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한자 戱曲
영문 drama
중문 戏曲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시대 현대/현대
정의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동북 3성 지역의 조선족들이 만든 희곡.

개괄

한반도에서 중국으로 이주한 조선족이 공연을 위해 창작한 문학의 한 갈래로, 중국 조선족의 희곡은 중국 조선족만의 고유한 특성이 반영된 독자적인 성격을 갖는 문학 예술이다.

우선, 중국과 한반도에 두루 관련된 조선족의 특성으로 인하여 중국과 한반도의 영향이 고르게 반영되어 있다. 또한 공연을 위해 창작되었기 때문에 대중적인 공연 예술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대중성이 중요시된다.

특히 조선족의 희곡에서는 이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희곡에는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요소들이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한 편의 공연은 대중적으로 인정되는 내용과 사상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어떠한 작품이 공연되었는가 하는 것은 당대 사회의 이념과 지향을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조선족의 희곡은 시기에 따라서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커다란 흐름은 항일과 신중국 건설을 주제로 했던 초기 희곡에서 신중국 건설 이후 좌편향 발생과 이념에 대한 강조, 그리고 이후 이념적 편향성을 극복하여 대중의 예술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시기별 전개 양상

1. 건국 이전

신중국 성립 이전의 중국 조선족 희곡은 특별한 문단을 형성하지 않고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제작되거나 창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크게 항일 무장 투쟁 단체에서 공연된 연극과 만주국에서 행해진 창작과 공연으로 구별할 수 있다. 항일 무장 투쟁 단체 중에서는 동북 항일 유격 부대에서 공연된 작품들이 전하고 있다. 반면, 만주국에서는 유랑 극단에 의해 창작된 것은 전하지 않고 신문 등에 발표되고 공연된 작품이 전하고 있다.

이 시기의 희곡은 크게 두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항일 무장 투쟁 단체를 중심으로 항일 의지를 고취시키고 중국 민족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독려하는 희곡이 한 계열을 이룬다. 이와 대조적으로 만주국에서 창작된 작품으로 친일과 반공을 전면에 내세운 희곡이 또 하나의 계열을 이룬다.

항일 부대의 연극 공연은 선전대나 전지 공작단 등이 담당하였다. 「서막」[김학철,1941], 「두만강변」[집체작, 1944], 「태항산에서」[진동명, 1942], 「황군의 꿈」[김**, 1944] 등이 있다.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거나, 명절이나 기념일 등에 연극 공연이 이뤄졌으며, 전문적인 작가나 배우가 아닌 항일 부대원들이 창작과 공연을 담당하였다.

항일 희곡은 1930년대 전반에 많이 창작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까마귀[필명, 작가 실명 미상]가 1937년에 지은 「혈해지창(血海之唱)」[2막3장]과 1938년에 지은 「싸우는 밀림」[5막]을 들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항일 투쟁을 기본적인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혈해지창」은 일제에 대한 무장 투쟁과 민중의 계급 투쟁을 사회주의 혁명으로 승화시키고, 이를 연극 무대에 올림으로써 민중의 의식을 고양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사회주의적 리얼리즘 방법을 통하여 항일 의식을 고취하려는 이러한 작품은 ‘조선’이라는 공간을 떠나 특정한 집단 내에서 공연된다는 상황적인 특이성에 기인한 것이다.

항일 의식의 고취와 함께 한족(漢族)과의 연대 구축을 독려한 것도 이 시기 조선족 희곡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주민의 생존을 위해 한족과의 단합은 중요한 문제였다. 이는 조선족이 항일 투쟁과 사회주의 건설의 주체인 동시에 정착을 이뤄야 하는 이주민이라는 복합적 위치에 있음을 반영한 결과이다.

항일 희극은 그 형식적 측면에서 항일 유격 대원에 대한 영웅화 또는 신격화라는 장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또한 극적인 갈등이 단순 명료하며 그 대결이 첨예하게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오락적 기능과 함께 교육적 기능을 수행했던 항일 희극의 성격상 가장 효율적인 것이라 하겠다.

항일 부대의 연극과 달리 한반도에서 파산하고 떠도는 유랑 극단들이 간도 지역으로 들어와 공연을 하며 신파극을 중심으로 카프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이들의 영향을 받아 조선족의 연극이 시작되었는데, 그 시초는 학생 연극이었다고 한다. 1920년대까지 학생 연극과 과외 혹은 반 과외 극단들이 활동하며 고전극과 창작극을 공연하였다.

