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기술자의 캐나다 이주

한자 派越技術者-移駐
분야 역사/근현대
유형 개념 용어(세계)/개념 용어(일반)
지역 캐나다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정의

베트남전쟁 기간에 한국군과 미군을 따라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 기술자들이 1960년대 후반부터 캐나다로 이주한 현상.

개설

베트남전쟁 기간에 한국군과 미군을 따라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인 기술자들은 약 3만 명이었고, 그중 일부가 베트남전쟁의 후반기인 1967년부터 캐나다로 이주하였다. 미국 용역회사인 비넬(Vinell)사에서 일했던 3,000명의 한인들 중 일부가 계약 기간이 끝나고 캐나다로 들어간 것이었다. 국내로 귀국하지 않고 캐나다로 이주하게 된 이유는 비넬사 등에 근무하며 돈을 모아 경제력이 어느 정도 있었고, 국내 귀국보다는 캐나다로의 이주가 돈 벌기에 더 용이할 것이라는 장기적인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에 자녀들의 교육을 외국에서 시키고 싶었고, 외국 회사에서 근무하며 영어를 익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적었던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캐나다가 한국인의 이민을 적극 허용하던 시기와 맞아떨어진 것도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비넬사 출신들이 인적 네트워크가 단단하여 이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서로 도움을 주었던 것도 이민 행렬이 계속 이어지도록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이주 한인

캐나다에서는 1967년에 들어서야 백인 이외 사람들의 이민이 허용되었고, 캐나다로 이주한 최초의 한국인 파견 기술자는 김치국이었다. 김치국은 1967년 5월에 캐나다에 입국해 11월에 이민 허가를 받고, 오샤와 지엠(GM) 자동차 회사에서 전기 기사로 일하다가 정년 퇴임하였다. 이듬해인 1968년에는 비넬사 출신인 여상목이 캐나다로 이주해 왔다. 여상목은 1971년 초에 김성구와 동업하여 토론토의 블루어 스트리트에 한인 식당 코리아하우스를 개업하였다.

1969년 8월에는 이대환이 이주하였다. 이대환은 베트남 주재 미국 국제개발처[USOM]에서 4년간 근무하다가 캐나다로 이주해 보만빌 골프장을 운영했고, 한인사회봉사회 이사장을 지내는 등 동포 사회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이어 1971년 중순에는 김복연, 김영식, 천영달 등이 이주했는데, 모두 비넬사 출신이었다. 김복연은 5년간 베트남 맹호부대 사진 요원으로 근무했고, 제대 후 비넬사에서 근무하다가 베트남 파견 동료로 캐나다에 먼저 온 여상목의 전갈을 받고 1971년 7월에 토론토로 이주하였다. 법정 통역으로 한인들의 언어 소통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 온 전윤식은 1966년 베트남에 도착하여, 알엠케이(RMK) 회사에서 행정 요원으로 4년 반 근무하다가 1971년 겨울에 토론토로 이주하였다.

성낙신, 김종복, 김성구, 임영순 등도 베트남 파견 기술자로 갔다가 캐나다로 이민했고, 성낙신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캐나다동부지회장을 지냈다. 김종복은 베트남 패망 직후 잃어버린 줄 알았던 가족을 극적으로 만난 화제의 주인공이기도 하였다. 1967년 맹호사단의 일원으로 파병되어 베트남 여인과 사귀기 시작해 2년 뒤인 1969년 결혼하였다. 당시 전쟁터의 현역 군인이었으나 채명신 장군의 특별 배려로 복무 중 결혼식을 올렸고, 제대 후 비넬사에서 일하다가 혼자 캐나다로 이주하였다.

베트남 패망 직전인 1975년, 김종복의 부인이 두 자녀와 함께 한국 해군 함정에 몸을 싣고 부산에 도착하였다. 당시 두 자녀를 데리고 하선하는 베트남 여인의 사진이 한국에서 발행된 『한국일보』에 실렸고, 토론토에서 발행되던 『캐나다 한국일보』에 전재되었다. 김종복은 가족 소식이 늘 궁금하던 차에 사진을 보는 순간 가족임을 알 수 있었고, 곧바로 한국으로 날아가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하였다. 그 후 가족을 데리고 캐나다로 와서 알곤킨 주립공원으로 가는 하이웨이 35번 선상 민든(Minden)에서 주유소와 식당 경영도 했고, 2000년대 중반까지 식당을 운영하다가 은퇴하였다.

비넬사에서 근무하던 한국 기술자들이 주로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 캐나다로 이주했지만 예외도 있다. 중장비 회사인 필코(Philco)사 출신의 정형택이 그 경우이다. 정형택은 1974년에 캐나다로 이주하여 대한체육회 캐나다지부를 설립하고 사이클연맹을 창설했으며, 1978년 4월에 베트남파견동지회의 결성을 주도하여 오늘에 이르도록 하였다.

참고문헌
  • 『북미주 한인의 역사』하(국사편찬위원회, 2007)
  • 『캐나다 한인사』(토론토 한인회,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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