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류

김치

영문 Gymchi
중문 泡菜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음식물/음식물
지역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시대 현대/현대
상세정보
성격 저장 식품|발표 식품
재료 배추|무|고추 가루|파|마늘|영채|젓갈
관련의례/행사 김장하기
계절 10월 중순
정의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고춧가루, 파, 마늘 따위의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를 시켜 만드는 조선족 음식.

개설

중국 동북 3성 조선족들은 겨울 동절기를 보내기 위하여 저장 식품으로 김장을 통해 김치를 만들고 저장하였다. 또한 동북 3성의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영채’를 활용한 김치는 한국과는 다른 그들만의 김치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 영채 김치는 조선족들 사이에서는 ‘영채 무침’, ‘영갈채 김치’라 불리며, 주재료 영채는 한국에서 산갓[산에서 절로 나서 자라는 갓나물]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서 올랐다고 하는 귀한 나물 산갓은 늦여름과 초가을에 재배되는 것으로 북한에서도 함경도 이북 지역, 중국 동북 3성 주변 등 추운 지방에서 주로 재배된다. 이 산갓을 두고 조선족들은 영채라 부르며 가을 배추를 심을 때 심어 늦서리가 올 때 캐며, 알콤한[알싸한 맛]이 특징으로 저장해 두었다가 이듬해 봄까지 먹는 봄나물로 알려져 있다.

김장 시기와 김치 종류

겨울이 일찍 시작되는 길림성(吉林省)에서는 상강(霜降)이 오면 김장을 준비한다. 상강은 양력으로 10월 중순경으로 입동(立冬)에 김장을 하는 한국보다는 약 1~2달 정도 빠르다. 그러나 상강 전에 담근 김치는 따뜻한 날씨로 쉽게 삭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다. 김장철이 되면 조선족 마을 부녀자들은 김장 준비로 분주하며, 김장한 김치를 집 앞 마당 지하 저장고 또는 움집에 보관한다. 김장에 필요한 채소는 텃밭에서 생산하는데, 텃밭은 집의 앞마당과 뒷마당 공간에 만든다.

김치는 조선족 주민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식품이자 그 종류도 다양하다. 길림성 장재촌(長財村)의 4인 가족인 어느 농가의 겨울 김장김치 종류를 보면, 배추 김치[50포기], 노배 김치[깍두기], 채칼 김치, 갓김치[10㎏], 영채 김치, 다두배 김치[양배추 김치], 파 김치, 달래 김치, 통지 김치[사과배 김치] 등 10여 종류에 이른다. 양력 11월말에서 12월초 사이에 마련하는 김치는 ‘동삼(冬三) 김치’라고 하며 땅에 묻어두고 이듬해 5월까지 먹는다고 한다.

연원 및 변천

김장철은 조선족들에게 있어서 한 해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직장마다 질 좋은 가을 배추를 확보하기 위해 사전에 사람을 파견하여 예매를 해둔다. 그리고 수확기에는 인원과 트럭을 동원하여 배추를 직원들의 집까지 배송해 주는데, 당시로서는 가장 중요한 직원 복리 중의 하나였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10월 말일이면 가을 배추를 실은 차가 연길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녔으나, 그 이후로는 이런 정경을 볼 수가 없었다. 아파트에 더 이상 김치 움을 따로 짓지 않았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많이 제고되어 대부분 가정에서 그때그때 사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치 냉장고가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조선족들은 50포기 이상 대량으로 김장하지 않으며, 한국의 겉절이와 같은 즉석 김치를 수시로 담가먹거나 또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포장된 김치를 사서 먹는다. 또는 농촌에 계신 부모님이 보내준 김치를 먹기도 한다.

만드는 법

김치를 만드는 방법은 한국이나 중국 조선족 모두 비슷하다. 다만 재료의 선택에 있어서 일정한 차이를 보일 뿐이다. 함경도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변 조선족 자치와 흑룡강성 동부 지역에서는 양념 재료로 소금·마늘·고춧가루·생강·무·부추·향채씨·사과와 배 등을 쓴다. 이 중에서 소금·마늘·고춧가루·생강·무는 필수재료이며, 사과와 배, 향채씨는 가정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연변조선족자치주 사람들은 김치에 젓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간혹 동태 살을 으깨거나 발라서 양념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 역시 매우 드물었다.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연변조선족자치주 사람들은 젓갈이나 액젓이란 단어 자체를 알지 못했다. 대신 일부 가정에서는 소고기국을 끓여 그 국물을 양념장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젓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배추 김치는 상대적으로 맛이 담백하다. 게다가 소금과 고춧가루를 적게 써서 김치가 희고 싱거운 것이 특징이다. 날씨가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에서 김치를 너무 짜게 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젓갈을 넣지 않으면 아삭아삭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국 이후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역에서 확보할 수 있었던 해산물은 조선에서 건너온 명태와 갈치가 거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김치와 향채씨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특히 함경북도 출신의 가정에서는 향채씨를 김치에 넣는 경우가 많다. 향채를 전라도에서는 ‘고수’라 부른다. 향채씨는 타원형의 작은 알갱이 모양을 하고 있으며 조금 매운맛이 난다. 우선 향채씨를 솥에 넣고 약한 불에 볶은 뒤 빻아 가루를 낸다. 그것을 기타 양념에 섞어 배추에 버무려 주면 되는데, 많은 양을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가정에서는 향채씨 대신에 참깨 혹은 들깨 가루를 넣기도 한다. 이외에도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특산인 배나 사과를 김치에 넣는 가정이 많은데, 잇닿아 있는 흑룡강성 동부 지역에서도 이곳의 사과와 배를 얻어 김치에 넣기도 했다. 다만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쉽게 검은색을 띠기 때문에 다른 양념보다 적게 넣는다. 그러나 요령성 심양이나 흑룡강성 하얼빈 지역의 조선족들은 김치에 과일을 넣는 경우가 거의 없다.

