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의 경제

한자 美國韓人-經濟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세계)/개념 용어(개관)
지역 미국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정의

이민 초기 청과, 델리, 봉제, 네일, 세탁 등의 주력 업종에서 새로운 서비스업 분야로 진출하고 있으며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재미 한인 경제.

개설

미국 이민은 1945년 광복과 1950년 한국전쟁을 거쳐 1965년 미국 「이민 및 민족법」이 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개시되었다. 이 시기에는 미국 병사들과 결혼한 한인 여성들, 전쟁고아와 입양아 등의 아동들, 유학생들이 주를 이루었다. 1965년 이후 최근까지 아시아, 남미, 동구 유럽,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미국으로 이민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 시기에는 한국에서 신중간계층의 이민이 두드러졌고, 1970년대 중반 이후 중간계층뿐만 아니라 근로자 계층의 이민이 증가하였으며 서비스업으로의 전환과 세대교체에 직면하고 있다.

재미 한인 이주의 다양화

한인의 미국 이민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이민 시기는 1903년 한인 101명이 인천항을 떠나 사탕수수 노동자의 신분으로 하와이 호놀룰루로 출발한 것을 기점으로 하여 1944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조선이 독립하기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젊은 미혼 남성 노동자들 및 이들과 사진 교환을 통해 결혼해서 도미한 사진 신부들, 그리고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유학생의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온 정치 지도자들이 주를 이루었다.

전후 이민 시기는 1945년 광복으로부터 1950년 한국전쟁을 거쳐 1965년 미국 「이민 및 민족법」이 개정되기 전까지이다. 이 시기에는 미국 병사들과 결혼한 한인 여성들, 전쟁고아, 혼혈아, 입양아 등의 아동들, 그리고 미국 대학으로 공부하러 온 유학생들이 주를 이루었다.

최근 이민은 종래의 인종차별적이던 미국 이민법이 개정되어 아시아, 남미, 동구 유럽,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미국으로의 이민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한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고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 등에 종사하던 신중간 계층의 이민이 두드러졌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가족 초청 이민이 증가하면서 중간 계층뿐만 아니라 근로자 계층의 이민이 증가하여 재미 한인 사회가 계층적으로 한층 다양해졌다.

자영업의 높은 비중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통계에 의하면 재미 한인은 2003년 215만 7000명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미국 통계청의 200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동포 수는 2000년 4월 기준으로 107만 7000명으로 미국의 인구조사에 집계되지 않은 재미 한인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7년 미국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재미 한인은 약 20%가 자영업에 종사하여 아시아계 평균 자영업 비중 9.6%를 두 배 이상 초과할 정도로 자영업의 비중이 높지만, 정부 부문의 참여 비율은 10%로 아시아계 평균 13%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영업의 비중이 높고 정부 부문의 참여 비율이 낮은 것은 주로 이민 1세대들의 언어 문제와 문화적인 이질감에서 기인하고 있다.

1997년 미국의 재미 한인 업체 수는 13만 6000개이고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33만 8000달러이다. 이 매출액은 필리핀계 및 베트남계보다는 높지만 일본계, 중국계, 인도계에 비해서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의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인 전체 사업체 수 중 33.2%가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고 뉴욕에 13.4%, 뉴저지에 6.0%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면에서는 캘리포니아가 전체 한국계 매출의 41.5%를 차지하여 캘리포니아의 한인 사업체들이 규모 면에서 뉴욕 등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대형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 한인의 직업

