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1930년을 전후한 시기 미국 하와이 한인 성인 및 청소년의 범죄율과 특징.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시기인 1930년 전후 하와이 한인 청소년과 성인의 범죄율은 하와이에 거주하는 여타 민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1929년 하와이 한인들은 하와이 전체 인구의 2% 밖에 되지 않았으나 감옥살이를 하는 한인은 전체 재소자의 5%에 달하였다. 일본인 재소자들이 10%로 한인들보다 두 배나 더 많았지만 일본인들은 하와이 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었다. 1932년과 1936년 사이 하와이 오아후 감옥의 재소자 비율을 보면 전체 재소자의 4% 내지 5%가 한인이었고, 일본인들의 재소자 비율은 한인들보다 두 세배가 높았다.

1933년과 1936년 사이의 가석방률을 보면 한인 가석방자 수는 전체 가석방자 수의 약 3%였고, 일본인 가석방자 수의 약 1/3에 해당하였다. 1915년과 1924년 사이에 일어난 한인 범죄들은 주로 도박, 마약, 주류, 만취 등과 관련된 범죄들이었다. 이후 10년간의 한인 범죄들은 주로 이전보다 지능화되고 세련된 경제 사범들인 사기, 횡령, 위조 등과 관련된 형태의 범죄들이었다. 이런 범죄들은 미국 사회를 잘 알거나 이해해야만 범할 수 있는 범죄들로 역설적으로 보면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음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1929년과 1930년 사이 10세~17세에 해당되는 하와이 여러 민족의 청소년들 중 한인 청소년이 차지하는 범죄 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1929년과 1930년 사이에 발생한 한인 청소년 범죄 건수는 1,391건으로 푸에르토리코 청소년 2,810건, 하와이 원주민 혹은 하와이 혼혈 청소년 1,710건, 필리핀 청소년 1,664건보다는 적었다. 그러나 중국인 청소년 812건에 비해서는 2배가 많은 수준이었고, 인구가 많은 일본인 청소년 314건보다는 4배나 많았다. 한인 청소년 범죄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는 수가 적은 한인 청소년들이 다양한 민족들로 뒤섞여 있는 동네에 살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이민 1세대가 지녔던 통제력의 붕괴와 함께 개인주의화를 뜻하는 미국화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것이 되기도 한다.

• 로버타 장·웨인 패터슨, 『하와이의 한인들: 사진으로 보는 미주 한인 100년사 1903~2003』(이주영 옮김, 눈빛,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