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급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밀강촌의 퉁소

한자 中國 國家級 無形 文化遺産으로 指定된 密江村의 퉁소
중문 中国国家级无形文化遗产指定的——密江村的洞箫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생활·민속/민속|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혼춘시 밀강향  
시대 현대/현대
연변 조선족 음악 사회와 퉁소 문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반까지 간도로 이주한 조선의 농민들은 그리운 고향 땅의 전통 음악을 즐길 수 없었다. 살기 위해 버둥거리며 선택한 이주의 길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전통 음악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전통 음악을 아예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조선족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무렵, 조선족의 음악 활동은 ‘북한 농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940년대를 전후로 북한 농악이 연변 지역은 물론 동북 3성의 조선족 집거구에 보편적으로 성행하였다. 그런데 북한 농악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른바 ‘남선 사람들’의 ‘남도 소리’, ‘서도 소리’와 결합하기도 하고 퉁소와 어우러지기도 했다.

이러한 조선족의 음악 활동은 화룡현 두도구 평강촌의 ‘공기 조합’이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평강촌의 민간 예인(藝人)들이 주도하여 북한 농악에 ‘남도 소리’를 결합시키고, 퉁소 합주 혹은 독주로 연주하기도 했다. 퉁소가 조선족 음악의 계몽 시기에 기초적인 악기로 작용했던 것이다.

조선족 음악 사회에서 활약한 제1대 퉁소 명인 밀강향(密江鄕)의 한신권(韓信權)[1891년생]은 1930년 일제의 침탈을 피해 함경북도에서 밀강촌으로 이주했다. 당시 고향에서 퉁소와 북을 가지고 이주했으며, 간간히 주민들인 김재권(金在權)·한봉기(韓鳳基) 등과 3인조로 합주를 했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소리가 좋아 농한기를 이용해 퉁소를 배우기 시작했다. 주변 마을에서도 퉁소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조선족 집거구마다 퉁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퉁소에 대한 애정은 퉁소 개량으로도 이어졌다. 기존 퉁소로는 A조밖에 연주할 수 없자, 1953년 백문순은 B조·C조·F조로도 연주할 수 있도록 퉁소를 개량했다. 이후 서양 악기와 간단한 합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노력 끝에 퉁소는 민간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공연 무대에서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예컨대 퉁소 합주곡인 「벌목가」와 「풍구 타령」은 연변 가무단의 지정 공연 종목이 되기도 했다. 문화 대혁명 시기에도 퉁소는 조선족 공연 단체의 정식 편제에 들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조선족 음악 사회에서 퉁소가 얼마나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퉁소는 조선족 음악의 탄생과 발전에 기초적인 작용을 했다. 요즘에는 연변조선족자치주 각계 분야에서 퉁소 계승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례로 연길시 공원 소학교에서는 2007년부터 퉁소 음악 후계자 양성에 전력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3·4학년에게는 단소를 가르치고, 5·6학년에게는 퉁소를 가르친다. 전체 1,400명 학생 중에서 800명 이상이 단소와 퉁소를 연주할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의 배양으로 퉁소가 조선족 민족 음악으로 길이 계승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국가급 문화유산으로 발전한 밀강촌의 퉁소

밀강촌혼춘시에서 서쪽 방향으로 26㎞ 떨어져 있다. 전형적인 조선족 전통 마을인데, 사람들은 이곳을 흔히 ‘퉁소 마을’이라 부른다. 앞서 설명했듯이, 1930년대 한신권에 의해 조선의 퉁소가 유입, 전파되어 퉁소 문화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밀강 퉁소의 제1대 명인 한신권의 뒤를 이어 김광순이 제2대 명인이 되었다. 한신권은 50여 세에 함경북도에서 두만강을 건너 밀강촌에 정착했다. 당시 한신권은 남달리 봇짐 속에 구멍 뚫린 참대통[대퉁소] 하나와 북 하나를 짊어지고 왔다고 한다. 이에 밀강촌에서는 한신권을 흔히 ‘한퉁소’라고 불렀다고 한다.

한신권은 같은 마을의 한봉기를 북잡이로 삼아 이웃 마을의 퉁소수 김재권과 함께 퉁소 놀이를 자주 했다. 마을에 생일잔치·회갑잔치·결혼 등이 벌어지면 으레 한신권 등이 찾아가 바가지 장단, 북 장단에 맞춰 퉁소를 불면 온 마을이 들썩하니 춤판으로 변하곤 했다.