재미 한인들의 미국 이민 초기에는 청과업, 델리(deli), 봉제업, 네일업, 세탁업 등이 주력 업종이었으나 경영환경의 변화로 최근에는 부동산, 아이티(IT) 업계 등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청과업과 델리는 원재료 가격 및 임차료 인상, 그리고 월마트(Walmart)나 코스트코(Costco) 등 대형마트의 출현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한인 업체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1970년대부터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리던 봉제업은 해외 아웃소싱(outsourcing)이 늘고 불법체류자 고용과 관련한 이민국, 노동청 등의 단속으로 인력 확보가 어려워져 사양 산업이 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경우 맨해튼에 밀집되어 있던 봉제업체들은 최근 인력난, 조닝(Zoning) 변경 등으로 브롱크스(Bronx)에 1억 4000만 달러의 봉제 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네일업계는 비교적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어 2000년대 중반 이후 사업체 수로는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인 업체 간의 과당경쟁, 베트남계·중국계 등의 진출로 대형화, 고급화 등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세탁소는 전기료, 유가, 중국산 물품 가격 등의 급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환경 규제가 강화되어 세탁 설비를 갖추고 환경오염 문제가 없는 드롭오프 스토어(Drop-off Store)를 여러 곳에 여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1997년 조사에서 재미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체의 업종별 구성비는 의류·섬유 11.1%, 음식료 6.8%, 잡화점 3.6%, 개인 서비스 1.7% 등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재미 한인 경제인은 주로 생필품이나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수 지향적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경향은 재미 한인의 약 32% 정도인 약 70만 명의 재미 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업소의 분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중앙일보』가 2003년 6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2003~2004년 중앙 한인 업소록」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총 1만 6700여 개의 한인 업소 중 부동산[761개], 병원[739개], 식당[607개], 의류[487개] 등 15대 업종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치과[530개], 변호사[324개], 공인회계사[251개], 은행[150개], 컨설팅, 신용정보회사 등 전문 직종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이 운영하던 은행은 한미은행, 윌셔은행, 중앙은행, 나라은행이다. 나라은행은 2011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2019년 기준, 상장 은행은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퍼시픽시티뱅크, 오픈뱅크, 메트로시티은행 등 5개 이다. 2022년 기준, 영업 중인 한인 은행은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퍼시픽시티뱅크, 우리아메리카은행, 메트로시티은행, 뉴밀레니엄은행, 조지아주제일은행, US메트로은행, 유니티은행, 유니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노아은행, 오하나퍼시픽은행, 오픈은행, CBB은행, 뉴뱅크 등이다. 한인 은행은 자산 규모는 중국계 은행에 비해서 작지만, 나라은행을 제외하고는 중국계 은행보다 빠른 성장률을 보였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포에버21과 같은 업체의 매출액이 약 7억 달러로 한인 제조업체 최초로 뉴욕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러한 업체는 아직 소수에 그치고 있다. 재미 한인의 경제활동 현황을 통하여 추측할 수 있는 특성은 높은 자영업자의 비율, 내수시장 지향성 및 재미 동포 2세의 전문직으로의 진출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재미 동포의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것은 1960년대 중반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 1세대들이 언어상의 문제와 문화적인 이질감 등으로 주류사회에 진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지만, 자영업은 빠른 기간 내에 경제적 자립 기반을 구축한 모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의류업, 식료품, 세탁소, 청과상 등 재미 한인 1세들의 주종 업종은 기본적으로 내수 지향 업종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외국과의 교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세계화를 활용하고 모국과의 교류 확대를 통하여 한인 상인 네트워크의 강화에 기여하는 데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의류업의 경우에 과거 한국이 의류산업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 재외동포가 이를 활용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으나, 현재 한국의 의류산업이 중국, 인도 등에 비해 비교우위를 상실하고 있어 재미 동포의 의류업계도 유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재미 한인 의류업도 네트워크의 강화를 통하여 공동으로 상품의 기획,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재미 한인 2세들이 변호사, 의사, 회계사, 금융인 등 전문 직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것은 미국 평균보다 두 배나 높은 대학 학위 취득률, 언어 문제점 해소, 문화적인 이질감 완화 등의 요인에 따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향후 금융, 법률, 회계 등 서비스 시장의 개방이 세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재미 동포 2~3세의 국제적인 활동 잠재력이 향상되고 이 분야에서 네트워크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미 한인의 경제생활

재미 한인 1.5세대들이 운영하는 자영업 대부분은 사업 자본과 경험의 부족으로 영세하고, 업종별로 채소, 과일, 식품, 주류, 의류, 액세서리, 잡화, 세탁, 식당 등의 소매업이나 개인 서비스업에 집중되어 있다. 자영업 가운데 70% 정도가 5명 이하의 소규모 자영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한인 상인들 가운데 40% 정도는 연 순수입이 4만 달러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중류층의 연 수입이 대략 4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사이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한인 상인이 중류층에 못 미치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자영업의 주요 업종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체로 재미 한인 자영업은 노동집약적 비중이 높은 편이며, 이민 1.5세대는 주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이나 자영업 등과 같이 교육 수준이나 지식의 소요와 크게 상관없는 직업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민 2세대와 3세대들은 교육 수준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전문직 종사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즉 재미 한인 이민 1세대에서 2세대[3세대 포함]로 갈수록 금융업과 교육 보건 복지 서비스업과 같은 전문직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자영업은 불과 11%만 종사하며, 부모 세대가 주류 노동시장에서 고용인으로 일하는 비율은 40%인 데 반해 자녀 세대는 76%가 주류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이민 1세대가 자영업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쌓고 자녀 교육에 투자하여 자녀들이 주류 노동시장의 전문직, 관리인으로 진출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미 한인의 경제 단체

