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 -丹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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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세계)/문학 작품 |
지역 | 미국 |
시대 | 현대/현대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45년 11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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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찬|간행 시기/일시 | 2015년 |
성격 | 중편소설집 |
작가 | 정종진 |
2015년 문예바다에서 출간된 재미 한인 소설가 정종진의 중편소설집.
정종진은 1945년 11월 1일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하여 인하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였다. 1976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이민한 후 노스웨스턴 일리노이대학교의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2006년 『순수문학』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하였다. 2010년에 제26대 시카고 문인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3권의 소설집과 2권의 수필집을 발간하였다. 『나비는 단풍잎 밑에서 봄을 부른다』는 정종진의 세 번째 소설집으로 2015년 문예바다에서 출간되었다.
밀입국과 동성애 문제를 다룬 「리오그란데」, 노년 여성의 자아 찾기라는 주제를 다룬 「나비는 단풍잎 밑에서 봄을 부른다」, 형식적 기독교에 빠져 숨 못 쉬는 이민자의 애환과 진실한 기독교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성 장로가 그리는 곡선」, 영철의 구월 할머니에 대한 집착과 구월 할머니의 험난한 인생 역정이 교차 서술된 「구월 할머니」, 불법 체류자와 사랑에 빠져 위기에 처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돌돌방구리」, 9.11테러 이후의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진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증]의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전달한 「출발은 페쉬아와」, 유교의 폐쇄된 시골 동네에서 무식하고 가학적인 가족과 동네 어른들에 의하여 폐인이 되어가는 인물을 그려 낸 「이벌리 슨뵝이」 등 미국을 배경으로 재미 한인들의 삶을 다양한 젠더와 연령의 인물과 소재, 그리고 다양한 주제로 담은 중편소설 7편을 수록하고 있다. 총 482쪽이고, 크기는 150×225㎜이다.
「리오그란데」에서 한국에서 유괴범으로 몰리게 된 박창세는 아이를 가두어 놓고 열쇠를 집주인에게 부친 후, 비자 없이도 여행할 수 있는 멕시코로 도주한다.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무리들 틈에 끼어, 사악한 코요테[비밀통로 안내자]들에게 고초와 학대를 당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미국 밀입국에 성공하나 어려움은 끝이 없다. 동성애 문제가 겹쳐 흥미를 자아낸다.
「나비는 단풍잎 밑에서 봄을 부른다」에서 운전을 배우다 대형 사고를 목격한 미자는 운전을 포기하고 부를 축적하여 성공한 이민자가 된다. 며느리와 딸의 모욕과 고난을 극복하고 결국 운전면허증도 딴 미자는 자녀들과 화해를 이루며 후손들을 위한 일에 몰두한다. 가을 나비가 봄의 후손을 부르듯이, 미자는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 총 재산과 열정을 바칠 계획을 쌓아 간다.
「성 장로가 그리는 곡선」은 형식적 기독교에 푹 빠져 숨 못 쉬는 이민자들의 애환을 그려 냈다. 성 장로는 우연히 지식 많은 신여성 수잔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실질적으로 사는 방법과 하나님이 실제로 원할 기독교인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다.
「구월 할머니」에서 영철은 어렸을 때 사모하던 친구의 엄마와 똑같은 미소를 짓는 구월 할머니를 양로원에서 만나 집착한다. 구월 할머니의 험한 인생과 영철의 애틋한 어린 날이 서로 교차하며 구성된다.
「돌돌방구리」에서 복잡한 서울에서 집과 길을 잘 찾기로 유명한 시골 소녀 인순은 시카고 이민 생활 중에 우매한 불법체류자 병국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친정엄마나 남동생 인규와의 사이가 악화된 인순은 남편과의 관계도 이혼 직전의 위기를 맞는다. 집안은 풍비박산으로 변하나, 인순은 스스로가 집 잘 찾는 돌돌방구리[똑순이]임을 기억해 낸다. 인순은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직면한 어려움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
「출발은 페쉬아와」는 9.11테러 이후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진 이슬라모포비아의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전달하며, 그로 인해 무슬림과 한인의 결혼으로 구성된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9.11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무슬림에 대한 편견 강화 및 혐오증을 다루는 한편 미국이라는 국가는 무슬림조차도 미국의 시민으로 보호하고 껴안는다는 메시지를 결말에서 제시한다.
「이벌리 슨뵝이」는 전통 유교의 폐쇄된 시골 동네에서 똑똑한 선봉이 무식하고 가학적인 가족과 동네 어르신네들에 의하여 폐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 낸다. 죽은 줄 알았던 선봉의 아들이 엉뚱한 사람의 손에 길러진 후, 서울 사람이 되어 부자가 상봉하게 된다.
모국에 대한 향수를 표현하기보다는 미국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재미 한인의 삶을 다양하게 그려 내며 재미 한인을 이중 정체성을 지닌 존재로 파악하는 작가의 시각이 드러난다. 「나비는 단풍잎 밑에서 봄을 부른다」는 노년 여성의 정체성 찾기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출발은 페쉬아와에서」는 작품의 공간이 중동으로까지 확장되며 느와르(noir)적 소설로서의 특징을 나타낸다.
세 번째 소설집인 『나비는 단풍잎 밑에서 봄을 부른다』는 중편의 길이, 주제적 측면, 공간의 확장,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앞서 출간한 두 권의 소설집에 비해 작품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이슬라모포비아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룬 「출발은 페쉬아와에서」는 백인들의 이슬람에 대한 편견은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유럽에까지 이어진 글로벌한 성격의 토픽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