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의 여성화

원어 항목명 Feminization of migration
영문 Feminization of migration
분야 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미국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원어 항목명 Feminization of migration
정의

미국 서부 지역 등 국제적으로 여성이 양적 측면에서 이민자의 다수를 구성하며 질적 측면에서 주체적·독립적으로 이주하는 취업 이민자가 증가하는 현상.

이민의 여성화 개념

이민의 여성화는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으로 이민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던 여성의 국제 이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80년대 이래 여성이 남성 의존적인 동반 이주자로서가 아니라 ‘독립 이민자’나 ‘생계 부양자’로서 주체적으로 이주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하는 현상이다. 이주 여성이 이민자의 다수를 구성한다는 양적인 면보다 여성이 남편이나 가족을 따라 수동적·의존적으로 이주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독립적으로 이주한다는 질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이민의 여성화는 무엇보다도 전 지구적 이민 유형이 기존 남성 위주 생산 영역으로의 이주에서 여성들이 주로 담당해 왔던 재생산 영역으로의 여성 이주로 확장되고 있는 현상을 강조한다. 특히 아시아에서 이민의 여성화 속도가 빠르다. 이는 신자유주의 글로벌 시장 경제 체제의 심화 속에서 구미 선진국이나 아시아의 경제 부국이 결혼율과 출산율 저하, 급격한 노령화, 맞벌이 부부 가족의 증가로 인한 ‘돌봄(caring)의 위기’와 서비스 노동에 대한 수요 급증 등에 직면하자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열악한 경제 상황에 있는 아시아 지역 여성들이 가족 형성[국제결혼]과 재생산 노동[가사, 육아, 환자 간호 등의 돌봄 노동] 담당 인력으로 동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여성의 미국 이민

북미 한인 이민사와 관련해서 보자면, 미국이 이민 문호를 개방한 1965년 이후 여성이 늘 한인 이민의 다수를 차지해 왔다. 여성 이민자는 1965년 미국 이민의 80% 이상을 점하다가 1975년 60% 이하로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군과 결혼한 여성, 입양아, 간호사들이 한인 이민의 다수를 구성했다. 이후 이 세 집단의 이민 규모는 점점 줄어들어 1981년 남녀의 이민 성비가 50:50으로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나 1982년부터 다시 여성의 비중이 증가하여 2009년까지 여성 이민자가 대략 55~60% 수준을 유지하였다.

특히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이주한 25~29세 연령대에서는 여성 이민의 비중이 무려 72.5%에 달하였다. 이러한 이민자의 성비는 재미 한인 인구의 성비에도 영향을 끼쳐 2005년 여성이 54.6%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 총인구 중 여성의 비율인 51%보다 높고 다른 아시아계 인구 집단보다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최근 30여년간 남성보다 여성 이민의 비율이 높은 데에는, 198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미국으로 입양된 1,000명에서 5,000명 가량의 한국 아동 중 약 2/3가 여성이라는 점, 한국인 여성과 주한 미국인 시민권자 및 재미 한인 남성 시민권자 사이의 국제결혼이 증가한 점, 그리고 청년층 여성들이 자기 개발 기회가 한국보다는 미국에 더 많다고 생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이민을 간 것 등이 크게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미국 서부 지역의 한인 여성

1960년대 후반 이래 재미 한인의 자영업 종사자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고, 현재도 미국 내 소수 민족 집단 중 가장 높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 재미 한인들이 주요 사업으로 시작한 하청 봉제 공장에서 많은 한인 여성들이 일했다. 한인들은 1990년대 초까지도 로스앤젤레스 코리안 타운을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연안 대도시에서 가장 많은 봉제 공장들을 운영하였고, 최근에는 저가 의류 생산을 기반으로 한 라틴계나 다른 아시아계의 도전에 대응하여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한인들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북미 서부 지역에서 식품점, 주류상 등의 소매업과 세탁업에 대거 뛰어들어 대표적인 한인 사업으로 확립시켰고 이후 요식업, 청소업[주로 서부], 네일샵을 비롯한 미용업, 그리고 각종 서비스업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 그리하여 1980년대 재미 한인 기혼 여성의 70% 이상이 이들 가족 단위 사업체나 다른 한인 가게에서 일하였다.

최근까지도 재미 한인의 40% 이상이 자기 사업을 하고 한인 이민자의 40% 정도가 이 한인 업체들에 고용되어 재미 한인의 80% 이상이 코리아 타운 내 한민족 경제에서 생계를 영위하고 있다. 한편, 1990년대부터 고학력 화이트칼라 출신의 중산층이 이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로스앤젤레스 코리아 타운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연안의 광역 한인 거주 지역에서 교포를 주 대상으로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이나 보험, 부동산, 여행사 등의 준전문직 서비스업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인 여성들도 경영·재무직과 전문직 종사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한인 남성에 비해 비중이 적고 임금 및 소득 수준도 낮으며, 여전히 다수는 서비스업과 판매직에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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