만주국에서 조선족 연극이 본격화된 것은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 초반인데, 현재 전하는 작품은 문학 동인지 『북향』과 『만선 일보』에 게재된 희곡 세 편이 전부다. 이들 중 희곡으로서 일정한 수준의 성취를 이룬 작품은 이헌(李軒)의 「곽첨지 사는 마을」과 김우석(金寓石)의 「김동한(金東漢)」 정도이다.

「곽첨지 사는 마을」은 가진 자와 못 가진자의 대결 구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품 결말에 이르러 사람들이 만주 지역으로의 이민을 결정하는 모습이 보인다. 얼핏 문제 해결을 도피하는 듯이 보이나 삶의 기반이 무너진 사람들이 살기위해 만주 이민을 선택한 현실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사회적 현실 인식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항일 희곡과는 달리 좀 더 문학적 장치와 표현 기법을 복잡하게 사용하여 작품의 주제를 내면화시킨 작품이라 하겠다. 「김동한」은 실재했던 친일파 김동한의 삶을 다룬 반민족적 희곡 또는 친일 어용 희곡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만주국에서 창작된 희곡들은 항일 희곡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한 서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많은 사건이 다뤄진다. 이를 통해 입체적으로 사건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 조선족 희곡은 형식적으로 성숙된 것은 아니었다. 비전문가들과 신인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장르적인 특성을 발휘하지 못한 작품들이었다. 조선족 희곡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2. 건국 이후부터 현재

신중국 성립 이후의 희곡은 새로운 중국의 정책을 선전하기 위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 농업 호조 합작을 다룬 김태희의 장막극 「우리 조장 동무」[1950]을 비롯하여, 문맹 퇴치 활동을 찬양하는 최수봉의 단막극 「농민 학교로 가는 길」[1953], 농업 합작화를 묘사한 최정연의 단막극 「완두씨」[1954] 등이 그 예이다. 이와 함께 항일 무장 투쟁과 해방 전쟁, 그리고 한국 전쟁의 경험을 반영하여 전쟁의 비극상을 드러낸 최정연의 단막극 「귀환병」[1957], 황봉룡·박영일의 장막극 「장백의 아들」등이 있다.

이 시기의 주목되는 형식으로 연변 지역에서 새롭게 창작된 「삼노인」 형식이 있다. 이는 호조 합작 등 신중국 성립 이후 조선족 사회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세 노인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해결점을 제시하는 공연 형식이다. 이영근의 「풍년가」[1964]는 이 형식으로 농촌에서 신구 세대 간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신중국 성립 이후 희곡 분야는 당국의 지도 아래 놓여 통수권자의 원칙을 견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작품의 주제가 단일화 되고, 작가의 독자성도 희석되어 천편일률적인 작품이 창작되었다. 또한 희극, 비극, 풍자극 등이 거의 사라졌고, 극좌 노선으로의 편향성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러한 편향성은 이른바 ‘4인방’이 전횡했던 문화대혁명 시기에 극에 달했다. 조선족 문단은 해산되었고 작가들의 창작 활동은 거의 정지된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이 시기는 중국 조선족 문학의 수난기이며 퇴보기였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 다시 과거의 잘못된 노선을 수정하고, 새로운 개혁, 개방의 시대에 걸맞게 작가 정신을 쇄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민중의 예술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작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작품 중에는 홍성도, 박응조의 장막극 「눈 속에 핀 꽃」[1980], 최정연의 장막극 「해토 무렵」[1981], 김훈의 단막 희극 「두부장사」[1982]와 「울고 웃는 사람들」[1984] 등이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현 시점에서는 개혁개방 이후 급변하는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되 고상한 품격을 지닌 인간 형상을 창조하고 개방화 시대에 걸맞는 사회 인식을 제시하는 것이 중국 조선족 희곡에 요청되는 역할이다. 아울러, 조선족 사회의 해체 등 조선족 사회에 야기된 새로운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 또한 중국 조선족 희곡이 담당해야 할 부분으로 여겨진다.

참고문헌
  • 임범송·권철, 『조선족문학연구』(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1989)
  • 조성일, 권철 주편, 『중국 조선족 문학사』(연변인민출판사, 1990)
  • 서연호, 「연변 지역 희곡 연구의 예비적 검토」(『한국학 연구』3, 고려 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1991)
  • 김재석, 「연변 조선족 극문학의 극적 특성과 공연 기법 연구」(『어문학』 64, 1998)
  • 장춘식의 조선족 문학(http://blog.daum.net/zhang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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