다. 이에 대해 21세기 초의 한류는 사회 현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것이었다. 21세기 초 한류로 이어지는 움직임으로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회담을 배경으로 한일 간에 우호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있다. 이후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초반까지 역사 문제와 관련된 갈등도 상대적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증가하고 민간 차원에서의 한일 시민끼리의 교류도 진행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로 우호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류와 욘사마

2003년에는 「겨울 연가」가 일본에서 TV로 방송되어 인기를 얻으며 화제가 되었다. 2004 년에는 「겨울 연가」가 일본의 유행어 중 하나로 인정되면서 일본 경제 신문사가 정하는 올해의 히트 상품 중의 오제키[요코즈나의 다음 순위]에 욘사마[배용준]가 선정되었다. 「겨울 연가」의 히트를 이어 받아 그 후 한국에서 제작된 TV 드라마의 일본 방영이 잇따랐다. 또한 20세기 말부터 한국인을 위한 식재료 슈퍼와 한식 음식점이 늘어선 거리가 있었던 도쿄도 신주쿠구 신오쿠보는 한국인 스타의 상품이나 CD 또는 한국의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한류 상점이 증가하여 많은 일본인으로 북적거리는 번화한 거리가 되었다. 처음에 소개된 드라마는 주로 연애 드라마가 중심이었고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팬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사극이 방영되고, K-POP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서, 중년 남성과 10~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대중 음악은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이렇게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서의 엔터테인먼트, 대중 문화가 유입되고 관련 상품이 소비되면서 그 현상을 일본에서도 한류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을 통해서 적지 않은 일본인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경제적으로 뒤떨어진 강권 정치를 하고 있던 나라라는 이미지가 아니라 일본과 다름 없는 경제 수준을 가진 사회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며, 소소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시민들이 생활하는 현대 사회인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일본인은 경제 성장과 민주화 이전의 한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고, 감각적인 패션과 댄스 음악을 제공하는 아이돌들이 활약하는 나라로서만 인식하였다. 그로 인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도 증가하였다.

역사적 갈등과 혐한류의 확산

그러나 붐으로서의 한류는 확대되어 최고조에 도달하자, 곧 시들게 된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 언론에서 한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고 지상파 TV에서 한국 드라마의 방영도 줄어들게 된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신오쿠보에 있는 한류 상점 가운데는 폐점하는 가게도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일본이 한국 드라마나 K-POP, 상품 등을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팬은 확실히 존재한다. 이러한 점은 영화나 음악 장르를 소개할 때 이미 한국 드라마나 K-POP이라는 카테고리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오늘날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류 붐이 확대되던 시기, 혹은 최고조로 향하던 시점에도 일본 사회가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이전부터 한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있던 일본인 가운데는 한류라는 사회 현상에 대해 반발을 느끼는 사람도 당연히 있었다. 게다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의 한일 관계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시기도 포함하여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본 사회에서는 역사 문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었고, 우파 세력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던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우파 세력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의 작성과 채택 운동이 전개되며, 사실을 무시한 식민지 지배의 찬양과 과거 일본이 행한 가해를 부정하는 저술의 출판이 잇따르고, 우파 계열의 종합 잡지에서는 이 문제로 특집이 꾸며지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 아니게 되었다. 나아가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 보급에 의한 정보의 유통이 확대되어 한국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일본어로도 읽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반일적인 언론이나 활동이 일본인에게 속속 알려지게 되었다. 이것은 사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나 역사 문제로 계속 반일을 하는 한국이라는 인식을 낳았다. 그러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우파 논단에서 흘러 나오는 역사 수정주의적인 역사적 사실의 해석과 사실 오인, 일본인 중심주의적인 주장, 그리고 한국 문화를 업신여기는 담론을 수용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발신하는 일도 늘어났다.

혐한류 만화의 등장과 문화적 배척

한류 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대 중반에는 일본 사회에서 한류에 반발을 느끼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혐오감을 표현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2005년에는 역사 문제, 영토 문제, 재일 한인의 존재를 둘러싼 한국과 한국인 주장의 ‘오류’를 일본인이 바로잡는다는 내용의 『혐한류』라는 제목의 만화가 출판되었다. 저자는 무명 만화가로, 특히 한국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거기에 쓰여 있는 것은 우익 담론이 난무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마구잡이로 올려지고 있는 사실 왜곡이나 한국의 부정적인 요소를 일면적으로 확대하고 전달하는 것과 같은 정보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같은 만화가의 속편도 출판되었다. 만화 이외에 유사한 내용의 서적이 잇따라 출판되어, 대형 서점의 한국과 조선 관련 코너에서는 이러한 ‘혐한책’이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 물론 이러한 혐한책의 독자들이 모든 정보를 믿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혐한책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을 근거로 한국과 한국인의 주장이나 행동을 비판하고 혐한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일본인이 점차 늘어났다. 2011년에는 한국 드라마를 많이 방영하고 있는 방송국에 항의 시위가 있었고, 거기에는 우익 활동가로서는 간주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이 다수 참가하는 등의 현상도 발생하였다. 또한 재일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 및 이와 유사한 단체가 일정한 찬동자를 모아서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재일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등장과 헤이트 스피치

