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문화대전

1889년 육영공원 교사 호머 베잘렐 헐버트가 집필하여 하와이 한인학교의 교재로도 사용된 한글 세계 지리서.

『사민필지(士民必知)』는 미국인 선교사이자 육영공원(育英公院) 교사였던 호머 베잘렐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가 1889년 한글로 저술한 세계 지리서이다. 육영공원 등 교육 기관에서 교재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상류층에게 인기 있는 책이었다. 세계 지리 지식과 더불어 세계를 보는 시각을 길러 준 『사민필지』는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들이 이민 결심을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미국 UCLA 리서치도서관이 소장한 함호용 자료에도 『사민필지』가 포함되어 있다.

1889년 한글본 초판이 간행된 후, 1895년 백남규(白南奎)·이명상(李明翔) 등이 한문본을 간행하였다. 1906년 ‘Geographical Gazetteer of the World’라는 영문 제목으로 감리교 출판사에서 재판이 간행되었다. 1909년 간행된 3판은 재판본 그대로 간행된 것인데, 함호용(咸鎬墉)[1868-1954]이 가지고 있던 것은 이 3판이다. 함호용은 아내 최해나와 함께 하와이로 이민 와 40여 년간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면서 마우이 국민회 회원이자 한인감리교회 전도사 겸 관리인으로서 살았다. 학교 설립에도 관심이 많아 1907년 5월 10일 동명소학교 창립에도 일조하였다. 구한말부터 해방 전까지 국내외의 많은 서적을 수집하였는데, 그 가운데 교육용 교재로 사용된 『사민필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초판 한글본은 161면으로 28자 17행으로 되어 있다. 1장 지구, 2장 유럽주, 3장 아시아주, 4장 아메리카주, 5장 아프리카주로 구성되었다. 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 등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한 지역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각 국가의 위치와 면적·지형·기후·자원·인구·인종·주요 산업·정치 체제·법률·교육 체제·교통수단·종교 등 다양한 내용을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사민필지』는 천문학과 지리학 지식을 고루 전해 주었다. 초기 하와이 한인들은 가족 간 유대와 세대 간 전승을 위해, 그리고 국권 회복 의식의 고취를 위해 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자 하였다. 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는 국제 교류에 필요한 세계 지리 지식과 문화를 한글로 전하고 있어 하와이 한인학교에서도 매우 중요한 교재로 사용되었다.

• 박성래, 『인물 과학사』2(책과함께, 2011)
• 『미국 UCLA 리서치도서관 스페셜 컬렉션 소장 함호용 자료』(국외소재문화재재단, 2013)
• 이광린, 「육영공원의 설치와 그 변천에 대하여」(『동방학지』6,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1963)
• 사이버 기록역사박물관(http://www.erhm.co.kr)
•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지리지 종합 정보(http://kyujanggak.snu.ac.kr/geo)

• 호머 헐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