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1905년 4월 대한제국 외무 장관이 내린 해외 노동 이민 금지령.

대한제국에서 미국 하와이로의 노동 이민은 1903년 1,133명, 1904년 3,434명, 1905년 2,659명이 떠났다. 모두 합하여 7,226명에 달했으나, 1905년 「이민금지령」 조치로 해외 노동 이민은 전면 중단되었다.

해외 이민을 금지한 공식적인 사유는 1905년 영국인과 일본인이 불법 시행한 한인들의 멕시코 이민 결과 현지에서 노예와 같은 생활을 강요당하기 때문에 해외 노동 이민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이유는 1905년 을사보호조약을 통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일본 정부가 자국민 보호를 위해 개입했기 때문이다. 당시 하와이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이 지역 전체 인구의 과반수에 달했는데, 사탕수수 농장 회사는 일본 노동자의 집단 행동을 파괴할 목적으로 하와이 한인 노동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와이에 한인 이민의 숫자가 늘면서 일본인의 기득권이 침해당할 우려가 커져 하와이의 일본인 이민자들은 조선인의 노동 이민을 금지해야 한다고 본국에 건의했다. 이러한 건의를 받은 일본 정부는 1905년 러일 전쟁에서 승기를 잡게 되자 한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 이러한 압력이 대한제국 외무 장관의 이민금지령으로 나타난 것이다.

1905년 4월 대한제국의 외무 장관 이하영은 돌연 해외 노동 이민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하와이로의 노동 이민은 1903년 시작되어 매년 많은 수의 이주자를 낳았으나, 1905년 「이민금지령」으로 돌연 중단되었다. 이후 미국으로의 이주는 1950년 한국 전쟁 때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 강준만, 『미국사 산책 4-프런티어의 재발견』(인물과 사상, 2010)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http://db.histor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