재미 한인 경제 단체의 형성과 성장은 미국 교포 수의 증가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다. 1972년만 해도 한인 기업체 수는 1,201개에 불과하였으나 1997년에는 약 13만 6000개로 증가하였다. 특히 1980년대에 기업체 수가 대폭 증가하였는데, 이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의 대규모 이민으로 동포 인구수가 급격히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기업체 수의 증가와 함께 한인 기업의 매출도 이 시기에 대폭 증가하였다. 1990년대는 기업체 수의 증가에 비해 매출액이 증가하여 기업당 평균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하였다. 이는 한인 기업체의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인 기업의 산업별 현황을 살펴보면, 한인 업체의 대다수가 서비스업과 소매업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1977년에 44.3%에 달하던 소매업체의 수는 점차 감소하고 서비스업체의 수는 1977년 38.6%에서 1977년에 42.8%로 증가하고 있다. 소매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에는 변화가 있지만 소매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기업은 1977~2007년 20년 내내 70% 이상을 차지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소매업과 서비스업은 한인들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이었다. 재미 한인 도매업은 그 수와 매출 비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결과 1997년 기준으로 기업당 평균 매출은 도매업에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제조업, 소매업의 순이었다.

전반적으로 재미 한인 어느 업종에서나 평균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1977년 6만 5200달러에서 1997년 33만 3800달러로 20년간 평균 매출이 약 5배 정도 증가하였다. 또한 재미 한인 기업은 기업당 6~7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어 다른 소수 인종 종업원의 평균에 비해 소규모이다. 이렇게 재미 한인들이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고 경쟁력은 6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짧은 이민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부신 경제활동 성장의 효과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 한인 차세대와 세대교체

재미 한인 사회는 ‘모범적 소수집단[(Model Minority]’ 이미지의 그늘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Invisible]’ 한인들이 다수 있다. 이민 1세와 1.5세, 2세 이하로 구분해 세대가 지남에 따라 재미 한인 특성의 변화 과정을 살펴본 결과, 재미 한인 중 다인종 한인의 비율은 2010년 미국 총인구조사 기준으로 16.6%, 2014년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merican Community Survey) 조사 기준으로는 14.4%로 나타났다. 즉 미국에서 출생한 2세 이하는 1/4 이상이 다인종 한인이었다. 또한 단일 인종 한인만을 대상으로 재미 한인의 세대 구성을 살펴본 결과, 1.5세와 2세 이하가 과반수를 차지하였다. 재미 한인 사회는 이제 이민 1세 중심의 커뮤니티가 아니었으며, 2세 이하 중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재미 한인 사회가 1.5세나 2세 이하 중심의 커뮤니티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음을 고려하여 정부나 관련 기관은 한인 1세와는 다른 그들의 특성을 파악해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세대별로 나타나는 경제 유형도 뚜렷한 특징을 보이는데, 1세와 1.5세는 판매직, 관리직 등 특정 직업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2세는 이러한 직업 집중 현상이 상대적으로 약하였다. 이민자 자녀 세대로 가면서 직업 지위는 전문직,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 상향 이동 양상을 보였다. 최근까지 재미 한인의 두터운 저소득층과 심각한 노인 빈곤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였다. 재미 한인 커뮤니티나 한인 복지 단체 등에서는 경제적 하층 또는 빈곤 상황에 있는 한인들을 찾아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최근 1.5세, 2세들이 과거에 1세 부모들이 하던 사업을 이어받아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언어 문제로 묶여 있던 부모들과 달리 한인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류 시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어 한인 사업체의 위상 변화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인 2세들은 사업을 할 수 있는 성인 기준으로 전체 한인의 10% 정도에 불과하여 아직 1세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매년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미국 사회에 대한 적응력도 높아 조만간 미국 내 한인 사업체들의 트렌드를 결정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1세와 2세의 공존 또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 김태기 외, 『재미 한인 사회의 경제 환경』(집문당, 2005)
  • 임영언 외, 『글로벌 디아스포라와 세계의 한민족』(북코리아, 2014)
  • 「재미 한인 사회, 미국 전체사회에 비해 소득불평등 심화」(『월드코리안』, 2017. 1. 12.)
  •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http://www.hansang.or.kr)
  • 미주 한인 공인회계사 8회 학술대회(http://kascpa.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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