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캐나다 이주 한인을 포함한 캐나다 경제 이민 지원자가 영주권을 신청하기 전에 응시해야 하는 불어 구사 능력 시험.

불어 검증 시험은 1967년 캐나다 정부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외국인 우수 인력을 영주권자로 선발하고자 도입한 이민자 점수제[point system]의 평가 항목 중 언어 능력을 측정하는 제도이다.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항목에 대한 개별 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불어 검증 시험은 이민자들의 캐나다 공용어 구사 능력이 노동 시장에서의 성과와 사회 적응의 핵심 요인이라는 점에서 캐나다 이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1967년 캐나다 정부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에 이민 문호를 개방하고, 경제 발전을 위한 외국인 우수 인력 유치를 목적으로 점수제를 처음 도입하였다. 점수제는 캐나다 영주 이민 지원자 중 가족 초청 이민과 난민을 제외한 경제 이민[economic class] 유형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즉 이민 신청자의 교육 수준, 공용어[영어와 불어] 구사력, 직업 경험, 연령, 캐나다 내 취업 예정 여부, 적응력 등 6가지 항목별로 점수를 부여하여 일정 점수 이상을 얻은 신청자에게 영주 이민 비자를 발급하였다. 1990년대 초반 이래 교육 수준, 경력, 언어 능력 등 인적 자본이 우수한 이민자일수록 노동 시장에 잘 적응하여 장기적으로 캐나다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인적 자본 모델에 토대를 둔 점수제를 강화하였다. 특히 공용어 구사 능력을 이민자들의 구직과 고용, 사회 적응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평가하면서 캐나다 공용어 구사력의 점수와 비중을 상향 조정하였다.

캐나다 영주 이민 희망자는 캐나다 이민부가 인정하는 언어 능력 시험에 응시하여 시험 결과를 이민 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특히 불어 문화권인 퀘벡주는 1970년대부터 연방 정부와 별개로 자체적인 영주 이민 선발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불어 능력을 중시해 왔다. 2017년 현재 캐나다 정부가 인정하는 불어 검증 시험 제도는 TEF[Test d’évaluation de français]로서,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항목에 대한 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캐나다 이민부는 불어 구사 능력을 지닌 이민 신청자에게 추가 점수를 부여하여 우대하는 정책을 시행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캐나다의 공용어 중 하나인 불어 사용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비롯하여 캐나다 서부 지역의 한인 사회에서는 불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비중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인사이츠 웨스트(Insights West) 사가 프랑스어계 학부모 재단[Canadian Parents for French BC] 브리티시컬럼비아지부의 요청을 받아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한인들을 포함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민들이 15년 전보다 캐나다 국가 정체성의 일부분으로 불어의 중요성을 넓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한인 학생 포함 22만 명의 학생이 학교에서 불어 수업을 받고 있으며, 프랑스어를 제1 언어로 교과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은 48,000명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캐나다 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재캐나다 한인 이민자들이 구직과 고용, 그리고 사회 적응에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불어 검증 시험이 직간접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 『북미주 한인의 역사』(국사편찬위원회, 2007)
• 윤인진, 『세계의 한인 이주사』(나남, 2013)
• 이규용 외, 『이민 정책의 국제 비교』(한국노동연구원, 2015)
• 캐나다 시민권 및 이민부(http://www.cic.gc.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