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 생활·민속/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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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미국 하와이주 |
시대 | 근대/개항기 |
하와이의 기후는 연중 큰 변화 없이 매우 비슷하다. 가장 서늘한 날씨를 보이는 2월 기온은 섭씨 27도이고, 가장 더운 날씨를 보이는 10월은 섭씨 약 29도일 정도로 온화한 기후대에 속해 있다. 1903년 공식적으로 하와이에 이민한 103명의 한인들은 거의 대부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이민한 20대~30대의 미혼 남성들이었다. 또한 대부분은 도시 출신이고, 서울·수원·인천 등 기호 지방 출신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한인 이민자들은 겨울이었던 1902년 12월 22일에 한국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겨울 의복을 입고 있었다. 따라서 따뜻한 하와이 날씨나 기후에 적합한 의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현지 기후에 맞게 의복을 개량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들의 집단 이민 후 약 10년이 지나면서 사진신부들이 하와이로 넘어왔다. 이 초기 여성 이민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가져온 한복이나 자신이 만든 개량 한복을 즐겨 입었다. 하와이 사진신부로 이민을 온 유분조 할머니의 경우 하와이로 올 때 가지고 온 옷은 4벌의 평상복, 3벌의 고운 한복, 그리고 1벌의 웨딩드레스가 전부였다. 유분조 할머니는 처음에는 재봉틀을 사용할 줄 몰라 한국에서 가져온 좋은 옷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외출복으로 사용했고, 이후 간단한 재봉틀 기술을 배운 후에는 한복을 개량하여 만들어 입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초기에는 한복 개량에 대한 거리낌도 적잖이 있었다. 1913년 8월 27일자 『국민보』에는 안득은 여사가 한복을 개량하는 것이 나라를 아주 깨어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복의 개량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는 내용의 기사도 실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 지역의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한복의 개량이 불가피하였다. 하와이의 개량 한복의 형태는 더운 날씨에 맞게 팔 길이가 줄어들었고, 구두 때문에 치마 길이가 한국에 비해서 짧아진 것이 특징이었다. 하와이 초기 한인 이민 여성들은 한국에서 가져 온 한복이나 손수 만든 개량 한복을 즐겨 입었지만, 초기 한인 이민 남성들은 주로 양복이나 작업복을 입고 생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