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 美國韓人-言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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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문화·교육/언론·출판 |
유형 | 개념 용어(세계)/개념 용어(개관) |
지역 | 미국 |
시대 | 현대/현대 |
미국 동부 지역에서 재미 한인이 운영하는 신문과 방송의 현황 개관.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2018년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12월 기준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73만 3194명으로 이 중 시민권자가 158만 6206명, 재외국인[영주권자, 일반 체류자, 유학생]이 114만 6985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뉴욕 지역에 44만 7193명, 워싱턴 D.C. 지역에 20만 3481명, 보스턴 지역에 5만 204명 등 동부 지역에 70만 878명이 거주하고 있고, 시카고 지역에 29만 7991명, 애틀랜타 지역에 23만 9773명 등 중부 지역에 53만 7764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미국 내 이주민 중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숫자로 미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5%에 이르는 수치인데, 갈수록 미국 내 한국인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한인 이주민 감소 현상은 동포 언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민자 수와 한국어 사용자 수의 감소로 인해 재미 한국인 언론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광고와 구독자 시장에서 다수의 한인 언론들이 경쟁하다 보니 개별 언론사에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어 재정난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뿐 아니라 점차 디지털화, 모바일화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종이신문 독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동포 언론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언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재미 동포 언론은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개척함으로써 재미 한국인들 간 소통은 물론, 미국 주류사회와의 소통 창구로 역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 세계 재외 한국인은 2017년 현재 약 740만 명에 이른다. 중국과 일본이 속한 동북아시아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된 북미에 두 번째로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주로 지역 뉴스, 고국 뉴스뿐 아니라 정보 포털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재외 한인 언론의 현실이다. 거주국에서 시작한 언론사들도 있지만 고국의 언론사가 지사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동부의 『중앙일보』, 『한국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KBS 월드[KBS World], SBS[서울방송] 등이 대표적이다. 한인의 권리를 찾기 위한 정보제공은 재외 한인 언론의 주요 기능이지만, 현재는 고국 뉴스에 치우치거나 광고가 주를 차지하는 형태로 언론 본연의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언론의 기본 요건인 정보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사로서 갖추어야 할 조직 형태가 아닌 영세하고 작은 규모로 인해,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세력의 의견이나 주장을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호의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아울러 기자를 비롯한 인력 채용 과정이나 재교육 등 전문인으로서의 언론인 양성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부족하여 언론 보도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매체는 이주민이 초국가적인 공동체를 인식하고 유지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전통적인 신문, 방송 중심의 언론 환경이 급격하게 디지털매체 환경으로 변화하는 현상은 미국 동부 지역 재외 한인 언론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미 동부 지역 언론, 즉 신문사와 방송국들 대부분은 기존 매체의 기사나 프로그램을 디지털매체의 형태로 변환하거나 연결하는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에스엔에스(SNS) 채널을 통해 기사나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광범위한 지역으로 전달함으로써 한인 사회의 공동체 형성과 새로운 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송출하는 방송사가 증가하면서, 신문사 중심의 단순 기사를 통한 정보제공 기능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 콘텐츠를 주요 서비스 내용으로 삼는 문화 창달 또는 문화 교류의 역할로 확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BTS 등 한류 스타와 케이팝(K-pop)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문화 강국이라는 한국 이미지를 전파하는 구심체로서의 역할도 재미 한국 언론이 담당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 미국 한인 언론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 후반까지는 소극적인 언론 활동이 이어졌으나 1969년 『한국일보』가 일간지 형태로 미국 한인 언론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후 『중앙일보』가 가세하고, 그 밖에 많은 중소 일간, 주간 한인 언론이 부침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한국 언론사의 지사보다 규모가 작은 미국 동부 지역의 자생 언론사들은 거대 언론사들과의 경쟁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2010년대에 들어 전반적으로 한인 이주민 수가 줄어들고 한국어 사용자가 감소하는 등 위기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류의 미국 상륙이라는 기회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인이나 한국어 사용자의 감소로 인한 광고 시장의 축소 등 물리적인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 언론사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 지역 내 재미 한국 언론들의 공동 대처를 위한 협의체나 제도적 장치 또한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 아래 현재 크고 작은 실천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8년 8월 뉴욕과 텍사스, 워싱턴주의 네 개 언론사[한국 언론의 지사 형태 언론 제외]를 대상으로 하여 인터뷰한 결과, 아직까지도 동포 사회에서 종이신문이 중요한 배포 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한인 동포 신문사들이 무가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뉴욕의 일간지는 시장의 규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커 약 30만 명의 유동 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 동부 한인 신문사들은 지면 광고에 대부분의 수익을 의존하고 있었는데, 수익모델의 다변화를 통해 종이신문의 쇠락이라는 미래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미주중앙일보』나 『한국일보』를 제외하면 대부분 10~20명 내외의 기자를 채용하고 있으며, 인터뷰에 응한 모든 신문사가 적극적으로 디지털매체를 활용하고 있었다. 뉴욕의 일간지는 웹사이트 운영과 함께 페이스북, e-신문 발행, 영상 뉴스, 카카오톡을 통한 뉴스 전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동부 지역 내 한인 언론사들은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가 재미 한인 사회를 개척하던 초기 이민 사회 당시의 한인 언론의 역할을 회복하고 이어 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 동부 한인 언론의 문제점으로는 지역 내 언론사 간 경쟁의 심화가 있는데, 작은 언론사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적자운영으로 도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현실이 지적되었다. 운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관련 사이트 등과 같이 정보를 이용한 사업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디지털 서비스의 시대적 추세에 따라야 하지만 그에 따르는 비용 증가로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현실도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다. 이상과 같은 여러 문제점을 극복하여 재외 한인 언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론 본연의 역할 확대, 신문 형태의 변화를 통한 수익모델 구축, 기자 등 언론인 교육을 통한 신문의 질 향상, 보다 정확한 독자 조사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제한된 시장에서 공멸하는 무한 경쟁보다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하에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일정 지역 내 한인 언론들이 상시적으로 교류하고 협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지역 내 독자나 시청자들의 요구에 맞는 기사나 콘텐츠를 제공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신입 사원 채용 및 교육을 공동으로 실시한다거나, 모든 언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인 재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일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