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의류업

원어 항목명 Korean American Clothing Industry
한자 韓人衣類業
영문 Korean American Clothing Industry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세계)/개념 용어(일반)
지역 미국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원어 항목명 Korean American Clothing Industry
정의

미국 이주 초기 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였으며 한인들의 경제적인 기반을 다져 준 의류업에 관한 개관.

개설

미주 한인에게 의류업은 이주 초기 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한 업종으로 한인들의 경제적인 기반을 다져 주었다. 봉제라는 하청에서 시작한 의류업은 점차 봉제의 위 단계인 제조로 연결되고 원단과 염색의 기초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한인 경제의 젖줄로 성장하였다.

한인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한 의류업

미국의 한인 경제에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산업은 리커(liquor) 마켓 등의 소매업과 세탁소, 청소업 등의 서비스업이 있었고 나중에는 제조업과 대형 유통업 등 여러 분야로 다양해졌다. 최근 들어서는 부동산업도 규모가 커지면서 한인 경제의 중요 구성원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산업 중에서도 집중적으로 성장하면서 미국 내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 시장까지 진출한 의류업은 가히 한인 경제의 주축돌이라고 하겠다. 의류업이 한인 경제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한인 경제 외부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규모가 한인 사회 내부의 소비와 서비스업을 뒷받침할 만큼 대단하다는 점이다. 의류업은 최근 들어 연 매출 6억 달러를 넘는 소매 체인점을 만들어 미 주류 시장도 주목하는 자체 브랜드까지 가질 정도로 발전하였다. 이제는 한인 경제를 넘어 당당한 미 주류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되었다.

한인 의류업의 성공 요인

한인 의류업의 성공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 우선 경쟁이 심하였다. 조금만 성공해도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로 진입하는 경쟁자들 때문에 끊임없는 개발과 무한한 노력이 없으면 어느덧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한인 의류업계의 풍토였다. 1980년대 국가 경쟁력 이론으로 경영학계에 새 바람을 일으킨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가 말하는 경쟁력 형성의 필수 요건인 치열한 경쟁 무대가 다운타운에 있었던 것이다. 살기 위해 또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한 결과 어느덧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이 생긴 것이다.

두 번째로 다운타운에는 성장 초기에 미국으로 재이민 온 남미 이민자들의 힘이 있었다. 남미에서 축적한 의류업의 지식 및 자본과 함께 무엇보다도 서로를 도와 같이 커 나갈 수 있는 신뢰가 있던 남미 출신 이민자들은 동료들의 연관 산업 진출을 도와주었다. 포터 교수가 제시한 경쟁력 형성의 두 번째 주요 요소인 연관 산업의 발전이 남미 쪽 재이민자들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빠른 시기에 이루어짐으로써 향후 미 서부 의류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세 번째로 1990년대에 생성된 한인 팩토링(factoring) 금융이 한인 의류업의 성장을 성숙시켰다. 자금의 공급이 훨씬 큰 규모로 이루어졌고 동시에 팩토링에서 요구하는 자료의 투명화에 대한 주문 때문에 의류업의 내부 관리가 강화되고 회계가 점차 현실화되기 시작하였다.

상품 경쟁력과 연관 산업의 발전 및 내부 관리 개선으로 한인 의류업계는 구매와 판매 및 자금 면에서 부족함 없는 경영 여건을 조성해 미국 내 명실상부한 의류 거점으로 성장하면서 대규모의 부가가치를 외부로부터 창출해 한인 경제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내부적으로는 소비 산업의 고급화가 이루어지고 전문직의 대형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부의 관리 영역인 금융과 부동산의 성장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의류업주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오히려 인력 채용을 늘리는 기현상이 이뤄지고 있다. 업주들이 매출이나 영업 이익이 급감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로 인력 감축인데 현재 대부분의 한인 의류업체들이 수년째 이어진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택한 것 역시 인력 감축이다. 하지만 줄어든 인건비로 인한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는 일부 업주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위기가 올수록 인력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내 주요 지역에서 열리는 의류 트레이드 쇼 전문 인력을 늘린 A 업주도 같은 이유다. 이른바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던 중남미 고객 중심의 판매 구조를 1년 전부터 전환하기 위해 업주가 택한 것은 트레이드 쇼 참가였다. 자연히 디자인과 제품 소재뿐 아니라 전반적인 세일즈 전략도 달라져야 했고 그에 따른 인력 충원은 불가피하였다. A 업주는 최근 들어 사람 구하기가 오히려 쉽다는 반응이다. 최근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다 보니 불과 1년 전에 비해 능력 있는 직원 채용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B 업주 역시 불황이지만 온라인 판매망 강화를 위해 오히려 채용을 늘렸다. 대신 늘어나는 비용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여 동결을 비롯해 직원들과 고통 분담에 합의하였다.