혐한의 풍조가 심해지는 가운데, ‘재일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은 번화가에서 선전 활동 및 한국과 한국인 관련 시설을 향한 항의 활동 및 코리안 타운과 재일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시위 행진을 실시하였다. 2009년에는 재특회 등이 교토 조선학교를 습격하는 사건도 발생하였다. 이것은 교토 조선학교가 근처의 공원을 학교 운동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 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재일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 회원들이 학교를 향해 “조선인은 일본에서 나가라” 등의 구호를 외친 사건이었다. 길거리에서의 선전이나 시위 행진은 신주쿠구 신오쿠보 코리아 타운과 오사카시 이쿠노구 츠루하시 등에서도 행해졌다. 거기에서는 재일 한국인[그들의 용어로는 ‘조선인’이며, 이 경우의 ‘조선’이라는 말에는 멸시의 의미가 담겨 있다.]의 살해를 암시하는 듯한 말조차 사용되었다.

이러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 일본 사회 안에서 시민들에 의한 항의 행동이 일어났다. 또한 언론에서도 헤이트 스피치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일부 정치인들도 이를 문제 삼아 2010년대 초반에는 헤이트 스피치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헤이트 스피치의 법적 규제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에서 신중론도 있었지만, 2016년에는 일본 국회에서 헤이트 스피치을 규제하는 법률이 가결 성립되어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이 법에는 벌칙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지방 자치 단체의 헤이트 스피치 규제를 요구하는 운동도 일부에서는 계속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오사카시에서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대처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었다. 이 조례는 헤이트 스피치가 확산되는 것을 오사카시가 방지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나 K-POP의 일본으로의 유입과 수용이라는 한류와, 그것을 의식하면서 세차게 일어난 혐한류라는 현상이 재일 한인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된 실증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원래 이러한 사회 현상이 얼마나 개개인의 생활과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는 측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단, 한류가 재일 한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그것이 재일 한인과 일본인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는 점, 반대로 혐한류는 재일 한인의 평온한 생활을 위협하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가진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류와 혐한류가 재일 한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한류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이미지는 호전되었다. 이를 통해, 재일 한인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문화를 가진 나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일본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류의 범주에 들어가는, TV 드라마나 K-POP에서 재일 한인 연예인이 참여하는 것은 거의 볼 수 없다. 한류와, 그것을 만들어 낸 한국이라는 나라와 재일 한인은 일본인에게는 서로 다른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류 열풍의 확대 중에서도 재일 한인 사이에 차별이 완화되었다는 말은 그다지 들리지 않고 자신의 민족성을 밝히고 활동하는 재일 한인이 극적으로 증가했다는 현상도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일본에 거주하는 코리안 속에는 북한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갖게 되었다고 해도, 재일 한인을 북한과 연결시켜 위험시하는 일본인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욱이 한류를 지탱하고 있는 인력 속에는 적지 않은 재일 한인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국 TV 드라마에 일본어 자막을 붙이는 작업은 재일 한인, 특히 민족 학교[대부분은 북한 계통]를 졸업한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일본인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한편, 혐한류에서는 재일 한인의 역사와 권리에 관해서도 사실을 왜곡하여 선전하였다. 재일 한인 일세가 일본에 온 경위는 식민지 지배의 역사와는 무관하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그들은 부당하게 생활 보호비를 수급하고 그 돈으로 놀면서 살고 있고, 세금을 면제받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유포되고 있다. 재일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헤이트 스피치에서는 그러한 선전이 반복되고 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것을 믿는 일본인이 있다는 것 자체도 큰 문제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에 사실을 제시하고 반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도 재일 한인에게는 고통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러한 선전이 유포되는 가운데 자신의 신변에서도 그것을 읽고 있는 일본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생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재일 한인에게 큰 심리적 부담을 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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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승, 「‘영혼의 살인’: 조센징을 덮치는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아시아문화』10, 아시아문화커뮤니티, 2015)
  • 김웅기, 「헤이트 스피치의 피해자로서의 재일 코리안에 대한 고찰」(『일본학』43,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일본학연구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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