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미국에서 활동한 도산 안창호의 장남이자 아시안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배우.

도산 안창호[1978~1938]와 이혜련[1884~1969] 사이의 장남으로 1905년 3월 29일 미국에서 태어났다. 안필선, 안수산, 안수라, 안필영 4명의 동생이 있다.

필립 안은 남가주 대학교[USC]에서 무역학을 공부하던 중 대학교 미식 축구팀을 주제로 한 영화 촬영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파라마운트 영화사로 찾아갔다. 길을 잃어 캐스팅 감독이 있는 방에 들어가게 되어, 영어가 서툰 중국인을 찾던 감독에게 캐스팅되었다. 1936년 미 영화계에 진출하여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송가」 등의 영화에 출연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 사병으로 입대하였다. 1954년 6월 14일 여동생 안수라의 제안으로 안필영과 함께 중국 레스토랑 ‘문게이트’를 파노라마시에 열고, 온 가족과 경영하였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필립 안은 1962년부터 파노라마시 명예 시장으로 20년간 봉사하였고, 한국 전쟁과 월남전 때에는 미군을 위문하러 전쟁터를 찾은 유일한 재미 한인 배우다. 또한 로스앤젤레스시와 부산시 사이의 자매 도시 결연에 기여하였다. 로스앤젤레스 산 페드로항 인근에 ‘우정의 종’을 만드는 데도 참여하였다.

필립 안은 가난과 인종 차별의 벽을 뛰어넘어 초기 이민에 희망을 준 재미 한인 2세로서, 평생을 가정과 영화, 안창호의 사업을 계승하는 일에 힘썼다. 노년에는 도산공원 조성에 전력하였고, 도산기념관[박물관과 도서관]을 건립하기 위해 서울 방문을 준비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필립 안은 300편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첫 출연인 1935년 「스크림 인 더 나이트(A Scream in the Night)」, 자신의 이름을 크레딧에 올린 「더 제너럴 다이드 엣 던(The General Died at Dawn)」과 「스투어웨이(Stowaway)」, 연기 인생 막바지이던 1972년에 방영된 TV 시리즈 「쿵후」 등이 있다. 4년 동안 방영된 「쿵후」에서 무술을 가르치는 소림사 도사 역을 맡았으며, 1973년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에서 조나단 리빙스턴의 스승 치앙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1984년 11월 14일 할리우드 상공회의소[Hollywood Chamber of Commerce]가 연예계 사업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할리우드 워크 오브 페임(Hollywood's Walk of Fame) 상을 받았으며, 부상으로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블러바드 6205번지 도로에 별을 새겼다. 로스앤젤레스 시장 탐 브래들리는 11월 14일을 ‘필립 안의 날’로 지정하였다.

• 민병용, 『미주 이민 100년-초기 인맥을 캔다』(한국일보사 출판국, 1986)
• 『미주 한인 이민 100년사: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서』(한미동포재단·미주 한인이민 100주년 남가주 기념사업회, 2002)
• 김영란, 『하룻밤에 읽는 미국 첫 이민 이야기』(북산책, 2008)
• 이경원 외, 『외로운 여정: 육성으로 듣는 미주 한인 초기 이민사, 하와이에서 유카탄, 쿠바까지』(장태한 옮김, 고려대학교 출판문화원,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