한인 의류업의 현황

팬데믹 ‘절반의 종식’을 맞아 한인들의 관심은 이제 ‘어떻게[How to]’로 쏠리고 있다. 경제에서는 어떻게 만들고, 옮기고,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초미의 관심으로 달라진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갈구이기도 하다. 2021년 6월 15일 한인 사회 대표적인 제조업종인 의류업 종사자들은 다시 중대한 변화의 갈림길에 직면하였다고 전하였다. 이날 가주는 경제 전면 재개방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제조업은 난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십 년 이어 온 위기를 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인의류협회의 리처드 조 회장은 심각한 구인난, 공급망 붕괴, 최저임금 인상, 각종 노동법 이슈 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라며 개인적으로 ‘메이드 인 USA’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르면서 언제, 얼마나 가격을 올려야 할지 큰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고 하였다.

가장 최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인 상인 중심의 패션 구역 자바시장 업주들이 직면한 과제는 어이없게도 옷걸이 부족이다. 납품하면서 옷걸이까지 완벽하게 갖춰야 하는데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수입도 제작도 부족한 상황이다. 기본형 500개 한 박스의 가격이 팬데믹 이전 18달러에서 지난해 22달러, 34달러에 이어 올해 4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요즘은 돈을 더 줘도 필요한 만큼 구할 수 없다.

자바시장에서 2대째 의류 사업을 하는 한 업주는 “이제 직접 제작은 접고 수입으로 돌리거나 멕시코로 이전해야 하는 결정을 강요받게 되었다.”며 “제조업은 현실적으로 업주가 직원을 ‘부릴 수’ 있어야 돌아가는데 실업수당부터 노동법까지 무엇 하나 업주에게 친화적으로 바뀌는 게 없다.”고 전하였다.

올해로 36년째 봉제업에 매진하며 천직으로 삼고 살았다는 미주 한인봉제협회 회장 쟌 리는 자부심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고 요약하였다. 의류 소비가 되살아났고 일감을 찾아 떠돌던 팬데믹 이전과 달리 요즘은 제조사들이 먼저 연락을 취할 정도지만 이를 소화할 묘안이 없다는 이유다. 리 회장은 기술자 수급이 안 되어 이전에는 2~3일이면 끝냈을 일을 요즘은 일주일씩 끌고 간다며 재촉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고령화된 직원들을, 그것도 일하는 데 힘이 부친다는 이들을 마냥 밀어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하였다. 리 회장의 회사는 평소 25~30명의 직원을 두고 운영되었지만 현재는 16명으로 크게 줄었다. 실제 노동부 통계에서도 섬유 생산업의 평균 주급은 지난해 2월 747달러에서 올 4월 880달러로 올랐지만, 종사자 숫자는 10%가량 줄었고 현재 채용 중인 규모는 팬데믹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 파티복 생산 업체 대표는 고정비 감축으로 활로를 뚫었다. 12명이던 직원을 6명으로 줄이고 매장도 정리하면서 고정 지출을 크게 줄였다며 인터넷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는데 여전히 해외 수입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하였다. 수입 차질은 한인 운송 업체들도 공감하는 부분으로 이제 한인 종사자들은 찾기 힘들어졌다고 전하였다. 로스앤젤레스항에서 하역 위주로 운영되는 한 물류회사 관계자는 험한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외면당하면서 한인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며 트럭 기사 부족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되었지만 사실은 높은 이직률과 장거리 운전 기피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하였다.

참고문헌
  • 「한인 경제 성장의 원동력」(『미주한국일보』, 2005. 6. 30.)
  • 「LA 다운타운 한인 4만 명 ‘성공 신화’ 의류업 주도」(『미주중앙일보』, 2006. 11. 5.)
  • 「LA 한인상의 이사 ‘의류업’ 가장 많다」(『미주중앙일보』, 201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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