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의 교외화와 한인타운

원어 항목명 Suburbanization of the U.S. Metropolitan Areas and Koreatown
한자 美國大都市-郊外化-韓人-
영문 Suburbanization of the U.S. Metropolitan Areas and Koreatown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세계)/개념 용어(일반)
지역 미국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원어 항목명 Suburbanization of the U.S. Metropolitan Areas and Koreatown
정의

도시화된 곳의 외곽에 있는 비도시 지역에서 주거 및 상업의 기능이 증가하며 점차 도시적 삶의 지역으로 변천하는 과정과 패턴인 교외화 개관.

교외화의 요인

교외화[Suburbanization]는 미국 대도시 인근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외화의 발생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경제적 요인으로, 교통기술의 발달에 따른 저렴해진 교통비용, 교외 지역의 낮은 지가(地價) 등을 포함한다. 둘째는 사회적 요인으로, 중산층의 소득과 생활수준 향상, 핵가족화로 인한 가족만의 독자적 공간 추구 경향과 관련된다.

교외화와 메트로폴리탄의 형성

미국의 교외화는 도보와 우마차, 전차, 자동차 고속도로 이어지는 교통수단의 발달과 맥을 같이한다. 1870~1910년 미국에서 전차 시스템의 발달 덕분에 교외 지역으로 접근성이 향상되었다. 이에 따라 도심에서 전차선을 따라 선형의 모습으로 상업 및 주거 지역이 발달하며 교외화가 시작되었다.

그다음으로 자동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미국에서 교외화가 폭발적으로 진행되었다. 1920년대 이후 자동차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보다 많은 중산층들이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중산층들은 굳이 도심 지역에 거주하지 않아도 먼 곳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통근할 수 있게 되었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찾아 교외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주거의 교외화는 상점, 사무실, 도매업, 공장 등의 교외 이전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소비자와 노동자가 집중하고, 저렴한 토지도 교외에서 이용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교외화는 대체로 2층 단독주택 중심의 저밀도 개발의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중심 지역과 교외 지역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망을 따라 정주의 패턴이 나타났다. 더불어 도시 내부와 외부에 순환도로가 건설되며 교외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더욱더 증대되었다.

특히 1940~1970년대 동안 주간 고속도로[Interstate] 체계가 갖추어지며 메트로폴리탄 지역[Metropolitan area], 즉 대도시권으로 팽창하여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도시가 팽창하며 도시 주변 지역에 도시의 기능이 퍼져 나가는 현상을 스프롤(Sprawl)이라 부르기도 한다. 스프롤화된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대체로 중심 도시, 교외화 지역, 도시 음영 지역, 농촌 배후 지역으로 구성된 공간 구조의 모습을 보이며, 도심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도시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메트로폴리탄의 형성과 한인타운의 변화

미국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나타나는 대도시권화의 공간적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상주인구의 밀도 패턴이 변화하였는데, 도심 지역보다 외곽 지역에서 상주인구 밀도가 증가한다. 둘째, 도시의 공간 구조가 단일 중심지를 가진 단핵 도시(單核都市)에서 도시의 기능이 여러 곳으로 전문화하여 분산된 다핵 도시(多核都市)로 변화한다. 셋째,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교외화된 인구 조밀 지역이 기존 대도시 지역에 통합되는 광역화가 나타난다. 교외화에 따른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형성은 한인타운의 공간 구조 변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가장 대표적으로 로스앤젤레스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한인들은 도심에 있는 기존 한인타운에서 벗어나 대부분 교외 지역에 분산하여 거주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의 교외화는 특히 1980~2000년대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에 따라 남가주[Southern California] 지역이 미국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메트로폴리탄 속에서 한인들의 교외화는 경제적 안정과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민 초기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이민자들은 낙후된 지역에서 비슷한 처지의 라틴계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이웃하며 한인타운을 형성하였지만, 이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교육 환경이 좋고 안전하며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교외로 이동하였다.

시카고의 사례

단핵 도시의 전형으로 알려졌던 시카고에서도 교외화를 통한 메트로폴리탄 지역이 형성되었다. 시카고 메트로폴리탄은 일곱 개 카운티로 이루어져 있으며, 쿡카운티(Cook County)에 있는 시카고가 메트로폴리탄의 중심 도시 역할을 한다. 시카고를 중심에 두고 방사선으로 고속도로망이 형성되어 있고, 이를 따라 서쪽으로 교외 지역이 발달하였다. 이와 더불어 94번 내부 순환도로와 294번 외부 순환도로의 건설은 시카고 메트로폴리탄이 확장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대도시권의 구조로 보았을 때 시카고 시내의 94번 고속도로와 미시간호 사이를 도심, 94번 도로와 294번 도로 사이를 내부 교외, 그리고 294번 도로 외곽 지역을 외부 교외라 부르고 있다.

한편 시카고 메트로폴리탄에서 교외화는 민족별,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아시아계 민족 중에는 특히 한국인의 교외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국인 거주지의 교외화는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한국인 이민자들은 1960년대 이후 도심에 정착하면서 경제적 기반을 다졌고, 좋은 학군을 강하게 선호하며 외부 교외 지역인 나일스 빌리지(Niles Village)나 글렌뷰(Glenview)로 이동해 새로운 한인타운을 형성하였다. 2000년 한국인 이주자 중 시카고 도심에 거주하는 비중은 1990년대에 비해 약 10% 감소한 28.5%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며, 시카고 도심 북단에 있는 로렌스 한인타운은 쇠퇴를 겪고 있다.

참고문헌
  • 정수열 외, 『현대인문지리학-세계의 문화경관』(시그마프레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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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두 외, 『인문지리학개론』(한울아카데미, 2020)
  • 정수열, 「인종·민족별 거주지 분화 이론에 대한 고찰과 평가: 미국 시카고 아시아인을 사례로」(『대한지리학회지』43-4, 대한지리학회, 2008)
  • 신정엽·홍유진, 「교외화에 의한 도시공간 변화와 교외지역 쇠퇴에 대한 이론적 고찰」(『지리교육논집』62,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2018)
  • 정은주, 「“라코리아(La Korea)”: 미 서부 교외의 한인 집중거주지 형성과 교육담론에 투영된 재미한인사회의 다양성」(『비교문화연구』25-2,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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