그 모습에 반한 김광순은 11살 되던 해에 한신권에게 퉁소를 빌려 처음으로 불어 댔다. 그 뒤 김광순은 1950년대 초에 물고기를 잡아 내다판 돈을 모아 연길시 민족 악기 공장에서 9원 80전에 퉁소를 처음으로 샀다. 김광순이 퉁소를 불기 시작하면서 동갑내기 친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퉁소를 구입했다. 그 뒤 김광순은 한신권으로부터 본격적으로 퉁소를 배우기 시작했다.

밀강촌의 퉁소는 1992년 중국의 개혁·개방이 적극 추진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의 전통 문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자 할 때, 조선족들은 전통 문화로 밀강촌의 퉁소를 선택했다. 이에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가 적극 나서서 퉁소 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지원하며 주민들을 교육시켰다.

특히 1994년 ‘전국 변경 문화 주랑 건설 현지 회의’가 연변에서 개최되었는데, 이때 밀강촌의 퉁소가 공연 예술로 선보였다. 국가 문화부 부부장은 300여 호밖에 안 되는 밀강촌에서 무려 100여 명이 참여한 퉁소 합주를 관람하고, “자기의 전통 문화를 고집스럽게 지켜가고 있는 밀강의 퉁소야말로 진정한 연변 특색의 민족 문화라며 이를 힘써 고양해야 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는 밀강촌 퉁소의 문화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1997년 8월 5일 밀강촌을 ‘퉁소의 고향’으로 명명하여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 부문 지정에 박차를 가했다. 혼춘시에서는 1999년 ‘밀강향 퉁소 협회’를 설립했다. 2006에는 밀강향이 주도하여 제1회 ‘혼춘 밀강 퉁소 문화 관광절’을 개최했다. 퉁소를 통해 조선족의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퉁소와 밀강촌의 풍토를 접목시켜 지역 관광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취지를 둔 행사였다. 2007년에는 혼춘시가 중국 민간 문예가 협회에 밀강촌을 ‘중국 통소 예술의 고장’으로 공식 명명할 것을 요청하여 칭호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에 ‘국가 문화유산일’을 맞아 제2기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 목록에 밀강촌의 퉁소가 등재되었다.

특히, 2006년 8월에는 연변 민간 문예가 협회 성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연길시 정부·연변주 문련 주최로 제1회 조선족 퉁소 예술제가 개최되었다. 혼춘시 밀강촌 퉁소대를 비롯하여 연길시 북산가도 퉁소대, 왕청현 퉁소대가 참가했다. 혼춘시 밀강촌 퉁소대는 「라질가」, 「농부가」, 「신아오」, 「산천가」 등을 연주했다. 출연진은 40여 명이었다.

혼춘시에서는 조선족 퉁소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시 문화관 및 시 예술단의 업무 지도자를 정기적으로 밀강촌에 파견하고 있다. 퉁소 협회를 창립할 당시에는 25,000원을 내어 200개의 퉁소를 구입, 지원했다. 또 시 문화 관광 예술단에서는 소연극대를 파견하여 40여 차례에 걸쳐 통소 공연을 지도하기도 했다. 현재 밀강촌 퉁소 협회는 80여 세 노인부터 10여 세의 어린 아이까지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밀강촌의 또 다른 명물들

밀강촌은 조선족의 전통 문화로서 퉁소 이외에도 자연 생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근의 삼안강(三安江)은 연변 지역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1급수의 수질을 자랑하고 있다. 물빛이 푸른색을 띄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탄성을 지르게 한다.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미 16개 관광 휴가촌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도라지」·「농부가」·「사랑가」 등 퉁소 소리에 취하고, 삼안강의 푸른 물빛과 들끓는 물고기 떼에 취하며 마을 사람들의 인심에 취한다. 또한 밀강의 고유한 브랜드인 ‘밀강 녹색 쌀’은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참고문헌
  • 동선본, 「2006 중국 연변 조선족 제1회 퉁소예술제를 다녀와서」(『한국 악기학』4, 2006)
  • 김남호, 「중국 조선족의 퉁소문화」(『한국 악기학』4, 2006)
  • 신광호, 「중국 조선족 퉁소의 사회 역사적 고찰-퉁소음악의 삶의 자리에 대한 고찰을 위주로」(『한국 악기학』7, 2010)
  • 정보 제공(강호진, 남, 1942년생, 밀강촌 퉁소협회 1대회장)
  • 정보 제공(김관순, 남, 1934년생, 밀강촌 퉁소협회 2대회장)
  • 정보 제공(황선옥, 여, 1939년생, 밀강촌 퉁소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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