김치와 젓갈

경상도 사람들은 원래 김치에 젓갈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흑룡강성에 이주한 뒤 해산물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민물 고기를 대체용으로 사용했다. 하얼빈 근처의 아성이나 탕원의 조선족들은 붕어 새끼를 김장용 젓갈로 사용했다. 가을철에 논두렁에 채발을 놓거나 강가에 나가 붕어나 버들치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아 그것을 절구에 으깨어 다른 양념과 함께 김치에 사용했다. 이외에도 갈치 고기를 발라내 잘게 썬 뒤 다른 양념과 섞어 사용한 경우도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와 달리 조선과의 무역이 거의 없었던 하얼빈 지역에서는 대련으로부터 들어온 갈치가 상대적으로 흔했기 때문이다. 경상도는 본래 더운 지역이라 김치를 짜고 맵게 담갔다. 추운 흑룡강성에 살면서 이들은 지금도 김치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듬뿍 넣는다. 그리고 연변조선족자치주와 마찬가지로 김치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배추 김치 사이사이에 구운 빵 모양으로 무를 썰어 넣기도 한다.

평안도풍의 심양 조선족들은 김치를 담글 때 조기를 젓갈로 사용했다. 무역이 발달한 대도시라서 중국산 조기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조기를 골라 머리를 떼어낸 뒤 몸통을 갈아 장으로 만들고 그것을 마늘, 생강, 고추 가루와 섞어 양념으로 쓴다. 개혁개방 이전까지 생활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마늘조차 귀해 달래를 캐서 사용했다는 사람도 많다. 이 외에도 드물게는 청국장을 날것으로 김치에 넣는 집도 있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김장김치의 보관 방법을 보면, 연변이나 흑룡강성에서는 추운 날씨 때문에 김치를 움에 보관해 둔다. 늦가을 집 앞 채전에 2m 깊이의 네모난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큰 나무로 들보를 놓고 사이사이 짚이나 수숫대로 지붕을 인다. 거기에 흙을 덮고 작은 문을 내면 낮은 봉분 모양의 김치 움이 완성된다. 그 안에 김칫독을 가지런히 들여 놓고 김장김치를 보관한다. 김치 움의 한 모퉁이에는 무, 감자, 배추, 파 등도 보관하는데, 무나 감자는 모래에 파묻어 둔다. 이런 김치 움은 해마다 파고 묻기를 반복한다. 여름이 되면 물이 차올라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3월이 지나면 기온 상승으로 김치가 물러서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족들 사이에서는 영채 자체가 배속의 기름도 제거해주고, 상처가 나서 염증이 생기면 영채를 쪼아서 붙여준다고 한다. 또한 씨앗 자체가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전해지기도 한다. 영채의 효능에 대한 부분은 널리 알려져 중국 전역에서도 비싸고 귀한 김치로 알려져 있지만, 그 수확량이 적어 사계절 먹기 힘든 음식 중 하나이다. 이는 영채 자체가 중국에서도 북쪽 지방 그리고 제한된 기간에만 재배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중국 길림성 한인 동포의 생활문화』(국립 민속 박물관, 1996)
  • 『중국 흑룡강성 한인 동포의 생활문화』(국립 민속 박물관, 1998)
  • 박영선·정영숙, 「중국 연변 조선족의 고향별 한국 전통 명절 음식과 일상 음식의 선호도와 섭취 빈도」(『동아시아 식생활 학회지』 17-2, 동아시아 식생활 학회, 2007)
  • 천수산, 『중국 조선족 풍속』(북경 민족 출판사, 2008)
  • 『중국, 경상도 마을을 가다』(한국 경상북도·(사)인문 사회 연구소, 2011)
  • 최민호, 「고집과 전통-중국 조선족 음식 문화의 변천과 특징」(『한국학 연구』31, 인하대 한국학 연구소,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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